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불편보다 편견의 벽 허물어 기뻐요”
“장애 불편보다 편견의 벽 허물어 기뻐요”
  • 김상우
  • 승인 2014.01.13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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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스코 장애인 첫 우수사원에 최문정 사보텐 사원 선정
“부족한 저에게 모두가 친절히 대해주시고 잘 가르쳐주셔서 즐겁게 일할 수 있었어요. 하루하루가 즐겁고 앞으로도 더 많은 걸 배우고 싶습니다.”

백만불짜리 미소를 만나는 모든 이들에게 선사하는 최문정 사원(22). 최 사원은 지적 장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2년 3개월 장기근속의 성실함을 자랑하면서 장애인 최초로 아워홈의 자회사인 (주)캘리스코의 우수사원에 선정됐다.

지난 2일 캘리스코의 돈가스 전문점 사보텐 압구정점에서 만난 최 사원에게 인터뷰를 청하자 전 직원들은 최 사원을 칭찬하려 달려든다. 일대일 대면 인터뷰가 힘든 탓이기도 했지만 그동안 그녀가 보여줬던 성실함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는 시대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 장애인에 대한 편견은 많다. 더구나 외식업은 순발력을 요구하는 특성 탓인지 장애인의 채용을 사실상 기대하기 힘든 형편이다. 최 사원은 이러한 고정관념의 벽에 아랑곳하지 않고 장애인도 외식산업의 일원으로 훌륭하게 자리매김할 수 있음을 증명해 보인 사례다.

최 사원이 입사한 후 멘토 역할을 자청하는 등 세심한 배려를 거듭했던 노명주 주부사원은 “저 역시 처음엔 선입견에 사로잡혀 문정이가 얼마나 일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다”고 입을 뗀다. 하지만 “한번 가르쳐준 일은 절대 잊어버리지 않고 힘들다는 말 한마디 안 할 정도로 일을 즐기면서 한다”며 “이런 성실함과 긍정적인 자세, 항상 웃는 모습은 서비스가 경쟁력인 외식업의 특성에 딱 맞아 떨어지는 부분”이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사보텐 압구정점 직원들은 최 사원의 성실함에 혀를 내두른다. 비가 오든 눈이 오든 항상 20분 먼저 출근하는데다 남들에게 뭐 하나라도 도움의 손길을 주려 분주하게 움직인다. 처음엔 음식 조리 보조로 시작했던 업무가 지금은 간단한 서빙까지 맡을 정도로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 특히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를 예상할 때마다 한 번도 틀린 적이 없다고 한다. 이는 고객 수에 따라 메뉴 및 식재의 양을 사전 예측해야 하는 외식업의 특성상 매우 귀한 능력임이 분명하다.

노 사원은 “일을 배우는 게 남들보다 조금 늦을 뿐이지 전체적으로 본다면 일반인에게 뒤쳐질 것 없는 뛰어난 인재”라며 “갈수록 발전하는 모습과 윗사람을 잘 따르려는 모습 등 많은 이들에게 기쁨을 주고 또 한편으론 많은 동기부여도 한다”고 거듭 칭찬한다.

최 사원에게 장래희망을 물어보자 쑥스러운 표정으로 사회복지사가 최종 목표라고 했다. 장애인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조금이나마 돕겠다는 간절함이 묻어난다.

우수사원 선정 격려금을 어디에다 쓸 계획이냐고 물어보자 가장 먼저 회사원들에게 한턱 내고 싶단다. 인터뷰 내내 즐거운 표정을 숨기지 않는 최 사원을 보니 “장애는 불편하지만 불행한 것은 아니다”라는 헬렌 켈러의 말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한편 사보텐을 운영하는 캘리스코는 지난해 고용노동부로부터 ‘고용창출 100대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90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가운데 비정규직 인원의 정규직 전환과 만 50세 이상의 시니어 인력의 채용, 장애인 채용, 고졸사원 채용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외식업계 일자리 창출에 모범이 되고 있다.

앞으로 장애인들을 우리 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으로 서게 하려면 캘리스코와 같은 사회적 책임에 최선을 다하는 기업들이 더 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종관 캘리스코 인사팀장은 “착한 경영을 선도하려는 노력들이 고용창출 100대 우수기업 선정으로 이어졌다”며 “앞으로도 정규직 일자리 창출과 소외계층 채용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열린 기업 문화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김상우 기자 k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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