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시장 주도권 경쟁 따라 투자 집중 … 경기불황 속 시장 한계 노출
국내 식자재 유통 1위인 CJ프레시웨이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8.1% 감소한 84억원으로 집계됐다고 지난 6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0.2% 증가한 1조8768억원이며 당기순손실은 141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5.2% 감소한 27억원, 매출액은 6.5% 줄어든 4607억원, 당기순손실은 97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정연우 대신증권 연구원은 “축산물 시세 하락 및 수산물 수요 감소로 4분기 실적이 부진했다”면서 “부실재고 소진을 위해 올해 1분기 추가 손실 반영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CJ프레시웨이 측도 “축산물 시세 변동에 따른 손익 악화 때문”이라며 부진 원인을 설명했다.
신세계푸드 역시 지난달 공시를 통해 지난해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33.9% 줄어든 226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7213억이며 당기순이익은 30.3% 감소한 193억원이다.
신세계푸드 측은 “영업이익 감소는 단체급식 사업부문 노무비 증가(최저시급 인상)와 대형마트 의무휴일제에 따른 영업일수 감소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아워홈은 지난해 매출이 소폭 하락했으며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동원홈푸드 등은 소폭 증가에 그쳤다. 업계에서는 이들의 영업이익이 모두 전년 대비 하락치를 면키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영업이익 하락의 주된 원인을 식자재 유통에서 찾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업체들이 식자재 유통의 고성장에 주목하면서 초기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고자 투자를 거듭하고 있다”며 “그러나 마진율이 1%에 그치는 등 매우 낮은 실정이라 이를 규모의 경제로 풀어나가야 하지만 쉽지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대 시장으로 볼 수 있는 외식 부문은 경기침체와 단발성 거래가 빈번해 급식 등의 자체 시장 소화에 의지하고 있다”며 “식자재 유통이 분명 매력적인 사업임은 분명하나 대기업이 본격적인 성과를 내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가영 NICE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신규 진출 회사들의 경우 당분간 경쟁력 확보를 위한 추가적인 물류시설 투자 및 운전자금 부담이 불가피 하며, 지속적인 대기업 진출로 초기 진입자 대비 경쟁 상황 및 중소 식자재 유통상인의 반발도 심화될 것”이라며 “식자재 유통사들은 충분한 초기 자금조달 여력뿐 아니라 재무안정성 유지를 위한 재무적 융통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각 업체들은 올해 적자 구조 개선을 위해 활발한 투자 전개보다 기존 사업의 내실 다지기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로에서 시작한다는 각오로 무리한 사업 추진보다 현재의 사업을 어떻게 극대화할 수 있느냐에 초점을 맞추려 한다”고 말했다.
김상우 기자 k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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