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식품, 사모펀드 ‘한앤컴퍼니’ 품으로
웅진식품, 사모펀드 ‘한앤컴퍼니’ 품으로
  • 김상우
  • 승인 2013.09.09 1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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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력 후보 ‘빙그레·신세계푸드·아워홈’ 고배
식품업계를 뜨겁게 달궜던 웅진식품 인수전에서 세간의 예상을 깨뜨리고 국내 사모펀드(PEF)인 한앤컴퍼니가 최종 승자로 등극했다.

웅진식품은 지난 2일 한앤컴퍼니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1부(수석부장판사 이종석)에 승인을 신청했다. 지난 8월 29일 본 입찰에 참여했던 빙그레, 아워홈, 신세계푸드, 푸드엠파이어는 한앤컴퍼니보다 낮은 가격을 써내 고배를 마셨다. 업계에서는 한앤컴퍼니가 제시한 가격이 1천억원 수준일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

당초 한앤컴퍼니는 웅진식품 인수전에서 유력후보로 거론되지 않았다. 그간 한앤컴퍼니는 대한시멘트, 유진기업의 광양공장, 코아비스 등 시멘트 기업과 자동차 부품 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했던 사모펀드로 식품업과 별다른 인연이 없었기 때문이다. 또한 전략적 투자자는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고려하고 장기적 투자 관점에서 현재 기업 가치보다 비싸게 인수할 수 있지만, 사모펀드는 투자금을 반드시 회수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달려 이들보다 낮은 가격을 써낼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이런 가정 하에 업계에서는 웅진식품 인수전을 빙그레와 신세계푸드의 2파전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빙그레와 신세계푸드 모두 900억원 이상을 써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앤컴퍼니와 약 100억원 가까이 차이가 났다.

인수 후보사의 한 관계자는 “한앤컴퍼니는 아예 경쟁자로 보지 않았는데 이렇게 높은 가격을 써낼지 전혀 몰랐다”며 “아무래도 식품 관련 업체들이 식품업계를 잘 알고 있다 보니 웅진식품의 인수 가격 최대치를 어느 정도 못 박아 둔 것이 패인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한앤컴퍼니가 제시한 웅진식품 인수가격 1천억원은 매각주관사인 삼성증권이 제시한 현금창출력 대비 기업가치(EV/EBITDA)의 14.9배에 달하는 규모다. 즉 웅진식품이 벌어들이는 현금 흐름으로 투자 회수까지 약 15년의 기간이 걸릴 수 있다는 해석이다. 통상 4~7년 정도 걸리는 사모펀드 투자 회수 기간을 감안하면 매우 부담스러운 가격대다.

한앤컴퍼니 관계자는 이번 인수에 대해 “높은 가격을 써냈다는 다수의 평가가 있지만 불황에도 음료 소비는 꾸준히 이뤄지는 만큼 관련 산업군의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웅진식품은 국내 음료시장에서 입지가 튼튼하고 영업이익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우량기업”이라고 말했다.

한편 웅진식품을 한앤컴퍼니가 가져가면서 최근 국내 식품외식 기업의 사모펀드 인수 흐름은 대세로 굳어져가고 있다. 지난 2011년 모건스탠리는 놀부NBG를, IMM프라이빗에퀴티는 할리스커피를, 씨티그룹 계열 투자회사인 CVCI는 BHC를 인수한 바 있다.

이 외에도 올해 초 국내 최대 규모 사모펀드인 MBK는 일본 3위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인 고메다를 사들였고, 미래에셋파트너스 6호 PEF는 미국 대표 커피 브랜드 커피빈 인수를 추진하는 등 사모펀드의 영향력은 국내를 넘어 해외까지 손을 뻗치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는 최근의 경기 불황과 상관없이 자금 동원 능력이 우수하다”며 “적당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분위기에서 식품외식업체의 꾸준한 실적에 큰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상우 기자 ksw@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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