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원 고려대 교수, 우유 성분 중 하나 안정성 밝혀
영국 비롯한 유럽·미국 등에서는 일반식품에 포함
인스턴트 커피믹스에 첨가되는 ‘카제인’을 두고 커피믹스업체들이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카제인이 인체에 무해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업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영국 비롯한 유럽·미국 등에서는 일반식품에 포함
(사)한국식품안전연구원(회장 이형주ㆍ이하 연구원)은 지난 13일 ‘커피믹스에 사용되는 카제인의 안전성을 밝힌다’란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카제인은 인체에 큰 피해를 주지 않는다”고 밝혔다.
앞서 남양유업이 커피 크림에 카제인 나트륨 대신 우유를 쓴 ‘프렌치 카페’를 출시하며 “카제인 나트륨 대신 무지방 우유를 넣었다”고 광고하자 동서식품 등 다른 커피 업계가 반발한 바 있다.
연구원 소속의 이광원 고려대 식품공학과 교수는 “카제인은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 안전하다고 인정하는 물질로 지정돼 있고 유럽과 호주, 뉴질랜드 등에도 독성 평가 자료나 위해 자료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카제인은 우유로부터 얻어지는 우유단백질의 하나로 전체 성분 중 약 80%를 차지하고 있고 나머지 20%는 유청단백질로 이뤄져 있다.
우유 중의 카제인 단백질 성분만을 분리하기 위해서 일반적으로 우유에 젖산균 발효 또는 산을 넣어서 산성도를 높여 카제인을 분리해 건조 후 사용한다.
카제인은 주로 유화제, 영양강화제 등에 사용되고 치즈, 커피크리머, 분유 등의 원료로도 쓰인다.
커피믹스에 카제인을 넣는 이유는 식물성 야자유가 주성분인 식물성 크림에 풍미를 더하고, 물과 식물성 유지를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잘 섞여 있도록 도와주는 유화제 구실을 하기 때문이다. 단백질 공급원으로도 커피믹스에 함유된다.
카제인은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만 식품첨가물로 분류돼 있다. 영국을 비롯한 유럽과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미국 등에서는 일반식품에 포함된다.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에서도 카제인 및 카제인 나트륨을 ‘밀크 파우더와 크림 파우더(plain)’에 포함시켜 ‘식품 카테고리’로 분류하고 있다.
카제인을 식품첨가물로 분류한 우리나라에서 조차 카제인은 사용량 및 사용대상 식품에 제한 없이 쓸 수 있는 식품원료 중 하나다.
카제인은 일일섭취허용량인 ADI(Acceptable Daily Intake)값이 설정돼 있지 않는 안전한 원료로, FDA에서 일반적으로 안전하다고 인정되는 물질 목록인 GRAS(Generally Recognized As Safe)로 지정돼 있다.
유럽과 오스트레일리아 및 뉴질랜드 등에서도 우유단백질과 관련한 독성평가 자료나 위해 자료가 없는 매우 안전한 식품원료다.
우유에 함유된 단백질은 아미노산 균형 및 높은 소화 흡수율 등 영양학적 가치뿐 아니라 여러 가지 생리활성 기능을 가지는 펩타이드 공급원으로 건강기능식품으로 이용되는 등 산업적 가치도 높다.
유청단백 가수분해물과 카제인을 이용한 ‘카제인 가수분해물’이나 ‘카제인 포스포펩타이드’ 형태로 건강기능식품, 분유 및 이유식, 식사대용 음료 및 스포츠음료 등에 쓰이고 있는 이유다.
이 교수는 “천연상태의 우유 중 대표적인 성분인 카제인이나 카제인 나트륨을 사용한 커피크림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인상을 심어주는 것은 소비자의 식품첨가물에 대한 우려를 이용한 마케팅 전략의 일종”이라며 “소비자에게 왜곡된 인식을 제공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 교수는 “무지방우유에 들어있는 주요 성분인 카제인을 순수 분리해 동일한 기능을 부여하기 위해 크리머에 사용한 원료인 카제인은 카제인 나트륨이나 카제인을 원료로 한 기능성 단백질 등과 함께 그 안전성 또한 전 세계적으로 입증된 것이므로 단순히 ‘식품이냐 식품첨가물이냐’ 하는 분류상의 논쟁으로 소비자에게 왜곡된 인식을 제공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그동안 동서식품 맥심 커피믹스를 겨냥해 남양유업이 벌여온 카제인 비방 마케팅이 힘을 잃게 될 전망이다.
백안진 기자 baj@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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