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1일부터 6일까지 경기도 남양주시에서 열리는 ‘2013 남양주슬로푸드국제대회(이하 아시오 구스토)’에서 슬로푸드와 관련해 11개에 이르는 다양한 주제로 펼쳐지는 컨퍼런스는 놓치지 말아야 할 프로그램이다.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지역에서는 처음 개최되는 세계 3대 슬로푸드국제대회인 아시오 구스토 기간 중에 10월 2일부터 5일까지 남양주체육문화센터에서 진행되는 컨퍼런스는 음식문화와 먹을거리의 중요성을 되짚어보고 미각교육에서부터 농업과 생물의 다양성, 음식과 영성, 로컬푸드, 한국의 발효음식과 토종 종자 등 다양한 주제가 다뤄진다.

첫날인 2일에는 ‘음식과 정의, 평화(컨퍼런스1)’, ‘한살림 그리고 슬로푸드(컨퍼런스2)’, ‘로컬푸드, 다시 슬로푸드의 경계에 서다(컨퍼런스7)’를 주제로 각각 컨퍼런스가 진행된다.

음식과 정의, 평화를 주제로 하는 컨퍼런스1은 식량 정의(正義) 없이는 평화가 없음을 강조하며 아프리카 1천개 채소 농장을 비롯해 인도와 키르기스스탄, 인도네시아, 그리고 우리나라의 식량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계획과 활동들을 모색하고 공유한다.

이 컨퍼런스에서는 카를로 페트리니 슬로푸드 국제본부 회장이 ‘음식의 미래’를, 김성훈 슬로푸드문화원 명예이사장이 ‘아시아의 음식과 정의, 평화’를, 김종덕 아시오 구스토 집행위원장이 ‘평화를 위한 음식에 대한 실행계획’을 주제로 각각 발표에 나설 예정이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살림 그리고 슬로푸드를 주제로 하는 컨퍼런스2에서는 비슷한 시기에 시작된 우리나라의 한살림운동과 이탈리아의 슬로푸드 운동은 물론 각국의 농업 살리기 운동이 어떻게 진화돼 왔으며, 어떤 교훈을 주고 있는지 살펴본다.

로컬푸드를 주제로 하는 컨퍼런스7은 누가 생산해 어떻게 운송됐는지 알 수 있고, 최대한 가까운 곳에서 생태계의 순환 질서에 맞춰 생산돼 안전성과 친환경성이 담보되는 농산물인 로컬푸드와 슬로푸드를 이해하고 발전시키는 시간으로 진행된다.

이어 3일에는 ‘슬로푸드와 지미(知味)교육’을 주제로 컨퍼런스3이 진행된다. 이 컨퍼런스에는 음식을 먹을 때 맛의 근본을 인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나아가 자연 환경과 사회경제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통섭적 미각교육에 대해 논의한다.

또 ‘아시오의 농업과 생물다양성’을 주제로 음식의 다양성을 보호하고 환경과 땅을 지키는 슬로푸드 운동과 관련해 생물 다양성을 지키기 위한 아시아와 오세아니아의 다양한 사례 발표를 통해 대안을 모색해보는 컨퍼런스4가 진행된다.

이와 함께 ‘슬로푸드와 농장동물 복지’를 주제로 열리는 컨퍼런스8은 한국에서는 아직 대중적으로 확산되지 못한 농장동물 복지의 현실적이고도 사회적인 조건들을 진단한다.

4일엔 우리나라는 물론 중국과 인도네시아, 태국, 호주 등 다양한 국가의 발효 음식을 알아보는 컨퍼런스5, 음식을 먹는 행위에서 깨닫는 영성적 가치를 천도교, 천주교, 기독교, 불교의 관점에서 조명하는 ‘음식과 영성, 그리고 깨달음(컨퍼런스6)’이 진행된다.

이와 함께 수산물의 중요성을 재평가하고 지속가능한 어업의 방향을 모색하는 ‘갯살림과 바다맛(컨퍼런스9)’, 장류와 김치류, 전통주(막걸리), 젓갈류 등 한국의 대표 발효음식 네 가지를 조명하는 ‘한국의 슬로푸드(컨퍼런스10)’가 이어진다.

컨퍼런스 마지막 날인 5일엔 세계 음식유산등재 프로젝트인 ‘맛의 방주’에 처음으로 등재된 제주 푸른콩, 연산 오계, 울릉도 칡소와 섬말나리, 진주 앉은뱅이밀 등 한국의 5가지 토종 종자를 소개하는 컨퍼런스11이 펼쳐진다.

아시오 구스토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이번 컨퍼런스를 위해 20여개국 90여명의 분야별 저명인사들이 대거 방한할 예정이어서,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지역의 첫 슬로푸드국제대회인 아시오 구스토의 위상을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오 구스토 기간 동안 열리는 컨퍼런스는 인터넷(www.asiogusto.org)을 통한 사전 예약이나 현장 접수를 통해 참가 신청할 수 있다. 컨퍼런스1부터 6까지는 유료이며 7부터 11까지는 무료이다.

박장희 기자 jang@foodban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