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서울우유, 커피믹스 시장 합류 ‘점입가경’
농심·서울우유, 커피믹스 시장 합류 ‘점입가경’
  • 김상우
  • 승인 2012.11.19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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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열경쟁 지속, 동서식품 독과점 균열 조짐?
▶ 왼쪽부터 동서식품의 ‘맥심 화이트 골드’와 최근 서울우유가 출시한 ‘골든까페 모카골드’, 남양유업 ‘프렌치카페 카페믹스’.
1조2천억원대의 국내 커피믹스 시장에 농심과 서울우유가 후발주자로 뛰어들면서 기존의 판세가 크게 요동칠 전망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골든까페 모카골드’를 출시해 커피믹스 시장진출을 선언한 서울우유는 이달까지 시제품을 낸 후 제품생산에 본격적으로 착수할 예정이다. 서울우유는 자체 생산한 프리미엄 국산 분유가 고객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다며 커피믹스 시장의 안착을 자신하고 있다.

농심도 빠르면 연내까지 커피믹스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라고 지난 1일 공식 발표한 바 있다. 아직까지 상품명과 생산계획 등 구체적인 밑그림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기능성 커피로 시장 문을 두드린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농심과 서울우유의 커피믹스 시장 진출이 내부 어려움을 타개해보자는 차원에서 마련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주를 이루고 있다.

●농심, 삼다수 대체품목 찾기 골몰
농심은 지난 1일 14년 동안 단 한 번도 판매 1위를 놓치지 않았던 삼다수를 광동에게 넘겨주는 아픔을 맛봤다. 삼다수 유통권을 가지고 있던 제주개발공사와 법적분쟁까지 벌이며 브랜드 사수에 나섰지만 결국 패배의 쓴잔을 마시며 오는 12월 14일에 독점판매계약이 종료된다.

그동안 농심의 음료사업에서 삼다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70%에 육박했던 터라 농심의 타격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농심이 지난 13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3분기 매출현황을 보면 음료사업은 9.6%가 감소한 679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자료에 따르면 웰치스와 카프리썬 등 주력 음료들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4.2%, 16.5%가 증가했으나 삼다수 매출이 21.4%나 줄어들면서 전체 음료 사업 매출도 자연스럽게 줄어들고 말았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두고 농심이 삼다수의 타격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음료 사업을 다각화하자는 취지로 커피믹스 시장에 진출하지 않았냐는 시각이다.

농심 관계자는 “아직까지 이렇다 할 밑그림이 그려지지 않은 상태라 12월 중순 쯤에나 구체화될 것 같다”며 “업계에서 바라보는 것처럼 삼다수 영향도 일정부분 작용하겠지만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해야 할 필요성이 커 성장가능성이 큰 커피믹스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우유, 탈지분유 소비 위한 고심책
그동안 스타벅스 RTD커피와 일본 도토루 커피 등 해외 유명 커피 브랜드와의 B2B 합작으로 냉장유통 커피를 취급해왔던 서울우유는 축적된 경험과 성과에 기대 커피믹스 시장에서도 고객들의 인지도가 어느 정도 반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커피믹스와 같이 분유 제품 라인을 확장하면 자연스레 분유 소비량이 늘어나는데다 같은 유제품 계열인 남양유업이 커피 유제품 마케팅으로 톡톡한 재미를 봤던 사례도 자신감을 심어주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서울우유 역시 내부 사정이 여의치 않아 커피믹스 시장을 탈출구로 모색했다는 의견이다. 서울우유는 지난해 전국을 강타한 구제역 때문에 원유수급에 비상이 걸리면서 원유 생산량제한 제도 폐지로 평소보다 많은 원유를 공급받았다. 하지만 예상보다 구제역 파동이 빠르게 회복되면서 원유의 소비보다 공급이 훨씬 많아지게 됐다.

결국 탈지분유로 재생산하는 고육책을 마련했지만 올해 탈지분유 재고량이 지난해보다 2~3배 정도 많아졌고, 탈지분유 소비에 가장 효율적인 수단인 커피믹스 시장으로 눈을 돌리게 됐다는 해석이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아직까진 시장의 반응을 살펴보는 단계”라며 “앞으로의 반응에 따라 사업 방향을 정하겠지만 초기단계부터 적극적인 공세는 펼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치열한 경쟁, 독과점 무너질까?
AC닐슨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국내 커피믹스 점유율을 조사한 결과 국내 커피믹스 시장은 여전히 동서식품의 독무대로 나타나고 있다. 현재 1조2천억원으로 추산되는 국내 커피믹스 시장은 동서식품(79.9%)이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남양유업(12%), 네슬레(5.5%), 롯데칠성(1.1%)이 뒤를 잇고 있다.

그러나 남양유업은 AC닐슨의 조사와는 다르게 실제 대형마트 판매와 커피믹스 경쟁 품목만 놓고 비교한다면 실질적으로 20%가 넘는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2010년 ‘프렌치카페 카페믹스’ 출시와 함께 카제인나트륨 무첨가를 무기로 대대적인 공세를 펼쳤던 남양유업은 당시 점유율 2위인 네슬레를 3위로 끌어내리며 커피믹스 시장에 엄청난 파장을 몰고 왔다. 남양유업의 선전에 지난 36년간 독보적인 점유율을 자랑했던 동서식품도 점유율이 큰 폭으로 깎여나가는 등 적잖은 충격을 받은 상태다.

업계 전문가는 “현재 커피믹스 시장은 남양유업의 과감한 투자에 나머지 업체들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뛰어들어 과열경쟁이 난무한 상태”라며 “롯데칠성이 1% 점유율에 머무르는 것을 보면 농심과 서울우유가 과연 얼마만큼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 커피믹스 시장에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은 남양유업은 업계 최초로 해외 수출 시장을 개척해 다시 한 번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프렌치카페 카페믹스를 중국에 처음 수출한 것을 시작으로 미국과 호주까지 수출을 시작했다. 현재 약 500만달러의 수출실적을 보이는 정도지만 내년 10월 전남 나주 커피전용공장이 완공되면 수출실적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외국계기업인 동서식품과 한국네슬레는 국내 커피믹스시장을 오랫동안 양분하면서 굳이 해외시장개척에 몰두할 필요는 없었을 것”이라며 “동서식품 점유율이 단기간에 큰 변화를 보이진 않겠지만 커피믹스 시장이 계속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만큼 예전처럼 독보적인 점유율을 자랑하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상우 기자 ksw@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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