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유통기업 250곳 설문조사 “먹을거리 가장 많이 수입”
오는 15일부터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면 국내 유통업체들은 미국으로부터 먹을거리를 가장 많이 수입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그러나 유통기업 중 50% 정도만 미국산 수입상품 판매 가격을 내리겠다고 밝혀 물가 인하에 영향을 줄지는 미지수다.
대한상공회의소(이하 대한상의)가 최근 국내 유통기업 250곳을 대상으로 ‘한ㆍ미 FTA 활용계획’을 설문조사한 결과 ‘가공식품 수입을 늘리겠다’고 답한 기업이 29.1%(복수응답)로 가장 많았고, ‘신선식품 수입을 늘리겠다’는 기업이(27.9%)이 뒤를 이었다. 유통업체 10곳 중 6곳이 한ㆍ미 FTA 발효 뒤 미국에서 먹을거리를 수입할 계획을 갖고 있는 셈이다.
유통기업들은 먹을거리에 이어 잡화(18.6%), 화장품(12.8%), 의약·건강보조식품(11.6%), 주류(9.3%), 의류(7.0%) 등의 수입을 늘리겠다고 답했다.
기업 규모별로는 중소기업이 가공ㆍ신선식품, 잡화, 주류 수입 순이었고 대기업은 가공ㆍ신선식품, 화장품, 의약ㆍ건강보조식품 순으로 나타났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국내 가격보다 저렴한 삼겹살, 치즈, 오렌지 등 식료품에 대한 수입이 증가하면 소비자 장바구니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며 “소비자 선택권도 넓어져 소비문화도 변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한ㆍ미 FTA 발효 뒤 미국산 수입상품 판매 가격을 내릴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54%의 기업이 ‘그렇다’고 답했으며 ‘변화 없다’는 의견은 31.2%를 차지했다.
가격 인하방안에 대해서는 24.4%가 ‘관세 인하 분만큼 내리겠다’고 답했고 75.6%는 판촉비 증가 등으로 관세 인하 분 중 일부만 반영하겠다‘고 응답했다.
이와 함께 유통기업들은 한ㆍ미 FTA가 상품의 가격을 떨어뜨리되 질은 높여 유통산업 발전을 가속화시킬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외국 기업들의 진출로 인해 국내 기업들이 위축될 것을 우려하기도 했다.
유통기업 42.0%는 ‘한ㆍ미 FTA가 유통산업 선진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응답했으며 그 이유로 상품가격 하락, 신규 사업기회 확대, 상품품질 개선 등을 차례로 꼽았다.
반면 도움이 안 된다고 답한 기업들은 ‘외국계 유통기업 진출’, ‘국내산 상품 위축’ 등을 이유로 들었다.
한ㆍ미 FTA가 국내 유통시장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칠 시기에 대해서는 ‘발효 1년 이후(59.8%)’, ‘발효즉시(23.6%)’, ‘발효 3년 이후(8.6%)’, ‘발효 5년 이후(8.0%)’ 순으로 응답했다.
FTA의 효과적 활용을 위한 정부의 지원과제로는 ‘통관절차 등 무역정보 제공(33.2%)’, ‘FTA 활용교육 확대(20.0%)’, ‘해외시장 정보제공(20.0%)’, ‘원산지 증명절차 간소화(18.0%)’ 등을 지적했다.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한ㆍ미 FTA가 발효되면 미국산 상품이나 브랜드와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 것”이라며 “국내 유통산업은 효율화와 선진화에 더욱 노력해 경쟁력 배양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안진 기자 baj@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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