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정성 담은 김밥의 20년 역사

김용만 (주)김家네 회장 이인우l승인2014.04.07l82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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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만 (주)김家네 회장은 초심을 잊지 않고 호시우보의 자세를 유지하고자 사무실의 호랑이 그림을 지켜보며 마음을 다진다.
국내 김밥 프랜차이즈의 효시인 김家네는 일단 이름을 기억하기 쉽다. 상호만 들어도 친숙하고 따스한 느낌을 갖게 된다.

일반적으로 김가, 이가 등은 김씨나 이씨 등을 낮춰 부르는 말이다. 성(姓)에 붙이는 씨(氏)는 존칭의 뜻을 담은 반면 가(家)는 상대적인 낮춤말이다. 따라서 김씨 성을 가진 사람이 자신의 가게에 본인의 성을 붙일 때는 겸양의 뜻을 담아 ‘김가’로 칭하는 게 맞다.

김밥 브랜드 김家네는 이런 단편적인 겸양의 뜻을 넘어 보다 친숙한 이미지까지 전한다. 집에서 장만한 김밥의 이미지가 떠오르기 때문이다. 풍족하지 않았던 1960~1970년대 김밥은 웬만큼 사는 집에서도 소풍날에나 한 번 맛볼 수 있는 별미 중의 별미였다.

새벽부터 밥을 지어 한 김 식힌 뒤 참기름과 깨소금으로 간을 잡고 한 줄 한 줄 김밥을 말면 고소한 냄새가 집안 가득 퍼졌다. 가지런히 썰어 나무를 얇게 켜 만든 도시락에 차곡차곡 담은 뒤 남은 꼬투리는 소풍날 아침 밥상의 최대 호사였다.

김家네는 이런 김밥에 얽힌 풍경을 고스란히 떠올리게 한다. 이 때문에 크지 않은 김家네 가맹점 앞을 지날 때마다 중장년층은 어린 시절 김밥의 추억을 떠올린다.

그런 김家네가 청소년기를 지나 약관의 20살 청년이 됐다. 이달 5일 김家네는 창사 20주년을 맞았다. 약관의 김家네를 이끌어온 김용만 회장을 만났다.

▲창사 20주년을 맞아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브랜드 하나로 20년 동안 사업을 해온 일을 잘했다고 해야 할지, 아니면 진취적인 면이 부족하다고 해야 할지 쉽지 않다. 하지만 강산이 두 번 변하도록 하나의 브랜드를 발전시켜온 일은 괄목할만한 일이라고 평가해도 무방하다.

지난 20년 동안 김家네가 대한민국의 프랜차이즈 역사를 새롭게 쓰지 않았냐는 생각이다. 일본 외식업계의 사례와 같이 장인(匠人)정신을 바탕으로 대를 이어 하나의 브랜드를 유지하려 노력해 왔다. 지금까지 일군 성과에 나름대로 자부심을 갖고 있다. 또 앞으로 새로운 트렌드를 접목하기 위해 다시 한 번 노력하고 있다.

▲지금까지 김家네를 이끌어오면서 남다른 경영철학이 있을 것 같은데
초심을 지키고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각오를 항상 다지고 있다. 또 주위 여건을 엄밀하게 살피면서 행보는 신중하게 하는 ‘호시우보(虎視牛步)’의 자세를 지키고자 한다. 이런 마음가짐을 잃지 않기 위해 사무실의 호랑이 그림을 항상 지켜본다.

외식업을 하면서 냄비에 금세 끓여낸 맛이 아니라 가마솥에 은근한 불을 지펴 맛있는 밥을 짓는 마음가짐도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맛을 바탕으로 세계 무대로 진출을 시도했고 성공적인 결과를 일궈내고 있다.
▶ 김용만 (주)김家네 회장이 창사 20주년을 맞아 소회를 털어놓고 있다.
▲지난 20년 전 대학로에서 사업을 시작했을 때 상황과 기억에 남는 이야기가 있다면?
본격적인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한지는 20년째지만 대학로에 김밥집을 낸 것은 23년 전이다. 당시 분식집 등에서 파는 김밥은 2~3종의 메뉴에 속 재료도 5~6가지에 불과했다.

또 김밥을 한꺼번에 많이 장만해두고 주문하면 꺼내 썰어주는 방식이었다. 김家네는 이런 관행에서 벗어나 속재료를 크게 늘리고 쇼윈도를 통해 주문과 동시에 김밥을 싸는 시뮬레이션 방식을 선보였다.

이런 방식이 참신한 퍼포먼스로 알려지면서 손님들이 가게 앞에 항상 20~30m씩 줄을 서 기다리는 등 큰 인기를 모았다.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아이디어였다. 그때 길게 줄을 선 손님들의 모습은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게 남아있다.

그때 시행한 새로운 아이디어는 요즘 얘기하는 창조경제와 다름 아니라고 생각한다. 김家네의 이런 방식이 확산되면서 지난 20여 년 동안 전국 김밥 대부분의 속 재료가 8~10가지로 늘어나는 등 외식업뿐만 아니라 식자재 관련 업계의 발전에도 기여하게 됐다.

▲김家네가 가진 다른 브랜드와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먼저 본사의 R&D센터를 통한 지속적인 맛과 품질관리가 강점이다. 고객의 소비 성향과 수익성, 대중성을 기반으로 지속적인 메뉴 개발을 진행한다. 최적의 품질 유지를 통한 조리품과 소스의 생산에도 주력하고 있다.

업계 최고의 프랜차이즈 직배송 시스템도 빼놓을 수 없다. 콜드체인 시스템을 갖춘 직영 배송 차량을 통해 전국 각 지역에 안정적으로 식자재를 배송하고 있다. 이를 통해 각 가맹점은 원활한 재고 관리는 물론, 고객에게 언제나 신선한 메뉴를 제공할 수 있다.

이는 가맹점 운영의 효율성 증대라는 결과를 낳고 있다. 마지막으로 체계적인 가맹점 표준화 관리도 김家네만의 장점이다. 각 가맹점마다 영업, 슈퍼바이저(SV), 교육강사(MV) 등 3명이 한 조가 돼 매출 향상과 운영의 편리성, 위생, 환경개선 등 가맹점의 표준화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家네는 2004년 중국 베이징에서 첫 해외 진출을 시작했는데 10년이 지난 지금 현지의 반응은?
베이징 왕징점을 필두로 중국 진입에 성공한 이후 꾸준히 중국시장에 강점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도 중국 각 도시에 진출할 예정이다. 특히 지난 2013년 중국 산동성 가맹지역본부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 체결 이후 산동성 지역을 교두보로 중국 전역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 이후 청도점과 난탄점을 잇따라 오픈했고 오는 5월 청도3호점 오픈을 앞두고 있다.

중국에 김가네가 진출할 당시 김치가 사스(SARS·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에 효과가 있다는 소문이 나면서 김치김밥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대장금 등 한국의 드라마가 중국에 방영된 후에는 한류 음식문화를 맛보기 위해 김가네를 찾는 중국 현지인들을 쉽게 볼 수 있다.

현재 중국 내 가맹점의 월평균 매출액은 4천만~4500만원 수준이다.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다’라는 말이 있듯 김가네의 해외진출 전략은 국내 시스템을 똑같이 적용하되 현지 사정에 맞게 재조정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물론 채소와 같은 신선식품의 경우 현지에서 구입해 사용하지만 소스 등 맛을 좌우하는 조리품은 본사에서 공급해 가맹점에서 조리하도록 한다. 현지인의 입맛에 맞는 메뉴 개발 등 현지화의 필요성도 있지만 이를 앞세우다 국적 불명의 요리를 만들어내기 보다는 한식의 전통성을 지켜 나가면서 현지 음식 문화를 적절히 조합하고 있다.

▲김밥은 일본 스시의 일종인 후토마끼나 군칸마끼가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한국화한 메뉴로 한식으로서의 정체성이 낮다는 주장도 있다.
김밥이 일본의 음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는 건 그만큼 김家네가 해야 할 일이 많다는 뜻이다. 최초의 김에 대한 문헌 기록으로 언급되는 것이 ‘삼국유사’다.

조선 세종때 편찬된 ‘경상도지리지(1425년)’나 이후 ‘도문대작’(1611년)에도 김을 먹었다는 기록이 있다. 또 19세기 중반 ‘동국세시기’를 보면 음력 정월 보름에 김이나 마른 취에 밥을 싸서 먹는 복쌈이라는 풍속이 전해진다.

이렇듯 김에 밥을 싸 먹는 형태의 김밥은 우리의 오랜 전통 음식이다. 따라서 김밥이 한식으로서 정체성이 낮다는 주장은 터무니없다고 단정할 수 있다. ‘김밥이 일본에서 전래된 음식이다 아니다’를 논하기보다는 우리의 김밥과 일본의 김초밥과의 차이를 살펴보는 편이 확실하다.

우리의 김밥은 맨밥에 참기름과 소금으로 간을 해 고소하고 담백한 맛을 강조하고, 그 안에 다양한 재료를 넣어 영양적으로나 맛으로나 실용적인 음식이라 할 수 있다.

김초밥은 밥에 식초와 설탕을 넣어 간을 하고 속 재료를 해산물로 채우는 경우가 많다. 또한 이렇게 싼 김초밥을 고추냉이를 푼 간장소스에 찍어 먹는다. ‘어느 나라가 먼저다’를 따지기 보다는 비슷한 음식을 나라마다 어떻게 발전시켰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초밥(스시)’을 즐겨 먹듯이 우리의 김밥도 세계인이 사랑하는 음식이 될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최근 ‘치킨방앗간’이란 브랜드로 치킨 시장 진출을 시작했다. 치킨은 외식프랜차이즈의 대표적인 레드오션으로 꼽히는데 이를 뛰어넘는 방안은?
‘치킨방앗간’은 맛과 가격, 분위기를 모두 갖춘 즐거운 외식공간을 지향한다. 전문가들은 배달 치킨전문점이 경쟁하던 시장에 치킨방앗간이 진입하면서 차별화된 치킨 요리로 경쟁하는 또 다른 시장이 형성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남녀노소 모두의 선호도가 높은 ‘족발’을 치킨메뉴와 결합한 치족세트, 치족냉채와 같은 콜라보레이션 메뉴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치킨방앗간은 배달형 가맹점과 카페형 가맹점의 2가지 맞춤형 창업모델을 전개할 예정이다. 치킨방앗간은 브랜드명에 걸 맞는 요소를 곳곳에 배치하여 흥미를 유발한다. 방앗간의 분위기를 연출해주는 물레방아 인테리어와 곡식의 쭉정이나 티끌을 골라내는 도구인 ‘키’에 치킨메뉴를 담아내는 등 재미있고 차별화된 특징을 선보인다.

여러 해 동안의 연구개발 결과와 프랜차이즈박람회에서 받은 철저한 검증을 통해 제품 하나하나에 정성을 다한 다채로운 치킨메뉴, 합리적인 가격은 물론 고품질 식자재 및 위생관리로 고객들이 안심하고 선택할 수 있는 치킨브랜드로 거듭나고 있다.

▲끝으로 최근 정부의 규제개혁 움직임이 활발하다. 외식업계 리더로서 규제개혁에 대한 당부 말씀이 있다면?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 사업은 30여년의 역사를 가졌으나 본격적인 사회적 관심이 모아진 것은 3~4년 전부터였다. 특히 지난해 갑·을 논란이 불거지면서 예비창업자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고 우수 프랜차이즈 기업까지 비난을 받게 됐다.

이제는 관련법까지 만들어져 예비창업자들이 피해를 입을 우려는 거의 사라졌다. 가맹점주들이 좀 더 발품을 팔고 부지런히 정보를 수집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봐도 된다. 가맹본부에 대한 신뢰도 높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강화된 가맹법 등이 시행되는 것은 별반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본다. 예비창업자에게 예상 매출액을 서면으로 제출하는 조항도 현실적으로 불합리한 점이 많다.

예상매출액 기준을 일부 완화했다고 하지만 더 낮출 필요가 있다. 특히 가맹점주의 권익을 보장할 수 있는 규정도 반드시 만들어 포함시켜 주길 바란다. 국내법에만 명시된 가맹금 예치제도는 세계적으로 유래없는 조항으로 당장 폐지하는 편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이인우 기자 liw@foodbank.co.kr
사진= 이종호 기자 ezho@
이인우  liw@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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