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 김서중(사)대한제과협회장·(주)빵굼터 대표이사
[특별인터뷰] 김서중(사)대한제과협회장·(주)빵굼터 대표이사
  • 김성은
  • 승인 2013.02.04 09: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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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베이커리 무차별 확장 ‘지탄받을 일’
동네빵집 스스로 경쟁력 갖추는 시스템 구축 예정
지난해 12월 예정됐던 서비스 업종에 대한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 문제가 대한제과협회와 파리바게뜨 간 의견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연기된 가운데 오는 5일 발표를 앞두고도 아직까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현재 대한제과협회는 국내에 있는 제과관련협회 전체와 함께 비상대책위원회를 마련해 적극적으로 나서서 파리바게뜨를 규탄하고 있으며, 파리바게뜨는 전국의 가맹점주들이 협회비 반환소송으로 맞대응하고 있다. 논란이 좀처럼 식지않고 있는 뜨거운감자 ‘제과업 중소기업적합업종’ 문제의 중심에 서 있는 김서중 (사)대한제과협회 회장을 만났다.

▲제과업이 왜 중소기업 적합업종에 선정돼야 하는가?

-대기업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직원들은 몇십년 동안 장사를 잘 해오던 동네빵집을 찾아가 자기네 브랜드로 바꿀 것을 권유하다가 업주의 반응이 신통치 않으면 바로 옆에 브랜드 매장을 오픈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다.
결국 울며 겨자먹기로 브랜드 베이커리 매장을 오픈한 경우가 많다.

술집이나 옷집 같은 경우는 서로 붙어 있어야 시너지를 발하는 업종이지만 제과업 같은 경우는 매장이 하나 더 있고 없고의 차이가 매우 큰 대표적인 서민업종이다.
무한경쟁 시대라고는 하지만 상도덕에 어긋나는 대기업 프랜차이즈 베이커리의 무차별적 공격과 확장은 지탄받아야 마땅하다. 국가적으로 제재를 가하지 않으면 많은 영세 자영업자가 죽어나갈 것이다.

또한 소비자들은 기술장인들이 만든 제대로 된 베이커리를 맛보길 원한다. 하지만 국내와 같이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의 독과점체제가 지속된다면 점차 중소형 빵집들은 사라져갈 것이고 결국 2개 베이커리밖에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에서 나서서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선정해야한다고 생각한다.

▲파리바게뜨 측은 자신들 또한 상미당이라는 동네빵집에서 출발한 중견기업이기 때문에 대기업으로 몰아가는 이런 제재가 합당하지 못하다는 입장인데?

-대기업 빵집이라고 불리는 포숑, 아티제 등은 백화점, 대형마트 위주로 입점돼 있어 사실상 동네빵집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지만, 파리바게뜨는 동네마다 없는 곳이 없을 만큼 매출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하지만 이들 대기업 빵집은 SSM 등 동네상권에도 베이커리를 입점시키고 있는 만큼 향후 문제가 될 것으로 우려돼 이번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 대상에 신청했다.

파리바게뜨가 동네빵집에서 성장한 중견기업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하려면 동네빵집 등을 운영하는 사회적 약자의 입장에서 더욱 생각해봐야하는 것 아닌가.
대한민국처럼 작은 땅에서 이미 3200여개에 달하는 빵집을 운영하고 있으면서 더욱 확장할 생각을 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1년에 60~70개가 넘는 가맹점이 폐점하는 것으로 아는데, 기존 가맹점 관리를 더욱 잘하는게 맞지 않나.

▲파리바게뜨 가맹점주들이 주장하고 있는것처럼 이들 역시도 일반 자영업자라고 볼 수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특히 파리바게뜨 가맹점주들이 대거 협회를 탈퇴하고 협회비 반환소송을 냈다고 하던데?

-파리바게뜨 본사는 파리바게뜨 가맹점주 또한 소상공인이라고 주장하는데 우리가 중소기업적합업종 선정을 하려는 대상은 본사이지, 가맹점주를 타깃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사실상 중소기업적합업종에 제과업이 들어가게 되면 현재의 파리바게뜨 가맹점주들 입장에서는 오히려 득이 될 것이다. 있는 가맹점을 철거하라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생길 빵집에 대해 적용하자는 것이기 때문이다.

협회비 반환소송에 대해서도 얘기를 하자면 오래전에 가입비를 냈던 파라바게뜨 가맹점주 회원들이 소지하고 있는 영수증이 없어져 소송에 난항을 겪는 등 뜻대로 되지 않자, 파리바게뜨 본사 측에서 전국의 가맹점주들에게 협회에 가입하고 가입비로 낸 영수증을 본사에 제출하라는 공문을 전국 가맹점에 돌렸다는 소식을 들었다.

전국의 가맹점주를 협회로 가입시키고 난 후 가맹점주들을 내세워 회장과 부회장을 쫓아내고 이 문제를 무마시키겠다는 계획인듯 했다. 이에 협회는 속이 뻔히 보이는 불순한 계획으로 가맹점주들의 가입을 차단시켰다. 만약 문제가 다 해결되고나서도 가맹점주들이 협회를 탈퇴하고 반환소송을 낸다면 법에 따를 것이다.

▲결국 빵집을 선택하는건 소비자들의 몫이다.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가 그만큼 많다는 것은 이유가 있지 않을까. 영세업자를 살리고자 이들을 입점 제한하는 것은 하향평준화가 아닌가?

-파리바게뜨나 뚜레쥬르 케이크말고 직접 매장에서 만든 케이크를 먹고 싶어 동네를 돌아도 파는 곳이 없어서 포기하고 말았다는 사람들이 꽤 있다. 이처럼 독과점체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다양한 맛과 제품을 선택하지 못하는 등 선택권을 박탈당한 것이나 다름없다.

물론 잘되는 동네빵집들도 엄연히 존재한다. 특히 대전의 ‘성심당’과 군산의 ‘이성당’ 이야기를 많이들 하는데, 이들은 국내 베이커리업체 전체 매출 1, 2위를 차지하는 베이커리업계의 삼성과 현대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동네빵집에게 왜 이들이 되지 못하냐고 손가락질하는 것은 조금 황당한 일이 아닌가. 서로가 공생공존하자는 것이다.

파리바게뜨가 등장하기 전에도 맛이 없고 비위생적인 곳은 1, 2년 내에 문닫는 것이 현실이었다. 문제는 평균 이상의 품질과 맛을 유지하며 한 곳에서 10년 이상을 꾸준히 장사해오면서 자식 농사를 지을만큼 탄탄한 운영을 해오던 기술자들의 빵집이다.

▲회장님 또한 빵굼터라는 제빵 프랜차이즈의 대표로 있는데, 파리바게뜨를 시기질투해서 이러한 일이 벌어진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빵굼터는 프랜차이즈라고 하기가 무색하다. 단지 브랜드명을 빌려주고 필요시에 기술교육을 시켜주는 정도의 동네빵집 공동브랜드라고 생각하면 적합할 것이다. 식자재 구매나 메뉴에 있어서는 일체 관여하지 않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 사업도 아닌데 빵굼터를 키워볼 요량으로 이런 일을 벌인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

▲그런데 한달에 30만원 가량 가맹비를 꾸준히 받는 것으로 알고있다. 그러한 시스템이면 가맹점 관리가 전혀 되지 않는다는 것인데, 결국 같은 상호라는 이유로 가맹비를 받으면서 관여하지 않는다면 가맹비는 받지 않는 것이 타당하지 않나?

-빵굼터는 가맹비를 받는 만큼 우리 브랜드를 쓰고 있는 사업자가 동네에 있을 경우 그 점주의 동의 없이 인근에 업장을 새로 내주지 않는 등 영업권을 확실히 보장해준다.

애초에 프랜차이즈보다는 동네빵집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서로 상생하자는 뜻에서 기술력과 영업력을 전수하고자 만든 회사이다 보니 거기까지는 생각이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많은 소비자들이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고 있고, 실제로 모든 매장에서 각 기술장들이 실력을 살려 안정적인 매출을 내고 있다. 차후에 차츰 보완해 나갈 것이다.

▲베이커리 사업은 단지 제빵회사들 뿐만 아니라 커피브랜드들에서도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다. 한 예로 최근 마인츠돔을 인수하고 베이커리 사업에 뛰어든 카페베네 등이 커피 매장 내에서 해당 브랜드 제품을 함께 판매한다면 결국 의미가 또 무색해지는 것이 아닌가?

-일단 일차적으로는 백화점과 대형마트 내 입점 베이커리들과 파리바게뜨, 뚜레쥬르를 동네빵집과 함께 거리제한을 두는 것을 시작으로, 2차적으로 커피브랜드들이 주력하고 있는 베이커리 메뉴에 대해서도 범위를 넓혀나갈 예정이다.

▲중기적합업종에 선정된다면 제과업의 발전을 위해서 어떤 방향으로 노력할 것인가? 또 만약 선정되지 못했을 경우 어떻게 대처해 나갈 것인가?

-중기적합업종에 선정된 후에는 동네빵집들이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고 자립할 수 있도록 협회차원에서 공동마케팅이나 홍보활동을 해나갈 예정이고 관련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 등을 구축할 예정이다.
또 예비창업자들이 해당분야에서 1~2년 이상 실무경험을 쌓아야만 창업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만약 선정이 되지 않는다면 (사)대한제과협회를 필두로 (사)한국제과기능장협회, (사)대한제과교육협회 등 전국의 모든 제과제빵 관련 기관들과 함께 선정될 때까지 사력을 다할 것이다.

사윤정 기자 sujau@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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