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기업, 가정 식탁 노린다
외식기업, 가정 식탁 노린다
  • 관리자
  • 승인 2011.08.26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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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파워 앞세워 ‘가정 간편식’ 시장 확대 봇물
(주)놀부NBG, (주)아모제, 본아이에프(주) 등 국내 유명 외식기업들이 최근 ‘가정 간편식(HMR·Home meal replacement)’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잇따라 식품유통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주목되는 점은 과거 외식기업들의 가정 간편식 판매가 대부분 매장에서 ‘테이크 아웃’ 및 ‘배달 서비스’ 위주로 이뤄졌다면 최근에는 대형마트 및 편의점 등에 PB상품으로 출시되는 등 판매방식도 다양화되고 있다.

외식기업들의 이 같은 행보는 가정 간편식(HMR) 시장의 급성장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혼자 사는 싱글족의 증가 및 맞벌이 부부의 증가로 가정 간편식 시장은 2008년 1400억원, 2009년 1600억원, 2010년 1700억원, 2011년 2천억원으로 연평균 13%의 성장을 보이고 있다.

국내 최대 유통마트인 ‘이마트’만 해도 가정 간편식 부문 매출은 2009년 190억원에서 지난해 280억원으로 전년대비 47.3% 성장했다. 올해 목표는 78.5% 늘어난 5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오는 2015년까지는 1조원 규모로 키우겠다는 방침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선진국 대형마트에서는 가정 간편식 매출이 고기·채소 등 1차 신선식품을 능가하고 있어 1조원 매출 달성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를 위해 지난해 이마트 내 35개 운영되던 가정 간편식 전용 매장을 올해 말까지 80여개로 늘린 뒤 내년까지 는 전 점포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현재 200여개 안팎인 가정 간편식 메뉴 수를 내년 말까지 400개 이상으로 늘릴 방침”이라며 “이를 위해 식품 업계 및 국내 외식기업들과의 제휴를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롯데마트 역시 올해 상반기 이 분야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50% 가량 증가 했다.

회사 관계자는 “가정 간편식의 매출 성장에 따라 현재 7개점에서 운영되고 있는 가정 간편식 전용매장을 올해 말까지 20여개로 확대하는 한편 상품도 국과 탕류를 강화해 240여개로 늘릴 방침”이라며 “이를 통해 2010년 90억원 가량이던 가정 간편식 매출을 올해 30% 이상 늘어난 120억원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통업계 전문가들은 “지난 15일 서울시가 발표한 ‘2010 서울 가구구조 변화’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서울의 전체 가구에서 1인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24.4%(85만4606가구)로 4인가구 비중 23.1%(80만7836가구)을 최초로 넘어섰다”며 “1~2인 가구가 대표적인 가구유형으로 자리 잡으면서 소비행태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으며 가정 간편식 시장의 급부상은 이러한 트렌드를 가장 잘 보여주는 현상으로 가정 간편식은 현재 식품·유통업계의 마지막 블루오션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장기불황을 겪고 있는 일본 외식업계에서도 유독 가정 간편식 시장은 성장을 보이고 있다.

일본 외식산업총합연구센터(이하 외식총연)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외식시장 규모는 23조엔으로 전년 대비 약 1조엔 감소했지만 HMR시장은 8조5000억엔 규모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의 야노(矢野)경제연구소가 실시한 2008년 HMR업계의 판매채널별 시장구성비에 따르면 HMR전문점(34.1%), 편의점(26.1%), 마트(15.6%), 패스트푸드점(8.6%), 급식 도시락업(7.3%), 백화점(3.0%) 순으로 조사됐다. 한국 역시 HMR전문점과 편의점 도시락 시장은 이미 스타트 선을 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에 이에 대한 준비를 서두르는 것이 잠재시장의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는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내 HMR전문점 형태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브랜드는 2006년 일본 유통기업 이온이 인수합병한 ‘오리진벤토(オリジン弁)’, 일본 백화점 식품관의 간판으로 불리는 로크필드의 ‘RF1’, 요시노야 홀딩 그룹과 주식교환계약 체결을 통해 요시노야 그룹의 자회사 과정에 있는 스시 전문점 ‘쿄타루(京樽)’, 찹쌀을 이용해 밤, 버섯, 산채소 등을 넣어 함께 쪄낸 밥을 전문점으로 하는 ‘타고사쿠(田吾作)’ 등이 있다.

손수진 일본주재기자 / 장유진 기자 yujin78@
CK 보유한 외식기업들 HMR시장 진출 활발

대형마트를 비롯한 유통기업들의 가정 간편식 판매 강화는 성장동력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외식기업들에게 매력적인 시장으로 다가오고 있다.

특히 자사 중앙공급식주방(CK·Central Kitchen)을 운영하고 있는 외식기업의 경우는 식품 및 소스 등의 상품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만큼 가정 간편식 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는 분위기다.

대표적인 외식기업으로는 (주)아모제(대표 신희호)가 있다. 아모제는 외식업체 B2B(기업 간 거래)식자재 유통 사업을 위해 2007년 설립한 아모제산업(주)을 통해 최근 가정 간편식 시장에 진출했다.

이달 대형 유통마트에 OEM(주문자 상표부착 생산) 방식으로 ‘훈제 닭가슴살’ 등의 가정 간편식 상품의 공급을 시작했으며 연말까지 모 식품 대기업에도 가정 간편식을 공급할 예정이다.

아모제산업 식품연구소의 황제영 소장은 “아모제산업은 가정 간편식으로 200여 가지 제품의 생산이 가능하다”며 “OEM, ODM, PB상품 등 다양한 형태로 가정 간편식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놀부NBG(대표 김순진)도 올 상반기 가정 간편식 시장을 확대했다.

놀부NBG는 온라인몰 놀부eShop(www.nolbooeshop.com)을 론칭하고 갈비, 불고기와 같은 14개 종류의 육류세트와 낙지볶음 등의 20여가지 종류의 수산세트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외에도 이달 초에는 한국야쿠르트와 ‘놀부부대찌개라면’을 공동 개발해 출시를 하는 등 대중들에게 쌓은 ‘맛집’의 인지도를 활용한 다양한 공산품을 선보이고 있다.

‘본죽’을 운영하는 본아이에프(주)(대표 김철호)도 지난 5월 본죽의 인기 반찬메뉴인 ‘오징어초무침’을 포함 ‘장어탕’과 같은 보양식, ‘황태국’과 같은 국 메뉴 등 7가지 종류를 롯데마트에 출시했다.

본죽은 롯데마트 측과 협의해 전략적으로 프리미엄급 상품을 공동개발 진행해 롯데마트 국내 점포뿐만 아니라 해외 70개 점포까지 수출해 판매영역을 더욱 확대 전개 할 예정이다.

강강술래(사장 김상국)도 이달 100% 한우로 만든 ‘한우사골곰탕’을 출시했다. 구매는 강강술래 전 매장과 온라인쇼핑몰(www.sullai.com)에서 가능하다.

강강술래 관계자는 “외식 대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맛집’이라는 기존의 우호적인 이미지는 PB제품에서도 소비자들의 높은 신뢰감을 얻는데 시너지를 내고 있다”며 “가정 간편식은 유통사업을 통한 매출 활성화 외에도 브랜드 노출에 따른 광고비용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시장성이 좋은 사업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수익성·재고관리 등 해결과제 많아…시장 타당성 신중한 검토 필요

시장 성장성은 높지만 외식기업들의 가정 간편식 시장 진출은 시장 초기단계인 만큼 신중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업계 전문가들이 우선적으로 꼽는 부문은 ‘재고관리’다.

외식기업은 관련 시장 노하우의 부족으로 판매에 대한 데이터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공급물량을 사전에 예측하기가 어렵다. 자칫 재고관리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

특히 대부분의 가정 간편식은 냉장제품으로 출시되는 만큼 유통기한이 냉동제품에 비해 현격히 짧아 재고관리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업계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를 위해 유통시장에 초기 진입하는 외식업체라면 OEM 및 ODM 방식으로 제품을 생산, 재고관리에 대한 부문은 판매처에 맡기는 것이 좋다고 충고한다.

판매처가 제품관리를 할 경우 생산자의 수익률은 다소 떨어질 수 있어도 판매처가 프로모션에 더욱 집중해 주기 때문에 판매효과가 높고 재고관리에 대한 부담이 적은 만큼 일석이조의 시너지를 얻을 수 있다.

브랜드명만과 제조 노하우만을 제공하는 외식기업들의 경우에는 낮은 수익률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지난해 유명커피전문점들과 식품기업간의 제휴를 통한 RTD커피 출시가 붐을 이루며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정작 제품 개발에 브랜드와 커피제조 노하우를 제공한 커피전문점들의 수익은 상당히 미비했다는 평을 얻었다.

양산제품 생산기술의 부족으로 위탁생산을 의뢰하는 외식기업의 경우에도 주의할 부문이 있다.

바로 조리 비법의 제공에 따른 부문인데, 반드시 계약서상 명시를 통해 조리비법 노하우 비공개를 원칙으로 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대형마트가 제품 출시를 의뢰할 경우 대형마트의 시장성만을 보고 선뜻 제품 계약 출시를 맺는 경우가 있다”며 “하지만 유통기업의 제품판매 반응 역시 외식시장 못지않게 부침이 심한 만큼 신중한 검토를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인터뷰

"외식기업의 가정 간편식 시장 전망 무궁무진“
김재근 아모제산업(주) 생산사업부 이사
△외식 B2B 식재료 유통사업부문에서 국내 시장 점유율 2위로 자리를 잡고 있지만 대형유통 마트에 가정 간편식 상품을 출시 한 것은 이번이 최초다 어떤 노력을 했는가?

- 무엇보다 위생적이고 첨단화된 생산공정을 만드는데 주력했다.

현재 아모제산업이 충북 음성에서 운영 중인 CK공장은 2009년 250여억원이 투자돼 설립된 최첨단 식품 생산 공장으로 HACCP 지정된 환경에서 최고의 제품들을 생산하고 있다.

현재 이곳에서 가정 간편식으로 개발할 수 있는 제품은 소스 및 농수축산가공식품을 포함 200여 가지 정도로, 다품종 소량생산이라는 차별화된 전략으로 다양한 제품을 원하는 바이어들에게 만족할 만한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가정 간편식 출시를 앞두고 포장기술을 한 차원 향상시키기 위해 독일 멀티박(Multivac)사의 최첨단 자동성형포장기를 도입했다.

1972년 설립된 멀티박은 자동성형포장기로 연간 1조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는 세계적인 기업으로 전 세계 100여 개국에 자동성형포장기를 공급하고 있는 이 분야 1위 기업이다.

이번에 아모제가 도입한 멀티박 자동성형포장기는 식품이 변질되지 않도록 공기를 빼낸 플라스틱 포장지에 식품을 압착·성형포장해주는 데 고객이 눈으로 제품 상태를 직접 확인 할 수 있도록 원물의 모양 그대로를 살려 포장을 시켜주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이번에 도입한 멀티박 자동성형포장기는 메뉴 레시피를 기계에 입력하면 식품의 특성에 맞는 최적의 방식으로 포장을 해주는 기기로 포장하나까지 섬세하게 보는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 된다.

△아모제산업의 PB상품이 아닌 OEM방식을 선택했다. 배경은 무엇인가?

- 재고관리에 신경 쓴 결과다. 시장 진입 초기단계인 만큼 판매처가 판매 프로모션과 재고관리를 해준다는 점에서 큰 매력을 느껴 공급을 결심하게 됐다. 이번 공급은 자사 입장에서도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으로 평가했다.

△가정 간편식 시장에 대한 초기투자가 많이 했을텐데 향후 시장성은 어떻다고 보는가

- 가정 간편식은 선진국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이미 시장성을 인증 받은 사업이다. 하지만 현재 국내 가정 간편식은 다양화에 있어 아직 갈 길이 멀다. 특히 기존 외식기업들이 선보였던 상품들은 맛의 재현에서 항상 아쉬움을 남긴다는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최근 생산공정의 첨단화, 업체 간의 다양한 MOU체결을 통한 메뉴의 전문성 강화 등으로 국내 가정 간편식 또한 세계적인 수준으로 거듭나고 있다.

아모제산업 역시 이같은 시장추세를 반영해 다양하고 우수한 상품을 만드는데 주력하고 더 나아가 외식업체들도 이러한 제품을 사용 할수 있도록 제품 생산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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