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없는 국산 맥주는 오해 … 브랜드로 선택”
“맛없는 국산 맥주는 오해 … 브랜드로 선택”
  • 김상우
  • 승인 2013.11.24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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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선호도, 맛보다 브랜드·마케팅 영향으로 나타나
국산 맥주의 맛이 북한의 대동강 맥주보다 떨어진다는 논란에다 수입맥주 점유율이 높아지는 가운데 일반 소비자들의 맥주 선호도는 맛 자체보다는 브랜드나 마케팅의 영향을 더 받는다는 실험 결과가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문정훈 서울대 교수(식품비즈니스학)와 정재석 경희대 교수(국제마케팅) 등은 최근 마케팅관련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국내 맥주 맛 논란: 관능적 품질의 문제인가 브랜드 품질의 문제인가?’라는 주제의 논문을 통해 이같은 실험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팀은 시장 점유율을 기준으로 국내산 라거 맥주 3종과 수입 라거 맥주 2종(유럽 맥주·일본 맥주 각각 1종)을 골라 2개 그룹으로 나눈 소비자를 대상으로 각각 다른 방식으로 선호도 실험을 했다.

첫 번째 그룹(112명)에게는 상표를 가리고 맛을 보는 블라인드 테스트에 이어 상표를 노출한 상태에서 맛을 보는 브랜드 테스트(Brand test)를 진행했다.

또 두 번째 그룹(114명)은 블라인드 테스트 이후 실제 내용물과 상표를 다르게 매칭하는 페이크 브랜드 테스트(Fake brand test)를 통해 선호도 변화를 관찰했다.

블라인드 테스트 결과 두 차례의 실험에 참가한 226명 가운데 국내 맥주를 선호한다고 밝힌 참가자는 160명(70.8%)이었고, 외국 맥주를 선호한다는 참가자는 66명(29.2%)에 불과했다.

그러나 브랜드를 부착한 상태에서 테스트한 결과, 수입 맥주를 선호한다는 응답자가 119명으로 국산 맥주를 선호한다는 응답자(107명) 수를 넘어섰다.

실제 제품 브랜드를 부착한 경우(참가인원 112명) 국산 맥주를 선호한다는 참가자 비율은 66.1%(74명)였고, 수입 맥주 선호 비율은 33.9%(33명)로 상표를 가린 상태의 실험 때보다 높아졌다.

특히 가짜 브랜드를 부착한 경우(참가인원 114명) 수입맥주 선호 비율이 71.0%(81명), 국산 선호비율이 29.0%(33명)로 선호비율이 역전되는 현상마저 보였다.

브랜드를 가린 상태에서는 국산 맥주, 상표를 드러낸 실험에서는 외국 맥주 선호도가 더 높게 나타나는 결과가 나왔다. 이와 함께 상표를 가린 상태에서는 112명의 참가자 가운데 수입맥주 비선호 비율이 64.3%(72명), 국산맥주는 비선호 비율은 35.7%(40명)였다. 반면 상표를 드러낸 상태에서는 국산과 수입맥주 비선호 비율이 각각 50%(56명)를 보였다.

연구진은 “소비자들이 맥주에 대해 일관적이지 않은 선호도를 보인다는 것이 실험을 통해 확인됐다”며 “맛과는 별개의 요소가 맥주 선호도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추론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추론은 국내 맥주가 수입산보다 맛없다는 논란에 의문을 제기하고 국내 소비자들의 선호도는 마케팅적 요인으로 결정된다는 것을 암시한다.

문정훈 교수는 “국내 맥주 시장이 과점 체제인 데다 라거 맥주 일변도여서 다양성이 떨어지는 것은 분명하지만 국산 맥주 맛이 떨어진다는 평가는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휴대전화나 TV 등 전자제품의 경우 우리 상품에 대한 만족도가 높고 자부심이 있는 반면 식품의 경우 유독 자기비하가 심하다”며 “우리 식품도 세계 어느 나라와 견줘도 나쁘지 않다”고 강조했다.

박장희 기자 jang@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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