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메이커’ 건강기능식품을 잡아라
‘트렌드 메이커’ 건강기능식품을 잡아라
  • 김상우
  • 승인 2014.01.14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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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제품군 경쟁 치열 … 소비자 관심 갈수록 증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지난 2012년 기준 1조4091억원의 매출 규모를 보이고 있다. 이는 전년 대비 3% 증가에 그친 결과이나 2008년부터 두 자릿수의 고공성장을 거듭했기에 당분간 꾸준한 성장이 가능하다는 전문가들의 견해다.

업계 관계자들은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를 두고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증가, 40대에서 30대 이하까지 내려온 폭넓은 소비층, 높은 마진률에 각 업체들의 시장 참여 확대, 다양한 기능성 원료 발굴과 신제품 출현 등을 성장 원동력으로 꼽는다. 매년 다양한 신제품이 나와 시장의 트렌드가 빠르게 바뀌는 건기식 시장을 조명해보면서 소비자들의 올바른 선택요령을 살펴본다.

박영진 씨(43)는 건기식을 매우 신뢰한다. 그가 하루에 섭취하는 건기식은 종합비타민, 홍삼, 오메가3, 클로렐라, 프로바이오틱스 등 무려 5가지나 된다. 박 씨는 “직장 생활이 바쁘다보니 평소 건강을 못 챙기는 것 같아 되도록 건기식을 챙겨먹으려 한다”며 “주위에서 좋다고 알려주는 건기식은 한 번씩 눈여겨본다”고 말했다.

●건기식, 알고 먹어야 효과
건기식은 말 그대로 건강에 도움이 되는 식품이다. 그러나 박 씨처럼 주위에서 좋다고 말하는 건기식을 모두 섭취하려다간 큰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뿐만 아니라 되레 역효과까지 불러올 수 있다.

우선 식약처가 부여한 인증마크부터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인증마크가 없는 제품들은 ‘개별인정형 원료’와 ‘고시형 원료’에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개별인정형 원료는 식약처가 기능성을 인정한 원료를 말하며, 개별인정형 원료로 인정받은 지 3년이 지났거나 해당 원료를 가지고 3개 이상 영업자가 입증을 받았다면 고시형 원료로 전환할 수 있다.

고시형 원료는 새로운 원료를 개발한 업체 외에도 타 업체까지 그 원료를 제품화할 수 있게 사용권 제한이 풀린 것이다. 현재까지 개별인정형 원료는 150여종이며 고시형 원료는 83종이다. 특정 질병을 앓고 있다면 건기식 복용에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 당뇨병이 있다면 홍삼과 글루코사민을 무조건 피해야 한다. 홍삼과 글루코사민을 과다 섭취할 경우 혈당 수치가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고지혈증이나 고혈압 환자는 오메가3지방산을, 갑상선 질환자는 항산화 제품에 포함된 셀레늄이 항진 증상을 더 심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만성 두통이 있다면 혈관을 확장하는 마그네슘을 먹지 않는 게 좋다. 통풍 환자는 나이아신과 비타민C 과다 복용을 삼가야 한다. 또한 20대에는 종합비타민(비타민B군)과 비타민C를, 노화가 시작되는 30대부터는 항산화제인 코큐텐과 리코펜을, 40대에는 혈액순환을 돕는 비타민E를 섭취하는 것이 좋다.

대다수의 전문의들은 몸에 좋을 것이란 막연한 믿음보다 사전 지식을 갖고 자기에게 맞는 건기식을 꼼꼼히 살펴봐야 효능을 배가시킬 수 있다고 조언한다.

●제품군 춘추전국시대
시장을 지배하는 건기식은 홍삼을 필두로 비타민, 알로에, 오메가3, 프로바이오틱스, 프로폴리스, 블루베리, 아사이베리, 홍초, 로열젤리, 코엔자임, 글루코사민, 클로렐라 등이다. 식약처에 등록된 250개의 원료로 건기식을 만들겠다고 신고한 품목만 1만2천개에 달하며 현재 5100여종의 제품이 생산되고 있다. 생산량 기준으로는 홍삼, 비타민, 알로에 순이나 오랫동안 높은 성장세를 구가했던 홍삼이 2012년 처음으로 매출 하락세를 보였다.

2012년 기준 홍삼의 생산액은 6484억원으로 전년 7191억원보다 9.8% 줄었다. 전체 건강기능식품 생산액 중 홍삼제품이 차지하는 비율도 2011년 53%에서 46%로 뚝 떨어졌다. 홍삼 시장의 70%를 장악하고 있는 KGC인삼공사 관계자는 “1996년 홍삼 전매제도가 폐지된 후 뿌리삼에서 농축액 형태로 먹기 편한 제품을 선보이면서 홍삼 매출이 급속도로 늘어났다”며 “그러나 경쟁 업체의 증가와 저가형 제품의 등장, 소비자의 건기식 선호도가 다양해지면서 성장세가 한풀 꺾였다”고 진단했다.

홍삼에 이어 매출 2위인 비타민은 현재까지 비타민C 비중이 가장 높지만 비타민B와 D군이 성장하는 추세다. 성장 속도가 매우 빨라 조만간 홍삼에 버금가는 규모가 예상된다. 최근에는 점유율이 미미했던 프로바이오틱스가 급성장세를 보이는 것도 눈길을 끈다. 프로바이오틱스의 유익한 균은 면역세포의 기능을 활성화시키면서 면역력을 높여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열젤리와 같이 꿀벌과 관계있는 프로폴리스도 면역력 향상 효과가 밝혀지면서 소비자들에게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또한 숙취 해소에 도움을 주는 헛개나무 추출물은 식약처의 인정을 받은 후 여러 업체들이 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한국야쿠르트는 지난해 11월 ‘쿠퍼스 프리미엄’을 출시하며 연간 1천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가 지난해 11월 건기식 관련 업계 마케터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프로바이오틱스는 28%의 지지도를 받으며 올해 가장 주목받을 건기식 성분 및 소재로 채택되기도 했다. 이 밖에 홍삼과 비타민은 13%, 오메가3 9%, 식이섬유 8%, 가르시니아캄보지아추출물 7%, 알로에 3% 순이었다.

올해 건기식 시장을 주도할 소비자 연령층은 40~50대의 갱년기 여성과 미용에 관심 있는 20~30대 여성이 각각 39%, 35%를 차지해 여성들의 소비가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나경호 대상웰라이프 본부장은 “앞으로는 2030 여성들을 타깃으로 한 체지방 감소제품이나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소용량, 소포장 제품 등이 트렌드를 주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규제 풀어야 시장 활성화
건기식 시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정부의 각종 규제가 풀려야 시장이 더욱 활성화되리란 반응이다. 정부도 업계의 이러한 고충을 반영하고자 올해부터 건기식 관련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금까지 건기법에 따른 판매자 교육과 신고 등 까다로운 절차 때문에 대형마트, 편의점 등 기존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던 대기업들은 활발한 참여가 어려웠다. 대신 다단계, 방문판매 등 직접 판매업체들은 건기법을 잘 활용하며 시장을 주도했다. 또한 기능성 표현에 제약이 많은 것도 시장 성장의 걸림돌이다. 건기식과 일반 식품의 가장 큰 차이는 제품에 기능성을 표시할 수 있다는 것이나 표현이 극히 제한돼 소비자들의 이해가 어렵다. 예를 들어 ‘혈행개선’, ‘항산화효과’, ‘체질개선’ 등 애매모호한 표현만으로는 해당 제품의 특성을 알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런 이유로 그동안 건기식 시장은 클로렐라, 글루코사민, 감마리놀렌산, 쏘팔메토 등 특정 기능성 성분이 일시에 떴다가 져버리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 반면 소비자들의 이해도가 높은 홍삼, 비타민은 꾸준하게 판매되고 있다.

어려운 기능성 표시는 대형마트나 백화점보다 직접 판매 채널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직접 판매의 경우 판매자가 소비자와 대면해 제품의 특징과 기능성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직접 판매 채널들이 시장을 주도하면서 국내 건기식 시장은 제품 가격이 매우 높게 형성돼 있다. 보통 직접 판매 채널들은 판매원에게 제품 가격의 절반 정도를 분배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어 제품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건기식이 다양한 유통 채널을 가져야 가격도 낮출 수 있고 보다 많은 소비자들이 건기식을 구매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진다”며 “편의점이나 슈퍼마켓에서 건기식 판매가 정착된다면 음료 등 일반 식품 분야에서 더욱 활발한 연구개발과 신제품 출시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김상우 기자 ksw@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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