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식당’ 아니라고 모두 나쁜 식당이 아닙니다”
“‘착한식당’ 아니라고 모두 나쁜 식당이 아닙니다”
  • 관리자
  • 승인 2013.01.15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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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돈 ‘이영돈 PD의 먹거리 X파일’ 진행자·채널A 제작상무
“현실적인 정책으로 한식 세계화는 얼마든지 실현 가능”
채널A의 간판 프로그램인 ‘이영돈 PD의 먹거리 X파일(매주 금 11시 10분 방송, 이하 먹거리 X파일)’은 이영돈 PD의 부드럽고 담백한 어조의 진행 속에 식품외식업계를 향한 ‘돌직구’가 담겨 있다. 조미료 냉면 육수부터 인육캡슐까지 식품외식업계의 ‘불편한 진실’을 찾아 파고든다는 점에서 먹거리 X파일에 대한 호불호가 엇갈리기도 하다.

이영돈 PD는 프로그램 특성상 일부 몰지각한 업체 때문에 식품외식산업이 부도덕한 것으로 매도되면서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정당한 가격에 맞는 가치를 양심적으로 고객에게 제공하면 오히려 불황을 극복할 수 있는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한식세계화에 대해서도 맛과 멋 등 세계인에게 다가가기에 손색없는 매력을 지닌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며 보다 실효성 있는 정책을 주문하기도 했다.

▲지난 2012년 2월에 시작한 ‘먹거리 X파일’ 방송이 시작된 지 1년이 다 돼 갑니다. 프로그램 제작과 취재 과정에서 절실하게 느낀 점이 있다면?

- 왜 대기업은 놔두고 영세한 식당만 다루냐는 얘기를 들을 때마다 매우 찜찜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식품외식업계의 식재료 관리나 위생 상태도 전근대적입니다.

반드시 시정돼야 할 것 중 하나가 음식 재활용입니다. 좋은 말로 표현해서 재활용이지, 버려야 할 것을 다른 손님에게 내놓으며 재탕하는 행위가 상당히 만연하고 있습니다. 업계 종사자와 관계자 등이 토론해서 대안을 내놓아야 합니다.

또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쓰레기 황태같은 저질 식재료로 만든 음식을 판매하거나 이용하고도 무감각한 사례가 정말 많습니다.

중국에도 좋은 식재료가 많은데도 싼 것만 들여와서 국산으로 둔갑시켜 이익을 챙기고 소비자는 비싼 비용을 지불하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오히려 양심적으로 식재료를 사용하는 업주가 시장에서 도태됩니다.

제대로 된 식재료 유통과 정보 제공으로 소비자를 위한 선택이 다양해져야 합니다.

▲지난 2012년 8월 방영된 조미료 냉면 육수편이 자체 최고 시청률인 3.5%를 기록할 정도로 반향이 컸습니다. 아직도 학계에서 유무해 여부를 놓고 논란이 뜨거운 MSG를 비롯한 인공조미료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WHO(세계보건기구)와 식품의약품안전청이 MSG가 유해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정내린 바 있습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MSG 섭취가 유해한지에 대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MSG를 많이 섭취하는 소비자나 가미하는 식당 모두 유해성 논란에 대해 무감각하기만 합니다.

MSG 섭취가 반드시 유해한 것은 아니지만 소비자에 따라 신체 반응이 나타나거나 원재료의 맛을 다 없애버립니다. 지난 4일 방영된 인공조미료 편을 보면 김치찌개에 MSG나 인공조미료를 넣으면 모두 맛있다고들 합니다.

신선한 식재료든 신선하지 않은 식재료든 MSG를 첨가하면 모두 맛이 똑같아지는거죠.

식당이 정당한 재료 사용과 가격에 맞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MSG에 의존한 맛만 강요하는 것은 소비자 선택권을 앗아가는 것입니다. 실제 어느 중식당은 자장면을 조미료가 아닌 양파와 같이 천연재료로 맛을 내는 노력을 하고 있었습니다.

식당에서 인공조미료 대신 신선한 천연 재료로 맛을 내기 위해 노력한다면 비싼 값을 지불하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니겠습니까?

▲먹거리 X파일의 특성상 방송에 노출된 일부 외식업소가 나쁜 식당으로 인식되거나 외식 경영주들은 부도덕한 방법으로 돈을 벌고 있다는 부정적인 인식을 줘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는데요.

- 착한 식당 외에는 모두 나쁜 식당이냐고 반문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항의하는 식당 경영주들이 노력해서 조금만이라도 바꿔 좋은 먹거리 문화가 된다면 굳이 착한식당을 찾을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음식 만드시는 분들이 장기적인 시각에서 노력하고 좋은 먹거리를 제공하는 것이 프로그램의 취지입니다.

천연조미료와 신선한 식재료로 좋은 음식을 만들고 정당하게 가격을 더 올려서 판매하는 게 정상일 것입니다.

▲먹거리 X파일은 바른 먹거리 문화를 위한 대안 중 하나로 착한식당 선정에 나서고 있는데요.

- 역설적으로 착한식당에 손님이 몰리는 게 안타깝기만 합니다. 많은 분들이 착한식당의 기준이 MSG를 넣지 않는 것이냐고 묻습니다.

다른 식당이 착한식당을 벤치마킹하기보다는 양심적인 식당이 욕을 먹는 상황입니다.

착한식당의 주인을 보면 가족과 함께 먹는 음식을 만들 듯 건강하고 신선한 재료로 만드는 식당입니다.

먹거리 X파일은 전문가와 함께 철저한 검증과정을 거쳐 착한식당을 선정하고 있습니다. 착한식당 사장은 돈벌이에 목적이 있기 보다는 정직하게 손님에게 대접하는 분들입니다. 착한식당처럼 영업해도 돈을 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소비자 선택권을 넓혀준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착한식당 선정 후에도 계속 점검하고, 이상이 있다면 추가로 취재하고 착한식당 선정을 취소하는 등의 조치도 하고 있습니다.

“정당한 가격에 맞는 가치를 양심적으로 고객에게 제공하면 불황을 극복하는 돌파구 될 것”

▲식재료 수급과 비용, 유통 문제 등으로 모든 식당이 착한식당이 되기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는 반론이나 지적도 나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게다가 정부가 소비자와 서민 생활에 직결되는 외식과 식품 물가에 대한 억제 정책 기조를 보이고 있습니다.

- 음식값을 올리지 못해 식재료 비용으로 해결하려는 사고 방식보다는 안정적으로 식재료를 공급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개선해야 합니다. 음식 가격을 올린다고 해서 MSG를 안 쓸까요? 기본적으로 사고방식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식당이나 식품 사업을 하는 분들 가운데 양심적으로 열심히 하는 분들이 꽤 있지만 사회에서 오히려 도태되고 있습니다. 음식점 주인들의 경영 마인드가 조금만 바뀌어도 착한식당처럼 잘할 수 있고 돈을 더 벌 수 있습니다.

신선한 재료를 사용하고 주방을 손님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는 등의 방법으로 점차 나갈 때 우리 사회가 전체적으로 건전해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신선한 재료를 많이 쓰면 공급을 늘려 오히려 가격이 떨어지는 측면이 있습니다.

문제가 있으면 작은 것부터 고쳐나갈 생각을 하지 않고 식재료 비용에 맞추려 하거나 음식 가격을 규제하려는 방식의 미봉책으로만 해결하려는 생각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바른 먹거리와 착한 식당이 많이 나오기 위해선 식당이나 관련 업체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역할과 노력 역시 중요하다고 봅니다.

- 소비자들도 적극적으로 정보를 얻고 착한 소비를 해야죠. 색깔이나 외관으로 선택하기보다는 자연이 키운 상태의 먹거리를 존중하는 마음가짐을 갖고 착한 소비를 적극적으로 실천해야 합니다. 식당을 이용할 때도 MSG나 지나치게 짠 음식을 거부하는 등 좋은 음식을 수용할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먹거리 X파일은 소비자에게 제대로 된 먹거리 정보를 주려고 합니다. 귤의 경우 짙은 녹색이었다가 노란 색을 띠기 시작할 때가 정말 맛있는데, 시장에 내놓아도 이런 정보를 모르는 소비자들은 안 산다고 합니다.

당장 맛있는 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이를 주문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난다면 유통업체도 바뀔 것입니다.

▲개국 1주년 특집 기획으로 글로벌 착한식당편 3부작이 방송됐습니다. 미국과 일본, 아프리카를 다니며 해외 한식당을 취재한 후 느낀 점은 무엇이고, 한식이 글로벌화되기 위해 어떤 것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요?

- 한식이 발효, 맛과 멋이라는 측면에서 아주 매력적인 음식이라는 사실입니다. 멋있고 맛있게 개발하면 외국인에게 건강식으로 뿌리내릴 수 있는 자랑스러운 한식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해외에서도 여전히 잔꾀부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일본에선 일본인이 삼겹살에 대해 잘 모른다고 질이 떨어지는 고기를 파는 행위는 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또 외국인들이 낯설어 하는 삼계탕이나 각종 채소로 만든 쌈, 오미자차 등도 이에 대한 설명을 곁들이면 좋아하고 즐기게 됩니다. 또 우리의 약선요리를 세계시장에 내놓을 수 있다는 점도 뿌듯했습니다.

한 한식당은 여러 명이 식사하고 와인까지 곁들이면 식사 비용이 1천달러가 훌쩍 넘어도 기꺼이 지불할 정도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한식세계화의 실마리는 우선 한식이 가진 특징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이를 부각시켜야 합니다. 건강식이라는 특징을 내세웠을 때 현지에서 얼마든지 성공 가능성이 있습니다.

외국인에게 테스트를 많이 해서 메뉴가 표준화된 식당을 만들던지, MSG를 넣지 않고도 맛을 내는 천연조미료를 개발하는 실용적인 정책이 나왔으면 합니다.

▲앞으로 먹거리 X파일에서 다루고자 하는 것이 무엇이고, 이뤄내고 싶은 것이 있다면?

- 착한식당 선정은 계속할 계획이며, 착한 먹거리(식재료) 분야도 다룰 것입니다. 계란의 경우 정직하고 제대로 생산하는 분을 소개한 이후 판매가 잘 됐고, 유기농 판로를 찾는 방송도 했었습니다.

원산지 문제의 경우에도 양심적인 생산자나 유통, 외식업 종사자가 많아지길 희망합니다.

또 먹거리 담당 부처를 통합하는 식으로 소비자들이 신선하고 좋은 재료를 먹고 구입할 수 있도록 주안점을 두고 시간을 갖고 고쳐나가야 합니다.

박장희 jang@foodbank.co.kr|사진= 이종호 기자 ez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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