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11월 24일자 ‘화끈한 음식, 지루한 맥주’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 사람들은 맛없는 김치는 용서하지 못하면서 왜 따분한 맥주는 잘도 마실까?”라며 “마늘과 고추에 절여진 김치나 접시 위에서 꿈틀거리는 산낙지 등 흥미 넘치는 음식들에 반해 맥주는 심심하기 짝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카스와 하이트는 목넘김은 좋지만 미각을 자극하진 못한다”며 “두 업체 모두 맥주맛에 큰 역할을 하는 보리 맥아를 지나치게 아끼는데다 심지어는 보리 맥아 대신 쌀이나 옥수수를 쓰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 맥주시장은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가 거의 독점하다시피 해 맛과 가격에 별 차이가 없다”며 “중소업체들의 진입을 막는 과도한 규제도 소비자들에게 질 떨어진 맥주를 제공하는 원인”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차라리 영국 장비를 수입해 맥주를 생산하는 북한의 대동강맥주가 한국 맥주보다 훨씬 맛있다”며 “한국에서 수제 맥주집을 운영하는 캐나다인 댄 브룬의 경우는 생산된 맥주를 운반하는 데 높은 세금이 붙어 유통은 언감생심”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에서 맥주를 생산하려면 한번에 100만ℓ를 생산할 수 있는 제조시설을 갖춰야만 도매 허가가 가능했지만 지난해부터는 12만ℓ로 규제가 완화됐다. 하지만 대부분의 중소업체 관계자들은 이마저도 진입 장벽이 매우 높아 실질적으로 중소업체의 맥주 시장 진입은 막혀있다고 평가했다.
김상우 기자 k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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