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관적 근거 없이 이벤트 진행
“세계판매 1위를 차지한 해찬들 태양초 고추장이 고객 여러분께 1등 턱 내겠습니다.”이 글은 해찬들의 홈페이지에 떠 있는 이벤트 홍보 문구다.
해찬들은 홈페이지를 통해 ‘세계판매 1위 기념 해찬들 세계로 대잔치’를 5월 1일~6월 30일까지 진행하고 있다. 해찬들 태양초 고추장이 2005년 기준으로 세계판매 1위를 차지한 것을 기념해 퀴즈를 맞힌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미국, 일본, 중국 등의 여행권을 주는 행사다.
그런데 문제는 세계판매 1위를 차지했다는 신뢰할 만한 근거가 없다는 것.
해찬들 관계자는 “시판용 제품은 경쟁사와 비등한 수준이지만 식당 등에서 사용되는 업소용까지 합하면 해찬들 태양초 고추장이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다”며 “지난해를 기준으로 수출액을 보면 해찬들 태양초 고추장이 일본·미국 등을 중심으로 38억원 정도로 경쟁사보다 많다”고 근거를 제시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를 요구하자 “내부 자료이기 때문에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세계판매 1위를 뒷받침해줄 공신력 있는 자료가 없다는 것이다.
해찬들과 고추장 시장에서 경쟁 관계에 있는 대상은 “국내 고추장 시장 점유율도 2004년 말 이후로 공식적으로 우리가 앞서고 있고, 자체 집계한 지난해 고추장 수출 실적도 우리가 해찬들보다 10% 가량 앞서고 있다”고 밝히며 해찬들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상 관계자는 “청정원 순창 고추장이 지난해 하반기 세계일류상품으로 선정된 것에 대응하기 위해 이같은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는 것 같다”고 해석하며 “그래도 이런 이벤트와 주장은 객관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고추장 시장은 대상과 해찬들의 1위 경쟁이 그 어느 시장보다 치열한 점을 들며 과당 경쟁으로 인해 벌어진 일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2004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대상에 1위 자리를 내준 해찬들이 이를 회복하기 위해 경품 행사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해 온 것과 맥을 같이 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런 ‘묻지마’ 식의 이벤트는 손쉽게 반짝 효과를 낼 수는 있지만 소비자들에게 얄팍한 상술로 비쳐져 장기적으로는 기업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승현 기자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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