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리금 전년比 4천여만원 하락 … 임대료는 500만원 상승
“매장 임대료가 4배 이상 뛰어 임대 재계약을 철회 했습니다”소상공인의 분풀이가 아니다. 세계적인 글로벌 외식기업 M사 마케팅 임원의 이야기다.
이처럼 한국의 임대료 상승폭은 외국의 유명 외식기업들도 혀를 두를 정도로 인상폭이 크다.
실제 서울 등 수도권의 주요 역세권·핵심 상권의 임대료가 큰 폭으로 올랐다. 반면 임대주들이 매장을 인계할 때 통상적으로 받던 ‘권리금’은 하락세로 업주들의 고충은 깊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부동산 정보업체인 에프알인베스트먼트가 지난 3년 간 서울 및 수도권의 주요 상권 10곳의 1층 점포(12평 기준) 시세 평균을 조사한 결과, 올해 1월 기준으로 권리금은 작년 동월 대비 4천여만원 하락한 반면 임대료는 500만원 가량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지역은 강남역, 명동, 관철동(종로), 건대입구역, 노원역, 신림역, 천호역, 분당서현역, 인천구월동이다.
이번 조사에서 임대료 상승폭이 큰 곳은 강남역, 명동, 종로관철동 등 임대료수준이 점포당 수천만원에 달하는 지역이었다. 노원, 천호, 건대, 신림 같은 구도심 역세권에서는 권리금 하락이 눈에 띄게 늘었다.
강남역·명동·종로 대로변 1층은 점포의 경우 1년 단위의 계약기간이 끝나면 임대료가 오르는 상황이다. 기존의 패션(의류, 화장품, 잡화 등)업종은 물론이고 커피전문점, 패스트푸드에서도 유동인구가 많은 핵심입지를 선호하기 때문에 건물주나 점포분양주 입장에서 단기계약을 맺어놓고 수시로 입주자를 바꾸며 임대료를 올리고 있다.
2000년대 초반까지 임대료 수준이 크게 오르지 않던 신림, 노원 등의 구도심역세권에서도 임대료 상승으로 임차인이 철수하는 사례가 많아졌다. 프랜차이즈본사 직영점이 아니면 감당하기 힘든 수준까지 오른 지역도 있다.
특정 상권의 이면부나 외곽부 같이 근린업종이나 생계형 창업업종이 들어서야 할 곳에서도 임대료 수준이 200만~300만원을 호가하는 곳이 대부분이다.
반면 상권과 입지에 대한 대가인 ‘바닥권리금’이 서서히 떨어져 권리금 자체를 포기하고 문을 닫는 점포도 늘고 있다.
이에 점포 임대료가 수천만원에 달하던 명동2번가나 강남역과 교보타워 사이의 전면부 점포 대부분은 권리금이 없어지는 상황이다. 구도심상권의 대표주자인 노원, 천호, 신림 등의 광역상권에서도 권리금의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에 대해 안민석 에프알인베스트먼트 연구원은 “창업 시장의 과포화로 임대료가 늘었지만 매출이 줄어 권리금은 하락했다”며 “의류업종의 장기적인 매출부진과 백화점·쇼핑몰의 잦은 상권진출도 권리금 하락의 이유”라고 분석했다.
장유진 기자 yujin78@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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