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국내 외식산업 매출액 66조9천억…전년比 4.2% 감소
2010년 국내 외식산업 매출액 66조9천억…전년比 4.2% 감소
  • 관리자
  • 승인 2012.01.19 04: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IMF 이후 첫 감소 … 업체수는 6천개 증가 ‘알맹이 없는 성장’
지난 2010년 우리나라 식품제조업은 웃은 반면 외식산업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10년 경제총조사(잠정)’에 따르면 2010년 식품산업 시장규모는 142조3천억원, 종사자수는 188만8천명으로 2009년 130조6천억원에 비해 8.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증가세는 식품제조업의 성장에 기인한 것으로, 식품제조업은 2010년 75조4천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 60조8천억원보다 24.0% 성장했다.

반면 외식산업은 66조9천억원의 매출을 기록, 2009년 69조9천억원에 비해 4.2% 감소했다. 국내 외식산업계에서 연간 매출액이 감소한 것은 외환위기 직후인 지난 1998년 이후 처음이다. 1997년 국내 외식산업의 연간 매출액은 30조2천억원이었지만 1998년 27조2천억원으로 10%남짓 감소했었다. 그러나 1999년 국내 외식산업 연간매출액은 33조2천억원을 기록, 꾸준한 상승세를 보여 지금까지 한 번도 연간 매출액에서는 감소한 적이 없었다.

●외식업체 6천개 늘었는데 매출은 감소 … 줄줄이 도산 우려

외식산업은 매출의 감소세에도 불구하고 사업체 수는 6천개가 증가하며 ‘알맹이 없는 성장’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통계청 관계자는 “2010년 말 기준 전국의 사업체 수는 총 335만5천개로 그 중 숙박 및 음식점업이 두 번째로 가장 많았고 종사자 수에서도 세 번째를 기록했다”며 “이는 국내 경기의 하락에 따른 실업률 증가와 2010년부터 베이비부머 은퇴 시기가 맞물림에 따라 임금근로자들이 비자발적으로 자영업시장에 진입하면서 개인사업체 비중이 큰 숙박 및 음식점업(98.2%)이 늘게 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외식업 관계자들은 몸집만 비대해 질 뿐 ‘속 빈 강정’같은 외식산업의 현주소를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대로 가다간 매출 압박과 경영악화를 견디지 못하고 도산하는 중·소 외식업체들이 줄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 IMF 외환위기 때와 같은 심각한 문제들이 다시금 재연되는 것은 아닌지 불안해하는 눈치도 역력하다.

이상헌 한국창업경영연구소장은 “2010년에 식품산업 시장 규모가 전체적으로 커진 것은 고무적인 일이나 그 안에서 식품제조업과 외식산업이 동반성장하지 못하고 양극화를 보이고 있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며 “장기적으로 보면 식품산업 시장의 지속적인 발전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쳐 한국경제의 잠재성장률에 발목을 잡을 수도 있는 문제”라고 우려했다.

●외식산업 매출 하락의 불씨, 무엇이 키웠나?

업계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장기화되고 있는 경기불황이 외식산업을 위축하게 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꼽고 있다.

경기불황이 어제 오늘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글로벌 불안이 가속화되는 데다 주 소비층이었던 20~30대 젊은 층에서도 점점 실속 있는 소비를 추구하는 문화가 대두되면서 외식산업이 많은 타격을 입게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2010년 국내 외식업은 식재료 가격 상승, 먹거리 불안 가중, 소비자물가 고공행진 등 많은 난제를 겪었다.

◇ 식재료값 상승·먹을거리 불안가중= 2010년은 구제역, 이상 한파 등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식자재 원가상승을 부추겼다. 특히 2010년 배추가격은 포기당 1만5천원, 상추 1박스(4㎏)에 12만원에 거래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여기에 신종플루 유행으로 외출 및 대중 먹을거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 역시 확산되면서 외식업체의 매출이 하향곡선을 부추겼다.

◇ 소비자물가 고공행진= 정부가 내놓은 ‘2011년 국가경쟁력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2010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2.3%보다 높았다. 2009년에는 2.8%로 평균치 1.4%에 비해 두 배 높았었다. 이처럼 소비자물가 상승은 지갑을 더욱 열기 힘든 분위기를 조장, 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외식매출 둔화를 일으켰다.

◇ 불황 속 합리적 소비트렌드 점화= 치솟는 물가에 외식비도 덩달아 오르면서 식비 부담을 줄이려는 소비자들이 합리적인 소비를 선호하는 경향이 늘었다. 2010년에는 주로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서민형 아이템을 선보인 외식브랜드들이 비교적 좋은 반응을 얻었다는 의견이다. 막걸리, 무한리필 뷔페, 분식전문점 등이 2010년 최고 히트상품으로 꼽힌 것만 봐도 소비자 트렌드를 어느 정도 알 수 있다.

●외식산업둔화 장기화되나… 대안 마련 고심해야 할 때

일본외식업계의 사례를 보면 1990년 초 버블경제가 무너지고 극심한 불황을 겪게 되자 가장 먼저 나타난 현상이 외식업체수 감소 현상이었다.

일본의 외식업체수는 1991년 84만9천개로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점차 감소해 2005년도에는 75만개로 10만여개가 줄었다.

또 점포수의 감소와 함께 1997년을 기점으로 연간 매출액은 29조1천억엔으로 최고점을 기록한 이후 매년 감소하기 시작해 2010년 연간 매출액은 23조6천억엔으로 5조5천억엔이 추락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4년 이후로 외식업체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현상을 보이다 2008년 소폭 증가했다.

여기서 일본과 우리나라의 본질적인 차이점을 짚어 볼 수 있다. 우리나라는 외식업체수에 따른 매출 감소가 아닌 소비자들에 의한 매출 감소라는 점이다. 즉 인프라는 풍부하나 수요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식당 수는 57만6990곳(2009년)으로 인구 86명당 1곳 꼴이다. 인구당 식당수가 일본(170명당 1곳), 미국(322명당 1곳), 중국(224명당 1곳)을 뛰어넘는 ‘외식 왕국’이다.

이는 결국 업체 간의 치열한 경쟁만 남길 뿐 외식산업의 성장은 저해하는 ‘제 살 깎아먹기’식의 과당경쟁을 낳을 우려가 크다.

따라서 정부 및 업계 관계자들은 2010년 외식산업의 매출액 하락을 일시적인 현상으로 볼 것이 아니라 그 안의 본질을 정확히 짚어내 대안 마련에 고심해야 할 때라고 지적한다.

이와 관련 (사)한국외식업중앙회 관계자는 “높은 소비자 물가상승과 경기불황의 여파로 인해 전반적으로 외식업이 침체된 결과”라며 “이는 경기불황 여파가 이어지면서 진입장벽이 낮은 대표적 자영업종인 외식업의 창ㆍ폐업률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또 농식품부 관계자는 “경기불황이 해소되지 않고 지속된다면 당분간 지갑이 얇아진 실속형 소비성향이 확대·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외식업체들은 가격의 거품을 제거하고 소비자 눈높이에 부합하는 새로운 가치 창출을 제공해야 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안진 기자 baj@foodbank.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송파구 중대로 174
  • 대표전화 : 02-443-436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우대성
  • 법인명 : 한국외식정보(주)
  • 제호 : 식품외식경제
  • 등록번호 : 서울 다 06637
  • 등록일 : 1996-05-07
  • 발행일 : 1996-05-07
  • 발행인 : 박형희
  • 편집인 : 박형희
  • 식품외식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정태권 02-443-4363 foodnews@foodbank.co.kr
  • Copyright © 2024 식품외식경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food_dine@foodbank.co.kr
인터넷신문위원회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