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커피전문점의 푸드 특화 매장
[현장르포]커피전문점의 푸드 특화 매장
  • 연봉은
  • 승인 2013.02.22 0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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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숍의 진화, 식사하는 ‘커피전문점’
고객 니즈 반영해 사이드 메뉴 확대한 푸드 특화 매장 인기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커피전문점 브랜드들이 모두 하나 둘 씩 ‘푸드’를 특화한 매장을 선보이고 있다. 커피와 함께 간단한 식사까지 즐길 수 있는 커피전문점이 최근 많아지는 추세다. 하지만 이처럼 뜨거운 업계의 반응과 달리 고객들의 반응은 호불호가 엇갈리고 있다. 많은 커피전문점 브랜드들이 왜 푸드 특화 매장을 선보이고 있으며, 이들 매장이 일반 매장과 다른 점은 무엇인지, 그리고 고객들이 이곳을 방문할만한 이유 등을 살피기 위해 푸드콘셉트 매장을 내놓은 대표적인 커피전문점 브랜드 3곳을 비교 체험해 봤다.
사윤정 기자 sujau@foodbank.co.kr

●스타벅스, 푸드 콘셉트(시청플러스점)

시청플러스점은 아시아 스타벅스 매장 중에서 네번째로 오픈한 푸드 콘셉트 매장이다.
이곳 매장에서는 기존 스타벅스 매장에서 맛볼 수 없는 라자냐, 수프, 샐러드 등 40여종의 요리를 맛볼 수 있다.
푸드 콘셉트 매장답게 이곳의 모든 직원은 외식 업체에 근무한 경험이 있거나 제과 기능장, 조리사 자격증을 가진 바리스타라는 설명이다.

시청플러스점의 또 다른 특징이라면 일반 스타벅스 매장과 한 건물에서 나란히 마주하고 있다는 것. 한 쪽은 일반 매장이고, 다른 한 쪽이 푸드콘셉트 매장이다.
매장에 들어서니 커피가 아닌 음식 냄새가 먼저 느껴졌다. 식사를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일반 매장보다 큰 테이블들이 눈에 들어왔다.

종업원에게 가장 인기가 좋은 메뉴를 추천받아 ‘로스트치킨&시금치 라자냐’와 ‘바베큐 치킨 파니니’를 주문했다. 이들과 함께 먹을 수 있는 음료와 구성된 세트메뉴를 찾았으나 커피전문점의 푸드특화 매장임에도 별도의 세트 메뉴가 마련돼 있지 않아, 음료를 별도로 제값주고 구매해야 했다.
또 100% 과즙음료 등 스타벅스의 RTD음료 등이 별도의 진열대에 비치돼 있었지만 주문대를 등진 벽면에 자리잡고 있어 고객들이 이용하기에 다소 불편함이 있어 보였다.

메뉴를 주문하고 나서 완제품이 나오기까지는 약 3분 가량 밖에 소요되지 않았다. 주문 즉시 조리해서 제공한다는 애초의 콘셉트대로 한다면 가능한 시간인지가 궁금한 대목이었다.

라자냐는 오븐에서 갓 나온 듯 했는데, 그래서인지 메뉴 가장자리 일부가 탄 흔적이 있었고, 그릇 곳곳에 그을음이 있었다.
바베큐 치킨 파니니는 접시에 깔끔하게 담겨 제공됐으며, 간이 잘 맞춰져 담백하고 고소했다. 함께 나온 샐러드도 신선하고 아삭했다.

직장인 K씨는 “회사 인근에 식사할 수 있는 스타벅스 매장이 생겼다고 해서 호기심에 들러봤는데, 실제로 매장에서 식사하는 고객이 없어서 특화 매장임에도 나 혼자 식사를 하는게 오히려 민망하다”면서 “라자냐를 주문해서 먹는데 가격대비 양이 조금 적은 듯하고, 전체적으로 밀가루 맛이 많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기자도 한 시간 가량 식사를 하면서 지켜본 결과 푸드특화 매장임에도 불구하고 일반 커피 이용고객이 대부분이었고, 점심시간이었음에도 식사 고객은 단 두 명에 불과했다.


▶ 왼쪽부터 스타벅스의 바베큐 치킨 파니니, 파스쿠찌의 에그 프레첼 델리 세트, 할리스커피의 벨지안와플&그릴소시지 라이트밀 세트.



●파스쿠찌, 델리 콘셉트(대학로점)

대학로점은 지난해 연말 파스쿠찌가 새롭게 선보인 델리 콘셉트 매장이다.
이곳 매장은 일반 파스쿠찌에서 맛볼 수 없는 즉석 베이커리부터 샌드위치, 샐러드, 수프 등으로 구성된 델리 메뉴 14종을 맛볼 수 있다.

파스쿠찌에서도 역시 종업원에게 가장 잘나간다는 메뉴를 추천받아 ‘에그 프레첼 델리 세트’를 주문했다. 델리 세트에는 샌드위치와 샐러드, 수프가 포함돼 있는데, 여기에 2천원만 추가하면 아메리카노도 함께 즐길 수 있어 커피전문점의 잇점을 잘 접목한 세트 구성을 선보였다.

대학로점은 총 3층 규모의 대형 매장으로 우선 1층은 ‘커피스테이션’으로 주문할 수 있는 판매대와 커피 및 음료를 받아가는 픽업대가 마련돼 있고, 커피를 즐기는 고객들을 위한 좌석이 마련돼 있다.

2층은 ‘라운지’로 커피와 음식을 즐기는 고객이 넓게 이용할 수 있도록 좌석이 배치돼 있으며, 3층은 ‘델리스테이션’으로 음식을 조리하는 주방과 음식을 받는 곳 그리고 식사를 즐기는 고객들을 위한 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테이블은 일반 커피전문점 매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들과 동일한 크기로 식사를 하기에는 다소 불편하게 느껴진 반면, 일반 커피전문점 매장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바(Bar) 좌석이 마련돼 있는 점이 특이했다.

음료를 받는 곳과 식사를 받는 곳이 분리돼 있어 다소 불편함도 있었지만 매장 위아래를 이어주는 엘리베이터가 운영되고 있어, 식사 이용 고객이 음료를 주문해 들고 3층으로 이동할 때 불편함을 덜게 했다.

에그 프레첼 델리 세트는 샌드위치와 샐러드가 깔끔한 접시에 정돈돼 나왔으며, 세트에 함께 나온 단호박 수프는 커피잔에 담겨 나와 스푼을 사용하는 대신 마실 수 있게 제공, 간편하면서도 가볍게 즐길 수 있었다. 이러한 독특한 점들이 이곳 매장이 커피전문점임을 부각시키면서 재미를 더했다.

델리 세트를 이용하고 있던 여대생 L씨는 “항상 식사 후에 브랜드 커피전문점에 들려 습관적으로 아메리카노를 마셨는데, 간단한 식사와 함께 커피를 보다 저렴한 가격에 한 곳에서 즐길 수 있어 좋은 것 같다”면서 “앞으로도 종종 이용하게 될 것 같다”고 전했다.

델리 세트는 샌드위치 외에도 샐러드, 수프로 구성돼 있어 가격 대비 간단한 한 끼 식사로 충분해 보였다. 샌드위치에 사용된 빵 등의 베이커리는 동 계열사인 베이커리 전문업체 파리크라상에서 납품받아서인지 쫄깃하고 부드러운 식감이 돋보였다.

식사시간을 조금 지나서 방문해서 그런지 식사 주문고객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커피고객과 델리이용 고객의 좌석을 구분해둬 부담스럽지않게 식사가 가능했다.

●할리스커피, 라이트밀 콘셉트(대학로점)

이태원점은 커피와 함께 간단한 식사를 즐길 수 있는 할리스커피의 최초이자 유일한 라이트밀 콘셉트 매장이다.
이태원점에만 있는 별도의 라이트밀 전용 주방에서는 전문 셰프가 유러피안 식사, 브런치 메뉴 등을 주문 즉시 만들어낸다. 이곳에서는 할리스커피의 기존 매장 메뉴 외에 샌드위치, 브런치, 디저트 케익, 유러피안 식사 등 총 30여종의 새로운 메뉴를 맛볼 수 있다.

우선 직원에게 인기메뉴를 추천받아 ‘크린베리 라코타 치즈 샐러드’와 ‘벨지안 와플&그릴소시지 라이트밀세트’를 주문했다. 라이트밀세트에는 커피가 포함돼 있어 별도로 음료를 주문할 필요가 없어 합리적이었다.

할리스커피 이태원점은 총 4층 단독건물로 이뤄진 대형 매장으로 1층에는 판매대와 야외테라스 좌석이 있었다. 2층에는 라이트밀 전용 주방과 좌석이 3층에는 보다 넓은 테이블 좌석이 마련돼 있었고, 4층은 옥상테라스로 겨울철이라 오픈하지 않은 상태였다.

세트를 주문한 고객의 경우 1층에서 주문을 하고 커피를 들고, 2층으로 가서 음식을 받은 후 원하는 좌석에서 먹는 시스템이라 음식을 들고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이 불편해 보였다.

관광객 S씨는 “이태원의 대다수 음식점들이 고급식당들도 많고 혼자 들어가서 먹기 다소 부담스럽다고 느껴, 간단하게 식사를 할 수 있다는 할리스커피를 방문했는데, 짐을 자리에 두고 계단을 오르내리며 음식을 운반해야 한다는 점이 불편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수제로 만든 리코타 치즈 샐러드에 대한 소문을 들었는데, 음식 맛에 있어서는 아주 흡족하다”고 평가했다.

종업원에 의하면 크랜베리 리코타 치즈 샐러드는 할리스커피 이태원의 대표 메뉴로, 샐러드에 들어가는 리코타 치즈는 이곳 매장에서 직접 만들어 제공되는 수제품이라고 한다. 볼에 담긴 신선한 채소 위로 리코타 치즈 5스쿱과 크랜베리, 슬라이스 아몬드, 바게뜨 등이 풍성하게 올려져 있었다.
치즈가 듬뿍 올려져있었음에도 치즈 특유의 향이 진하게 느껴지거나 짜기 보다는 적당히 고소하고 담백한 치즈 샐러드였다.

벨지안와플&그릴소시지 라이트밀 세트는 벨지안와플과 베이컨2줄, 감자튀김, 그릴소시지, 샐러드 등으로 구성돼 있었는데, 한 접시에 깔끔하게 담겨져 나왔다.
다양한 음식을 한 가지 메뉴로 맛볼 수 있다는 점은 좋았지만, 질긴 와플과 말라있는 감자튀김은 아쉬웠다.

이태원점은 푸드특화 매장답게 식사 이용고객이 유난히 많았는데, 지역특성상 외국인 단체관광객 식사고객 또한 많았다.


업계 관계자는 “커피전문점에서 일하거나 공부하는 코피스족과 샌드위치, 샐러드 등으로 간단한 식사를 즐기는 브런치족이 늘어나면서 많은 커피전문점들은 이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사이드 메뉴를 개발하고 그 수를 지속적으로 확대시켜나가고 있었는데, 이러한 사항들을 구체화 시킨 것이 푸드 특화 매장이 아닌가 한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 던킨도너츠도 푸드를 강화한 사업 진출방향을 밝혔고, 커피빈도 푸드 특화 매장을 선보이는 등 커피전문점들이 불황 타개책으로 1인당 객단가를 높이기 위해서 먹거리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업계 전문가는 “커피전문점들이 음식을 판매하면서 주목받고 있지만, 최근의 상황들을 지켜보면 역으로 일반 외식매장에서 숍인숍을 운영하며 커피를 판매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면서 “이같은 현상은 소비자들의 니즈가 갈수록 다양화 돼 가고 있는 것을 반영한 결과지만 우후죽순식의 다메뉴 도입은 브랜드 정체성을 훼손하는 등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조급하기 보다는 고객의 니즈에 부합한 메뉴구성과 매장 인테리어, 체계적인 운영 노하우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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