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후원·부스 판매 미비 … 홍보 부족이 원인
‘대전세계조리사대회(WACS Congress 2012 Daejeon)’는 요리사들의 꿈의 무대인 세계 요리올림픽으로 평가받고 있는 조리대회지만 현재 메인스폰서도 구하지 못한 상황이다.
지난 12일 대회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대회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하나은행이 2억원을 후원한 것 외에 아직 다른 후원기업을 찾지 못했다. 홈페이지에 등록된 공식 후원사도 하나은행,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3개뿐이다.
조직위원회는 애초 다양한 식품대기업을 통해 5억원 이상을 후원받을 계획이었지만 현재 접촉한 식품대기업 중 후원의사를 밝힌 기업은 단 한곳도 없는 상태다.
전시부스도 220개 중 70%(2억 수준) 정도만 판매돼 조직위원회는 비상이 걸렸다.
이는 전체 행사비 99억원 중 시비(41억원)와 국비(30억원)를 제외한 28억원을 기업후원금(22억원), 전시부스 판매비(6억원)로 충당하겠다던 조직위 목표에 한참 못 미치는 실적이다.
관람객의 입장료를 받지 않고 부스판매비와 후원금으로 입장료 수입 2억원을 대체할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이에 따라 조직위는 메인스폰서를 구하기 위한 접촉을 꾸준히 하겠다는 방침이다.
●무엇이 문제인가?
대전세계조리사대회에 대한 기업과 국민의 무관심은 국내에는 다소 생소한 음식대회라는 점과 홍보전략의 부재 때문이라는 의견이 많다.
조직위는 전체 예산 중 7억원을 홍보비로 편성했지만 대전 시내를 중심으로 홍보에 치중한 나머지 전략적인 홍보를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콘텐츠 설정에도 실패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대회는 아시아에서 세번째로 열리는 세계 유명조리사 모임의 각국 순회 총회여서 대전시는 이를 계기로 다양한 조리 관련 행사도 열어 흥행시킬 계획이었다. 하지만 1년 전부터 ‘대전세계조리사대회’라는 표현이 ‘조리사들만의 잔치’라는 지적이 있어 ‘대전 세계요리 올림픽’ 등 대안 문구가 제시됐다.
또 캐치프레이즈인 ‘한국인의 손맛, 세계인의 입맛’이라는 표현도 모호해 ‘한국인의 손맛으로, 세계인의 입맛을’이라는 구체적 문구까지 전문가들이 제시했으나 조직위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2008년부터 조직위와 함께 대회를 준비해 오던 국내 최대 조리사 단체인 한국조리사중앙회 회장 남춘화씨가 성추행 혐의로 기소되는 불상사까지 당했다.
이와 관련 조직위 홍보마케팅부장은 “요리대회라는 조금 생소한 분야고 홍보가 부족해서 기업 참여가 저조하다”며 “식품 업계와 전국 지자체를 상대로 홍보하고 여러 기업과 접촉해 후원 목표치를 채우겠다”고 말했다.
한편 ‘2012 대전세계조리사대회(WACS Congress 2012 Daejeon)’는 ‘한국인의 손맛! 세계인의 입 맛!’을 주제로 오는 5월 1일부터 12일까지 대전컨벤션센터(DCC), 대전무역전시관, 엑스포시민광장, 갑천둔치 일원에서 열린다. 대전시와 한국조리사중앙회가 주최한다.
대전세계조리사대회는 요리사, 조리법, 요리, 식재료, 와인 등 음식에 대한 모든 것이 총출동하는 국제 행사로 대규모 총회와 경연대회, 전시회가 한자리에서 동시에 개최되는 요리 올림픽인 셈이다. 조직위는 이번 행사에 약 35만명이 관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장유진 기자 yujin78@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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