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원 뷔페’ 2030女心 유혹 / FR, 가격은 낮추고 메뉴는 고급화
‘만원 뷔페’ 2030女心 유혹 / FR, 가격은 낮추고 메뉴는 고급화
  • 김상우
  • 승인 2014.01.20 05: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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뷔페와 패밀리레스토랑은 국내 외식산업의 태동과 함께 발달해왔다. 그간 국내 외식 트렌드와 경기 불황의 파고에 수많은 브랜드가 부침을 겪었지만 이를 견디고 살아남은 각 브랜드는 절치부심해 새로운 트렌드를 탄생시키기도 했다. 현재 국내 뷔페•패밀리레스토랑 업계는 고품질 저가격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춰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 뷔페-가격•타깃 세분화
불황에 가장 각광받는 외식아이템은 단연코 뷔페다. 정가를 지불하면 수십여 종에서 많게는 수백여 종의 다양한 메뉴를 양껏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2000년대 중후반 시푸드 뷔페가 큰 인기를 끌며 당시 객단가 3만원 안팎으로 상대적으로 고가였음에도 외식업계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다가 2000년대 후반 경기 불황이 이어지며 중저가를 내세운 뷔페들이 급증했다.


●만원짜리 한 장으로 뷔페를
2003년 (주)이랜드파크 외식사업부가 론칭한 애슐리는 평일 런치 가격이 9900원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고객들은 1만원도 안 되는 가격에 뷔페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 열광했다. 애슐리는 유통 강자 이랜드의 인프라를 활용해 유통매장 내에 점포를 내 임대료를 절감하고 브랜드 광고와 홍보를 하지 않는 대신 그 비용을 식재료 구입비로 돌리는 전략으로 9900원 가격을 고수, 중저가 뷔페의 대표 브랜드로 굳건하게 뿌리 내렸다.

애슐리가 인기를 얻자 업계는 중저가 브랜드를 속속 론칭하기 시작했다. 아모제푸드가 2009년 론칭한 엘레나가든은 허브가든을 모티브로 한 이탈리안 가정식 뷔페다. 가격은 평일 점심 1만900원, 주말 기준 1만6900원으로 피자와 파스타 등을 맛볼 수 있다.

프리미엄 시푸드뷔페인 마키노차야를 운영하는 (주)엘에프푸드는 최근 중저가 브랜드인 엘블루를 선보였다. 실속을 중시하는 2030여성의 소비 패턴을 고려해 1만원대의 가격으로 시푸드와 샐러드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합리적인 가격대에 와인과 맥주까지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어 주말에는 줄 서서 기다리는 고객들이 빼곡할 정도다.

이 밖에도 천안, 대전, 전주 등 지방권역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올댓바베큐와 바이킹을 운영하는 (주)아시아키친이 중저가로 내세운 델리 뷔페 원웨이 등이 있다. 또 최근 CJ푸드빌이 론칭해 단시간에 업계 강자로 부상한 한식 뷔페 계절밥상은 평일 점심 1만3900원으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토다이코리아가 운영하는 에델바이스 역시 저녁 가격은 2만원대 초중반을 웃돌지만 평일 점심은 1만4500원이다.

한편 대기업의 중저가 뷔페 신규 론칭도 눈에 띈다. 지난해 론칭해 백화점이나 대형 마트에 입점해 있는 프리가는 삼성웰스토리(구 삼성에버랜드)가 운영한다. 지난해 11월 죽전 이마트에서 푸드코트를 리뉴얼해 오픈한 브런치 뷔페 에그톡스는 신세계푸드 계열이다. 그러나 해당 기업 관계자들은 새로운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것을 꺼리는 눈치다. 이는 외식업이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됐기 때문에 언론 노출 등으로 괜한 ‘뭇매’를 맞게 될 것을 우려해서로 보인다.
삼성웰스토리 관계자는 “프리가는 신규 외식 브랜드가 아니라 백화점이나 마트 내의 푸드코트를 뷔페 형식으로 선보인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호텔수준의 뷔페도 더 싸게
2010년 이후 새로 론칭한 뷔페 브랜드 중 평일 점심 기준 2만원 이상의 가격을 적용하는 곳은 찾아보기 어렵다. 특히 CJ푸드빌이 운영했던 씨푸드오션이 지난해 철수했으며 피셔스마켓 역시 오는 2월말까지만 운영하기로 결정, 중고가 뷔페의 운영이 순탄치 않은 상황임을 가늠케 한다. 그러나 어려운 환경 속에서 기존 브랜드들은 생존을 위한 치열한 전략을 펼치며 재기를 노리고 있다.

바이킹스는 지난 2011년 브랜드 리뉴얼을 통해 방대한 메뉴의 가짓수를 대폭 축소하는 대신 개별 메뉴의 퀄리티를 높였다. 또 식재 원가를 절감하기 위해 랍스터 등 고가의 메인메뉴를 없애고 샤브샤브와 스시에 포커스를 맞췄다.

국내 소비자한테는 시푸드 뷔페로 잘 알려진 토다이는 인터내셔날 퀴진을 선보였다. 대형 매장에서 선보이는 양식, 중식, 일식에 브라질리언 바비큐 등 250여 가지의 메뉴는 맛과, 퀄리티, 구성에 있어 고급 호텔 뷔페에서 맛볼 수 있는 메뉴와 크게 다르지 않아 호응을 얻고 있다.

에비슈라는 최근 힐링콘셉트를 적용해 압구정점을 리뉴얼 오픈했다. 매년 매출 성장이 큰 폭으로 떨어져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에비슈라는 지난해 워커힐호텔 조리팀장 출신의 대표를 영입하고 셰프들 역시 호텔 뷔페와 레스토랑 출신으로 구성했다. 디저트까지 전문 파티셰를 기용하는 등 메뉴와 서비스 모두 호텔 수준으로 맞췄다.

마키노차야는 할인 없는 프리미엄 전략으로 매년 7%대의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주말 가격 4만5천원에 달하는 비교적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는 대신 다른 식재에 비해 원가율이 높은 해산물을 아낌없이 사용, ‘비싼 만큼 퀄리티 높은’ 뷔페의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호텔 뷔페, 비싸도 OK!
호텔 뷔페는 1인당 10만을 넘나드는 고가에도 그 맛과 퀄리티로 소비자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수많은 호텔 뷔페 중에서도 가장 좋은 평을 받고 있는 것은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호텔의 포시즌, 웨스틴조선의 아리아, 롯데호텔서울의 라세느 등이며 이들은 평일 점심에도 7만~8만원, 주말 저녁에는 약 10만원의 고가다. 그러나 이들의 장점은 랍스터나 푸아그라 등 단품으로도 값비싼 메뉴를 뷔페에서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전문가는 “소비자들이 비싼 가격에도 호텔 뷔페를 선호하는 것은 음식의 맛은 물론 조리과정의 위생이나 식재의 안전성 등을 신뢰하기 때문으로 여겨진다”며 “검증된 호텔의서비스도 호텔 뷔페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이유 중 하나 일 것”이라고 말했다.

◇ 패밀리레스토랑 - 캐주얼다이닝
1988년 코코스 신사1호점을 시작으로 국내에 도입된 패밀리레스토랑은 1992년 T.G.I.프라이데이스가 양재1호점을 론칭하고 빕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베니건스 등 다양한 패밀리레스토랑 브랜드들이 본격적으로 국내에 진출하며 활황을 맞았다.

선진화된 서비스와 레스토랑 경영기법을 통해 국내 외식산업의 수준을 향상시키는데 일조했던 패밀리레스토랑은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 당시에도 선전하는 등 다른 외식업체의 부러움을 샀다. 그러나 2000년대 중후반 웰빙 열풍과 함께 시푸드 레스토랑이 인기를 얻기 시작하면서 패밀리레스토랑의 인기 역시 하락세에 놓이게 된다.

패밀리레스토랑 업계는 돌파구를 찾기 위해 콘셉트 변화, 전략적 메뉴 강화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FR, 고품질 저가격 캐주얼다이닝
최근 패밀리레스토랑은 캐주얼다이닝을 지향하며 고품질 저가격 정책을 도입하는 추세다. 애피타이저부터 메인디쉬, 디저트까지의 풀코스 메뉴를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함으로써 고객을 유인한다.

지난해 4월 T.G.I.F는 하루종일 할인혜택이 적용되는 3코스밀(3 Course Meal)과 99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어메이징 런치를 선보였다. 기존의 런치세트의 메뉴 선택 항목이 다양하지 못했다는 점을 보완해 메뉴 선택의 폭까지 다양하게 넓히며 본격적인 패밀리레스토랑 가격경쟁에 불을 붙였다.

베니건스는 지난해 9월부터 국민가격제를 실시하고 있다. 국민가격제는 베니건스의 인기메뉴 1만원, 스테이크 메뉴 2만원에 제공하는 정책으로 기존의 맛과 퀄리티는 유지하면서 가격대를 파격적으로 낮췄다. 특히 기존 베니건스에서 적용되던 제휴할인 혜택이 국민가격제에는 적용이 안 되는 점이 눈에 띈다. 이 같은 제휴 할인이 없어도 충분히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소비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의 전언이다. 베니건스는 “패밀리레스토랑의 가격대가 상대적으로 높아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라며 소비자들의 부담을 덜고 방문객을 늘리기 위한 전략으로 국민가격제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는 1만890원의 저렴한 메뉴부터 3만3550원 메뉴까지 총 21종의 런치세트를 구비했다.
아웃백 관계자는 “패밀리레스토랑이 특별한 날에만 찾는 곳이 아닌 평소에도 부담 없이 외식할 수 있는 공간으로 인식되도록 꾸준히 마케팅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빕스는 메인메뉴를 주문하면 애피타이저부터 디저트까지 다양한 메뉴가 준비된 샐러드바를 이용할 수 있는 만큼 런치코스 메뉴를 따로 구비하진 않았다. 그러나 일부 스테이크 메뉴의 용량을 줄이고 가격을 낮춰 상대적으로 저렴한 점심 메뉴를 선호하는 고객들의 기호를 반영했다.


●어퍼•파인다이닝으로 고급화
1세대 패밀리레스토랑들이 가격대를 낮춰 소비자들에게 문턱을 낮춘 것과 반대로 가격대는 다소 높지만 고급스러운 콘셉트로 프리미엄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어퍼다이닝과 고급 파인다이닝의 약진도 두드러진다.

더스테이크하우스바이빕스는 매일 엄선된 최상의 재료, 대한민국 최고 수준의 R&D 셰프팀에 의해 재해석된 창의적인 요리와 고급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대한민국 최초 미슐랭 가이드 스타 레스토랑 등극을 목표로 음식, 서비스, 위생, 설비 등을 엄격한 미슐랭 가이드라인에 맞췄다.
SG다인힐이 운영하는 붓처스컷은 드라이에이징 숙성을 거친 스테이크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또 마스터 소믈리에에게 검증받은 와인 리스트를 구비해 고급 레스토랑의 면모를 갖췄다.

이 밖에도 마늘을 테마로 다양한 메뉴를 제공하는 테마 레스토랑 매드포갈릭, 제철 메뉴로 신선함을 살리고 오픈 키친으로 시각적인 효과까지 더한 블루밍가든 등이 어퍼다이닝을 앞세워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임윤주 기자 lyj1188@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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