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외식 브랜드 한국에 ‘눈독’
日 외식 브랜드 한국에 ‘눈독’
  • 관리자
  • 승인 2012.11.03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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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경기 악화·동아시아 무역 자유화 기대 … 공격적인 점포 전개
일본 외식 브랜드 국내 진출 분석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발생 이후 일본 유명 외식브랜드가 국내에 잇달아 입점, 공격적인 점포전개를 펼쳐 눈길을 끌고 있다.

올해만도 지난 2월 수제버거 전문점 모스버거와 지난 7월 도시락 전문점 호토모토, 그리고 지난 10월에 스파게티 전문점 고에몬에 이르기까지 3개의 일본 최대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한국에 입성 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일본 최대 회전초밥 전문점인 스시로(スシロ-)가 직접투자 방식으로 국내에 입점해 매장을 4개로 확장하며 영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 최대 수제버거 전문점인 ‘모스버거’(モスバ-ガ-)는 미디어윌과 합작해 잠실롯데백화점에 1호점을 낸 데 이어 강남과 신촌에 각각 추가 매장을 개설했으며, 일본 최대 도시락 전문점인 ‘호토모토’(ほっともっと)는 동원수산과 합작해 압구정 1호점에 이어 구로디지털점을 오픈했다.

지난 10월에는 일본 최대 전통 스파게티 ‘고에몬’이 강남에 론칭하며 국내에 본격적으로 선보였다.

고에몬은 1976년 젓가락으로 먹는 스파게티로 본고장인 이탈리아로부터 재료를 수입해 일본식으로 접목시켜 일본 내 340개 직영점을 운영하며 40년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현재도 일본 최대 파스타 프랜차이즈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밖에 일본 유명 우동 전문점인 ‘마루카메제면()’, 야키니쿠 전문점 ‘규시게’(牛繁)’, 닭꼬치 이자카야 ‘고우(居酒屋ごう)’, 커피 전문점 ‘호놀룰루(ホノルル)’, 일본정통 오코노미야키 전문점 ‘오코노미야키 뎃벤(てっぺん)’ 도 국내 입점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유명 외식기업들이 국내에 대거 입점하고 있는 것은 일본 내수경기의 악화 때문이다.

일본 경제산업성에 따르면 일본 소매시장은 2010년 약 135조엔으로 최전성기였던 1996년에 비해 7% 감소했으며, 같은 해 외식시장 규모는 1997년보다 20%나 감소했다.

이처럼 지속적인 장기불황으로 매출하락을 걷고 있던 일본 외식업계가 지난 동일본지진 이후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함에 따라 해외진출에 주력, 거리가 가깝고 비슷한 문화권인 한국시장을 비롯해 동남아시장을 공략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일본 외식기업들은 노다정부 들어 강력히 추진되고 있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동아시아 지역에서 광역 자유무역지대가 조성됨에 따라 무역과 투자가 자유화된다면 그만큼 해외 투자도 용이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본의 대표적인 이자카야 브랜드 ‘와타미(ワタミ)’는 지난 2011년 8월 해외 첫 프랜차이즈 체인점을 말레이시아에 개설한 것을 시작으로 2016년까지 해외에 200개 이상 점포를 개설할 계획이다.

과거 두산과 합작해 국내에 입점한바 있었던 일본 최대 규동 전문점인 ‘요시노야(吉野屋)’를 운영하는 요시노야홀딩스도 2016년 2분기까지 일본에서는 800개, 해외에서는 1천개 이상 신규 출점한다는 전략이다.
●日외식기업, 자본 내세워 국내시장 투자 강화

최근들어 일본 유명 외식기업들의 해외진출 방식은 직접투자 또는 대기업과의 합작방식으로 공격적인 점포 전개를 펼치고 있다.

스시로는 한국 진출에 지분 90% 이상을 투자 했으며, 1호점 출점이후 손익분기점을 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4호점을 오픈하며 확장하고 있다.

미디어윌과 50: 50으로 지분을 투자해 입점한 모스버거도 1호점 론칭 후 무섭게 3호점을 냈다. 이밖에 지난 2010년 일본최대의 이자카야 그룹 몬테로자가 직접 투자해 국내에 들여온 시로키야는 강남점이 생각만큼 자리잡지 못했다는 우려 속에도 불구하고 소소 브랜드를 포함 4호점을 오픈했다.

업계에서는 일본 외식기업들의 공격적인 투자에 대해 한국시장에서의 안착과 동시에 자리를 잡겠다는 전략으로 보고 있다.

주목할 점은 최근 직접 투자 방식으로 진출한 일본 외식 기업들은 투자를 강화하는 반면 국내에 마스터프랜차이즈 방식으로 진출한 브랜드들은 매장 확장에 조심스런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AK플라자 외식사업부가 지난 2011년 5월 도입한 브랜드 ‘이퓨도’와 ‘도쿄하야시라이스클럽(東京ハヤシライス)’은 현재 각각 2호점과 4호점을 내는데 그쳤으며, 2010년 매일유업이 운영하는 ‘만텐보시()’, ‘더 키친 살바토레 쿠오모 (The kitchen salvatore cuomo)’도 출점 속도가 늦긴 마찬가지다.

차부야 재팬과 독점 계약을 체결한 (주)라루체는 2011년 8월 라면전문점 ‘차부야’와 ‘미스트’를 각각 오픈했지만 차부야는 얼마 지나지 않아 사업을 접었고, 미스트는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한편 2007년부터 GS에서 운영하는 ‘미스터 도넛’은 최근 사업 확장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일본 본사와 마찰을 빚는 것으로 알려졌다.

●日 외식기업 국내 시장 이해 부족?

일본 외식기업들의 국내 진출 러시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과거 일본 외식기업들이 자본력만을 믿고 충분한 시장 검토 없이 들어왔다가 실패한 사례가 수없이 많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일본 외식기업들이 한국 시장에서 자리매김 하지 못하는 이유는 직영 또는 마스터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어 한국문화에 대한 이해가 낮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따라서 업계전문가들은 일본 브랜드들이 국내 시장 진출시 국내의 프랜차이즈 전개 방식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몇가지 고려해야 할 사항을 지적한다.

첫째, 국내는 상권이 제한적이라는 점이 일본 외식기업들이 고전하는 이유다. 최근 국내에 입점하는 브랜드들은 대부분 일본 현지에서 저가 마케팅을 지향하는 브랜드들이지만, 국내에서는 엔화와의 환율차이로 중저가 이상의 브랜드로 탈바꿈되면서 상권이 제한된다는 지적이다. 객단가가 올라가면서 전국 상권에 입점시키기에는 제약이 온다는 것이다.

둘째, 식재료 수급에 대한 문제도 해결해야 할 사항이다. 현재 국내에서 유통되는 식재료는 일본 외식 기업들이 요구하는 식재료와 품질면에서 많은 부분 차이가 있다. 또 주요 식재료의 경우 수급 및 유통과정에서 문제가 많이 발생한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특히 맛을 강조하는 일본 외식기업은 식재료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공급업체에게 식재료 전량 회수조치를 요구하는 한편, 식재료로 인한 영업 손실까지 공급업체에게 손해배상 청구를 하는 경우도 있어 국내 식재료 업체들은 일본외식기업들과 거래하기를 꺼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일본과 다른 부동산 관련 문제도 일본 외식기업들의 국내 진출에 제약을 주고 있다.
해외 브랜드가 국내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5년 이상 매장을 운영해야 프로모션을 강화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 그러나 국내 부동산 시장은 3년 미만으로 임대계약을 하는 추세가 많아 장기 운영을 어렵게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예년에 비해 자회사 설립을 위해 건물을 문의하는 일본 외식업체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라며 “특히 계약기간을 7년 이상으로 요구하고 있어 3년 미만의 임대계약이 대부분인 한국에서는 좀처럼 조건에 맞춰 건물을 찾기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또 “조건에 맞춘 건물을 찾더라도 임대료만큼 일본 부동산 시장에는 없는 권리금을 요구해 난항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일본 현지에서는 장인 정신 및 전통을 강조해 승승장구 했지만 국내에는 순전히 브랜드만 유입돼 이러한 특징을 살리지 못하는 점도 일본 외식브랜드들의 패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일본 외식기업 무시하면 큰 코 다칠 것

하지만 일본 외식브랜드들의 입점은 꾸준히 지속될 전망이다. 일단 지리적인 여건상 중국 등 동남아시아 지역 진출 시 교두보로서 한국 시장의 매력이 크기 때문이다.

이밖에 국내 외식시장에서 일식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는 점 또한 일본 외식기업들로서는 놓칠 수 없는 부분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일식은 한국에서 매년 확대, 정착하고 있다”며 “특히 최근엔 건강식으로 일식 메뉴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고, 현지와 똑같은 맛을 구현하기 위해 일본 현지에서 식자재 공급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부산지역에 CK(중앙집중식 주방)를 설립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psj@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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