채소ㆍ과일값 ‘껑충’ 외식업계 비상
채소ㆍ과일값 ‘껑충’ 외식업계 비상
  • 관리자
  • 승인 2011.08.18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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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ㆍ콩ㆍ육류까지 잇단 가격상승 … 불안감 가중
업계, 추석 앞두고 식자재 가격난 대책 마련 촉구
최근 우유값 상승에 이어 폭우로 배추, 상추 등 채소 값이 또 다시 폭등하면서 외식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연초부터 눈 폭탄과 한파로 인한 식재료 수급으로 외식업계의 어려움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농수축산물 가격 상승이 지속되면서 좀처럼 불황의 터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지난해부터 예측할 수 없는 환경의 변수들로 식자재 공급과 가격 난에 이중고를 겪어 온 외식업계는 최근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일제히 메뉴 가격을 올렸지만 식자재 가격 문제는 계속해서 풀리지 않는 난제로 남으면서 외식업계들의 불안감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천정 뚫린 식자재 값, 외식업자들 한숨만

서울 강동구에서 샤브샤브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철민(45ㆍ가명)씨는 주요 메뉴에 들어가는 배추, 호박, 콩나물 등의 가격이 줄줄이 오르면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년 동안 어렵게 확보한 단골손님들에게 차마 메뉴 가격을 올릴 수가 없어 손해를 감수하고 버텨왔지만 임대료와 인건비, 식재료 원가 부담이 눈덩이처럼 부풀어 당해 낼 재간이 없다.

아파트 단지 내에 있는 이점을 활용해 다가오는 추석 특수를 기대할 계획이었던 김 씨는 이번 주부터 당장 보다 저렴하고 신선한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여러 곳을 발로 뛸 생각이다.

하지만 김 씨는 얼마 전 인근 외식업소 사장으로부터 “그래도 너무 비싸다” 싶어 발길을 돌려야 했던 이야기를 전해 듣고 시름이 깊어졌다.

●채소 값ㆍ과일 얼마나 올랐나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장마로 출하가 크게 줄어든 배추는 66.5%가 인상돼 생필품 가운데 가장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배추 10㎏(3포기)당 가락시장 도매가격은 8천원 수준으로 평년이나 전년 같은 수준보다 40% 이상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중부 지방에 내린 폭우로 인해 고랭지 배추의 피해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달 중순까지 고랭지 배추를 포함한 배추의 출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5% 정도 감소했다. 8월말까지 가더라도 배추 출하량이 전년보다 4% 부족한 상황이다.

다만 농식품부는 이달 중순 이후에는 배추 재배 상황이 나아지면서 수확면적이 증가해 출하량이 15% 정도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반해 무는 평년보다 가격이 26% 정도 올랐고, 공급 물량도 적어서 가격이 고공 행진할 것으로 보인다. 배추와 무 뿐 아니라 양배추는 43%, 애호박은 42% 정도 값이 오른 상황이다.

과일 가격의 오름세도 만만치 않다. 배의 경우 예년보다 70% 이상 올라 개당 7천원에 판매되고 있다. 사과 값도 25% 이상 올랐다.

채소와 과일에 이어 콩 값마저 연일 오름세다.

이마트에 따르면 밥을 짓거나 두부를 만들 때 주로 쓰는 백태의 판매가격은 지난해 8월 100g당 896원에서 올해 8월 현재 1256원으로 40.2% 올랐다.

닭고기가 100g당 713원이고, 삼겹살이 1300원이니 콩 값이 고기 값 만큼 비싸진 셈이다.

녹두나 팥의 경우 더 많이 올랐다. 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팥의 도매가격은 지난해 100g에 445원 하던 것이 839원으로 88.6% 치솟았다.

녹두 역시 지난해 100g당 700원에서 올해는 1195원으로 70.7% 뛰었다. 콩나물콩은 지난해 100g당 400원 선이었지만 올해는 700원대로 70% 이상 올랐다.

덩달아 콩 관련 제품 가격도 뛰었다. 대형마트에서 팔리는 두부 가격은 평균 27%가량 올랐고 콩나물도 올 6월에 평균 20% 인상됐다.

더불어 구제역 여파로 지난해 돼지 앞다리살이 600g에 6600원이던 것이 9천원으로 36% 상승했고 한우 양지국거리(A1+등급)는 2만원에서 2만2천원으로 10% 올랐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외식업계의 고민은 날로 깊어지고 있다.

채선당을 운영하는 (주)다영에프앤비는 경기도 소재의 친환경 농가 3곳과 연간 계약을 체결하고 고정가로 식재료를 매입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폭우 등으로 인해 농가에서 생산하는 농산물이 5분의1로 급감하자 부족한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평소 매입가보다 4배가량 더 주고 구입해 가맹점에 공급하고 있는 상황이다.

박상렬 다영에프앤비 대외홍보팀장은 “가맹점에는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기존 금액으로 식재료를 공급하고 있다”고 설명한 뒤 “식재료 공급난이 장기화될 것을 우려해 현재 직거래 농가수를 강원도 지역으로 2~3개 더 늘리는 한편 채선당 직영농장의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방안으로 농장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청희 CJ프레시웨이(주) 외식직거래사업부장도 “폭우와 이상기후로 과일 및 채소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식재료 원가가 오르면서 고객의 수익구조에 변화가 생겨 최근 들어 구매량이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식재료 원가 상승에 따른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부 외식업소에서는 메뉴의 레시피를 변경하는가 하면 음식의 양을 줄여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다.

또 직접 발품을 팔아 도매시장 등에서 식재료를 구입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이렇게 주요 농산물들의 값이 뛰자 정부도 속속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추석을 맞아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농수산물 15개 품목에 대해 오는 29일부터 9월 10일까지 정부비축 및 농협 계약재배 물량을 활용해 공급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15개 품목은 배추ㆍ무ㆍ사과ㆍ배ㆍ쇠고기ㆍ돼지고기ㆍ닭고기ㆍ계란ㆍ명태ㆍ고등어ㆍ갈치ㆍ조기ㆍ오징어ㆍ밤ㆍ대추 등이다. 또 22일부터 아침시간대에 KBS를 통해 성수품의 가격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백안진 기자 b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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