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 김치, 내수·수출 ‘빨간불’ 켜졌다
포장 김치, 내수·수출 ‘빨간불’ 켜졌다
  • 김상우
  • 승인 2013.11.18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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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소비 둔화·日 수출 급감 … 업계 “해법 마련 힘 모아야”
국산 포장 김치가 김장철을 앞두고 수요가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다.

최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의 10월 포장 김치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5% 줄어들었다. 지난 8월과 9월 판매량 역시 전년과 비교해 각각 4.7%, 7.4% 줄어드는 등 3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찍었다. 이마트도 지난 5월 이후 포장 김치 판매가 평균 4~6%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10월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두 자릿수나 내려간 12.5%를 기록했다.

수출 실적도 비슷한 처지다. 지난 9월까지 주요 업체들의 포장 김치 총 수출액은 6763만6천달러며 지난해 같은 기간의 8017만7천달러에 비해 15.6% 떨어졌다.

업계에서는 급감 원인을 두고 올해 농산물 풍년으로 인한 배추와 무, 고추 등의 김치 재료 가격 폭락으로 김장에 직접 참여하는 인구가 늘어난 점과 중국산 저가 김치의 대량 유입 등을 주된 원인으로 보고 있다. 특히 포장 김치의 주요 수출 창구였던 일본은 최근 반(反)한류의 영향과 자국 내 김치 생산의 증가, 중국산 물량의 급증 등을 이유로 수출 물량이 감소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만 해도 김치 재료값이 크게 올라 포장 김치를 사 먹는 게 득이라는 판단이 많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달라져 집에서 담가 먹으려는 소비자들이 많아졌다”며 “일본 방사능 오염 공포 확산 등으로 내 손으로 만드는 게 더 안전하다는 인식이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포장 김치 업체 관계자는 “국내 김치 수출량의 60~70% 가량은 일본 시장에서 소비될 정도로 일본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며 “일본 시장 수요가 줄어들다 보니 전체 김치 수출 물량이 대폭 감소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에서는 한국 전통 김치보다 조금 덜 매운 그들만의 김치인 ‘기무치’의 소비가 늘어나고 있으며 대규모 물량과 낮은 가격을 내세운 중국산 김치가 빠르게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며 “일본에 편중된 수출 노선을 미국이나 유럽 등으로 확대해야 할 시기”라고 조언했다.

한편 중국산 김치의 파급력에 업계와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aT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지난해 일본을 비롯한 세계 62개국으로 김치 1억660만8천달러를 수출했으나 수입액은 1억1084만2천달러로 423만4천달러의 적자를 냈다.

배추 수입은 지난 2010년 배추파동 당시 500만달러까지 치솟다가 2011년 200만달러, 지난해에는 90만달러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국내 배춧값이 급등하면 배추 수입액은 다시 증가할 수밖에 없는 불안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구조에서 우리나라는 중국으로부터1억1082만6천달러의 김치를 수입해 중국의 최대 김치 수입국으로 부상했다.

이운룡 새누리당 의원은 “올 들어 8월까지 국산 김치 수출액은 6095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7101만달러보다 14.2%나 줄었으나 같은 기간 김치 수입은 12.4% 증가했다”며 “김치 무역 적자액이 765만8천달러에 이를 정도로 김치 수입국으로 전락했지만 정부는 이렇다 할 대책마련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상우 기자 k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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