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로 숨죽였던 식품•주류업체들이 2014 브라질 월드컵이 한 달 안으로 다가오자 조심스럽게 마케팅 불을 붙이고 있다.

그동안 식품•주류업체들은 진행 중인 TV 광고까지 중단하는 등 국민적 애도 분위기에 동참해 왔다. 하지만 오는 6월 13일부터 열리는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주류업체부터 대한민국 축구팀 응원을 콘셉트로 하는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OB맥주는 브라질 월드컵 공식맥주 ‘카스 후레쉬(Cass Fresh)’의 특별 패키지를 제작, 이달 말부터 전국 할인점과 편의점에서 선보인다.

이번 월드컵 패키지는 축구에 환호하는 관중의 이미지를 바탕으로 강렬한 카스 브랜드 로고와 월드컵 우승 트로피 ‘피파컵’ 이미지를 담아 젊음의 활력과 도전정신을 형상화했다.

제품 하단에 2014 브라질 월드컵 공식 로고를 배치해 ‘월드컵 맥주=카스’라는 공식을 강조했다. 오비맥주는 국내 맥주 브랜드 중 최초로 월드컵 공식맥주에 선정됨에 따라 월드컵 스페셜 패키지 출시를 시작으로 버블사커대회, 클럽응원전 등 다양한 월드컵 마케팅을 펼칠 예정이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공식 후원사인 하이트진로는 최근 ‘축구 국가대표팀 스페셜 패키지’를 출시하고 월드컵 마케팅에 시동을 걸았다.

이번 패키지는 손흥민, 이청용, 기성용 등 국가대표팀 선수 사진 등을 캔맥주와 병맥주 패키지에 담은 제품이다. 신제품 '뉴하이트' TV 광고 방영도 지난 20일부터 재개했다.

하지만 광고를 제외한 시음회 등 프로모션 행사를 재개할 계획은 아직 없다고 하이트진로 측은 밝혔다. 지난 4월 22일‘클라우드’를 출시하면서 맥주시장에 진출한 롯데주류는 세월호 참사가 맞물리면서 당초 계획했던 마케팅 활동을 전면 취소했다.

그럼에도 지난 12일 클라우드 제품 속성을 이미지 중심으로 보여주는 방송용 티저 광고를 시작하면서 조심스럽게 마케팅 활동을 시작했다. 롯데주류는 이달 말께 전속모델인 배우 전지현이 출연하는 TV 광고를 본격 방영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주류는 이와 함께 지난 21일부터 ‘카르멘(Carmen)’ 와인이나 ‘산타리타(Santa Rita)’ 와인을 구매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2014 파이팅 코리아’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전국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에서 카르멘•산타리타 와인을 종류에 상관없이 5만원 이상 구입한 1천명의 고객에게 치우천왕 이미지와 ‘KOREA’가 새겨진 붉은색 축구 응원 타올을 선물한다.

월드컵 공식 후원사인 코카콜라는 지난 17일 무한도전에 출연 중인 하하, 노홍철, 정준하가 월드컵 응원전을 펼치는 모습을 담은 ‘모두의 월드컵’ TV 광고를 시작했다.

광고에서 하하, 노홍철, 정준하가 응원가에 맞춰 승리를 나타내는 브이(V)자 춤을 비롯한 안무를 선보이고, 코카콜라 병뚜껑은 월드컵 경기장으로 변신한다. 또 피파컵을 연상시키는 골드 컬러의 음료에 달콤한 망고 맛을 더한 ‘파워에이드 골드 러쉬’를 출시하는 등 월드컵 특수 잡기에 나섰다.

식품업체 중에서는 농심이 가장 먼저 월드컵 마케팅을 시작했다. 농심은 축구를 연상케 하는 바나나킥을 비롯해 자갈치, 오징어집, 꿀꽈배기, 포스틱 등 인기 스낵 5종의 포장을 월드컵 콘셉트로 새롭게 디자인했다.

농심은 오는 23일부터 공식 페이스북에 대한민국 대표팀을 응원하는 댓글을 남긴 고객에게 월드컵 공인구 등을 증정하는 ‘힘내라 대한민국’ 이벤트도 진행한다.

삼립식품의 제과제빵 브랜드 ‘샤니’도 대한민국 대표팀을 응원하는 문구를 넣은 ‘힘내라 대한민국 시리즈’ 4종을 출시했다. 미니 사이즈의 제품을 넣은 패키지에 각각 4가지의 응원 문구를 삽입해 월드컵 분위기를 띄운다.

맥도날드도 ‘삼바 비프 버거’와 ‘라틴 BLT 머핀’ 등 2종의 브라질 월드컵 기념 버거를 내놨다. 이번 기념 버거는 월드컵 기간 동안만 한정 판매한다.

이인우 기자 liw@foodban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