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재배·공동구매 등 직거래 확대
계약 재배·공동구매 등 직거래 확대
  • 연봉은
  • 승인 2013.06.28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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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일반 외식업체, 산지 직거래 활용 어떻게…
외식업체가 원하는 품질의 식재료 생산, 안정적인 공급 시스템 구축 등 필요
▶ (사진 왼쪽) 영양군을 비롯한 농산물 산지와 외식업체가 공동구매나 MOU 형태의 산지 직거래를 시도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사진 오른쪽)3960㎡규모의 직영 농장에서 유기농 재배한 각종 쌈채소를 자체 공급하고 있는 새송정 떡갈비의 상차림 모습.
양질의 식재료를 안정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확보하는 것은 외식업계가 풀어야 할 영원한 숙제이자 성공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외식업계 CEO나 관련 전문가들은 어떻게 하면 원가에서 식재료의 비중을 줄이느냐가 외식경영의 성패를 결정하는 열쇠라고 입을 모은다. 때문에 유통 단계를 줄여 거품을 뺀 식재료를 확보하기 위한 대안으로서 산지 직거래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그러나 식재료 정보 부족,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산지에서의 부족한 공급량, 산지 직거래에 대한 외식경영주의 인식 부족 등의 이유로 직거래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런 가운데 산지 직거래를 활용해 저렴하고 고품질의 식재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려는 외식업계의 노력과 사례들을 살펴봤다.

● 계약 재배·직영 농장 통해 안정적 확보
외식업체나 단체급식 업체들이 기후 변화나 작황 부진 등 갑작스러운 외부 환경 변화로 인한 충격을 최소화하고 연중 안정적인 식재료 확보를 위해 계약 재배나 직영 농장 운영에 나서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2012년 10월 30일 학교급식에 친환경농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강원도를 비롯해 충청남북도, 경상북도, 전라남북도, 제주도 등 7개 산지 광역지방자치단체와 ‘친환경 농산물의 안정적인 생산·소비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에 따라 서울시는 7개 광역지자체로부터 추천을 받은 공급자와의 계약재배를 통해 안전하고 안정적인 식재료를 공급받고 있다.

그 결과 전라남도는 올해 서울시 학교급식에 전남산 친환경쌀 1만3천t을 공급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12년보다 1200t이 늘어난 것으로 서울시 전체 학교급식에 사용되는 쌀의 54%를 차지하는 규모다.

서울시 관계자는 “협약을 계기로 계약재배를 통해 학교급식에 사용되는 친환경농산물을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동시에 식재료 가격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국내 최초의 매생이굴국밥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표방하는 ‘바다애’는 산지 계약 재배로 안정적인 식재료 확보에 나서고 있다.

겨울철 별미로 잘 알려진 매생이는 겨울 시즌에 생산되는 특성상 연중 외식메뉴로 활용하기 위해선 공급 물량의 안정적인 확보와 저장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바다애는 충남 당진군 등 산지 계약 재배로 안정적으로 물량을 확보하는 동시에 자체 냉동 창고로 각 직영점과 가맹점에 물량을 공급하고 있다.

특히 50년 전통을 자랑하는 ‘진주회관’은 강원도 콩 산지와 1년 단위의 계약재배를 통해 고품질의 식재료를 고집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이와 함께 외부 환경 변수가 많은 채소류 수급 문제를 안정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여러 외식업체들이 직영농장을 운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수원시 권선구에 있는 유황오리전문점 ‘넓은뜰’은 매장 인근에 2640㎡ 규모의 밭에서 상추와 배추, 생강, 부추, 파, 가지, 무, 야생초 등 15가지 내외의 채소를 직접 재배해 사용하고 있다.

‘산야초마을’은 충남 아산에 1만7850㎡ 규모의 직영농장을 운영해 산야초를 비롯한 각종 잡곡류와 채소류를 직접 재배하고 있다. 광주의 ‘새송정떡갈비’도 3960㎡ 규모의 직영 농장에서 비트, 고수, 용설채, 적채, 케일, 겨자 등 계절에 따라 130여 종이나 되는 다양한 쌈채소를 유기농법으로 재배해 식재료로 사용하고 있다.

● MOU 체결·공동구매로 직거래 나서
업무협약(MOU)을 통한 산지 직거래는 특정 업체와 지자체 등이 MOU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계약 거래를 하는 시스템이다.

이 같은 계약 거래의 특징은 지속적으로 직거래가 이뤄질 경우 외식업체는 가격 등락폭이 큰 식재료에 대해서도 연중 고른 가격에 공급받을 수 있어 안정적인 수급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산지 역시 안정적인 판매망 확보와 품질과 가격 개선 노력 등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다.

여러 외식업체가 모여 산지와 직거래함으로써 구매력(buying power)을 확보하는 공동구매는 외식 관련 단체나 모임에 가입한 개인 외식업소들 중심으로 많이 이뤄지고 있다.

외식업소 경영주들의 모임인 다담회는 지난 2007년부터 공동구매 방식으로 산지와의 직거래를 시도했다. 다담회는 지난 2010년 4월 전남 영광 천일염명품화사업단과 천일염 구매공급에 관한 협약식을 체결하고 공동구매에 나섰다.

김세환 다담회 회장은 “된장과 고추장, 간장 등 장류와 참기름과 같은 가공식품도 공동구매 방식으로 조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한국외식업중앙회(회장 제갈창균)는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하고 식재료 구입 비용을 낮추기 위한 방안으로 MOU을 체결하거나 공동구매 방식으로 식재료 직거래에 나서고 있다.

또 전국 최대 소금 산지인 전남 신안군의 도초농협과 고춧가루 산지인 경북 영양군은 해당 지역의 외식업중앙회 지부와 MOU를 체결해 소금과 고춧가루를 공급하고 있다.

한국외식업중앙회도 지난 3월 4일부터 복지서비스를 시작한 ‘외식업공제회’를 통해 회원 업소를 위한 직거래 유통 사업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사)한국외식산업협회(상임회장 윤홍근)는 공동구매를 통한 직거래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절감하고 aT의 사이버거래소를 통한 온라인 공동구매에 나서고 있다.

협회는 지난 2011년 11월 22일 서울 7개 광역지회 출범식을 계기로 외식산업인을 대변하는 전국 단위의 단체라는 위상에 맞게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우리 농산물 직거래 협약(MOU)을 체결했다.

2012년 12월말 기준으로 aT의 사이버거래소에 등록된 B2B(기업 간 거래) 판매사는 1130여 곳으로, 협회는 수급 불균형과 가격 변동이 발생할 수 있는 특정 산지나 업체와의 직거래보다는 사이버거래소를 통해 외식업체가 희망하는 품목을 안정적으로 구매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한국외식산업협회 관계자는 “직거래 참여를 통해 약 5~10%의 원가절감이 가능하다”며 “직거래가 늘어나면 외식업계도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산지 직거래 비중 아직은 낮아
농림축산식품부의 ‘식품외식업체와 산지의 직거래 표준개발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외식업체의 식재료 구매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통로는 납품업자(37.5%)였으며 다음으로 비중이 큰 곳은 도매시장(23.6%)으로 조사됐다.

반면 개별 농민은 1.6%, 생산자 단체는 0.6%에 불과해 산지 직거래 비중이 현저히 낮은 상황이다.

이에 대한 원인으로는 외식 경영주들이 산지에 대한 정보를 정확히 알지 못하거나, 장기적인 계획이 아니라 단발성에 그치는 점, 산지에서도 외식업계의 니즈나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농수산물의 품질과 가격 차이가 지역과 생산자에 따라 천차만별인 탓에 산지 정보를 정확히 습득하지 않는다면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산지 직거래를 기대하기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 외식업체의 수요도 소비자의 기호, 혹은 트렌드에 따라 특정 식재료의 수요가 급증하거나 급감할 경우 가격 등락 폭으로 인해 직거래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계약재배나 공동구매의 경우 작황 부진으로 인한 가격 급등이 발생할 경우 거래 계약이 깨지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신선식품인 농산물의 경우 제철엔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지만, 제철이 지나면 가격이 급등하면서 외식업체가 최초 희망했던 수준의 가격으로 구매하기 어려운 점이 공동구매의 장애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다.

김세환 다담회 회장은 “다담회에서 식재료 공동구매를 의욕적으로 시작했지만 생산량 변화나 작황 부진 등으로 가격이 인상될 경우 구매 계약이 깨질 수 있다”며 “공동구매 대신 도매시장이나 농협 등을 통해 필요한 만큼의 식재료를 구하는 회원 업소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심지어 계약을 맺어놓고도 가격이 오르면 값을 더 쳐주겠다는 거래자에게 판매하는 산지 생산자도 있다”며 “일부 회원업소는 텃밭이나 직영농장을 운영해 안정적인 식재료 공급을 선택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외식업체와 산지 모두 윈윈할 수 있도록 산지 직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외식업체의 니즈에 부합되는 품질의 식재료 개발과 생산, 안정적인 물량 공급 시스템 구축, 산지와 외식업체 간 신뢰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식재료 정보 교류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박장희 기자 jang@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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