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 60년, 쇠고기 2배 값에서 1/30로
설탕 60년, 쇠고기 2배 값에서 1/30로
  • 김상우
  • 승인 2013.11.11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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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당업계, ‘건강에 좋은 단맛’ 개발 심혈
국내 순수 기술로 설탕이 만들어진지 지난 5일로 60주년을 맞았다.

국내 최초로 설탕을 생산한 업체는 CJ제일제당(전신 제일제당공업)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 1953년 국내 생산기술과 시설이 전무한 상황에서 6·25 전쟁 여파로 소비재 품귀 현상이 벌어지자 이를 타개하기 위해 일본산 기계를 공수해오면서 설탕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CJ제일제당의 설탕 사업은 국민적 수요와 요구에 부응하면서 단기간에 시장 안착에 성공했다. 그 뒤로 삼양사가 1955년, 대한제당(전신 대동제당)이 1956년에 후발주자로 나섰으며 이들의 성공에 고무돼 여러 업체들이 설탕사업에 진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업체들의 잇따른 설탕 사업 진출은 공급과잉이란 문제를 낳기도 했다. 1956년 기준으로 설탕수요는 연 6만5700t이나 생산능력은 무려 15만t에 달했다. 이러한 상황은 설탕의 국내 수요를 단시일에 국산 제품으로 대체하는데 기여했지만 시장 쟁탈을 위한 동종 업체간 과당경쟁으로 인해 각 업체마다 적자운영에 시달리게 됐다. 결국 1958년 동양제당, 금성제당, 한국정당, 해태제과(제당부)가 설탕 사업에서 잇달아 철수했고 현재는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이들 3사는 현재까지 각각 50%, 30%, 20%의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1950년대부터 1994년까지 설탕을 수입제한 품목으로 지정해 설탕산업을 적극적으로 보호했다. 설탕시장이 개방된 이후에도 2010년까지 고율의 관세를 매겨 수입 설탕의 국내 진출을 사실상 차단시켰다. 그러나 공정거래위원회는 3사에 대해 1991년부터 2005년까지 설탕가격을 담합했다며 2007년 3사에 총 511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철퇴를 내리기도 했다.

현재는 설탕 시장이 3사에 편중된다는 지적에 따라 2010년부터 관세율을 대폭 낮춰 보호막을 걷어내는 정책으로 선회했다. 국내 설탕시장 규모는 약 1조원 가량이며 관세율이 낮아지면서 수입 설탕 비중도 꾸준히 늘어나 14% 안팎까지 치고 올라왔다.

제당업계는 지난 8월 정부가 설탕 관세율을 또 다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려고 하자 “해외 덤핑이 몰려올 경우 국내 제당산업의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60년간 국민의 설탕 소비량은 22배 정도가 늘어났다. 국민 소득의 증가와 외식 시장의 활성화, 다양한 가공식품군의 등장이 설탕 소비를 자연스레 늘린 것이다. 설탕이 처음으로 출시된 1953년의 1인당 연간 설탕 섭취량은 984g에 불과했으나 지난해는 22㎏을 기록했다.

생산량도 급증했다. 1953년 2만3900t에서 올해 40배가 늘어난 95만t 수준이 예상되고 있다. 가격은 당시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떨어졌다. 1950년대 국내산 설탕이 없었을 당시 수입 설탕은 근당 300환으로 쇠고기 가격의 두 배였다. 이제 설탕 1㎏은 1700~1800원(하얀 설탕 기준)으로 쇠고기값 4만~5만원(한우 등심 1등급 기준)의 30분의 1 수준이다.

한편 제당업계의 기술도 날이 갈수록 발전하고 있다. 과거의 설탕은 당도가 설탕의 200배나 되면서 칼로리가 거의 없는 인공감미료 ‘아스파탐’과 이의 주원료인 ‘페닐알라닌’에 주목했으나, 1990년대 들어 무충치 감미료인 ‘팔라티노스당’과 차세대 감미료인 ‘에리스리톨’이 그 자리를 대체하는 등 웰빙 바람을 앞세운 새로운 제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최근 CJ제일제당은 먹으면 살이 빠지는 설탕을 연구 중에 있으며, 각 업체들도 기능성 설탕 제품들을 개발하는 등 ‘안심하고 먹어도 되는 단맛’, ‘건강에 좋은 단맛’을 위해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김상우 기자 ksw@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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