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디저트 시장 나홀로 고공행진
프리미엄 디저트 시장 나홀로 고공행진
  • 신지훈
  • 승인 2014.07.07 02: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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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식품관 디저트 매출 신장률 매년 두자릿 수
불황 장기화…‘적은 돈으로 누리는 작은 사치’ 위안
외식업계의 불황에도 불구하고 국내 디저트 시장이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과거 케이크와 제과, 제빵류 등 커피나 차와 함께 즐길 수 있는 간단한 요깃거리가 디저트의 전부였다면 최근엔 식사를 마무리하는 필수 단계로서 단독으로 먹을 수 있는 또 다른 ‘음식’으로 소비자에게 인식되면서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커피 이외의 사이드 메뉴에 대한 소비자 니즈변화가 업체들의 신메뉴 개발과 맞물리면서 새로운 ‘디저트 문화’를 만들어냈다.

디저트 브랜드 100여종 고객 끌기

백화점 식품관은 디저트 전문점이 점령한지 오래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5년간 디저트 매출 신장률이 매년 두 자릿수 상승을 기록하면서 2008년 디저트 매출이 400억원 수준에서 2013년 900여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이는 식품 전체 매출의 신장률을 뛰어넘은 수치다.
백화점의 디저트 취급 브랜드도 100여종에 이르면서 큰 확장세를 보이고 있다.

다른 백화점 사정도 비슷하다. 갤러리아백화점에 입점한 디저트 브랜드도 전년 대비 월평균 매출이 40% 이상 신장하며 케이크전문점 ‘치즈케익팩토리’, 츄러스전문점 ‘츄로101’, 독일전통과자 브랜드 ‘슈니발렌’, 빙수전문점 ‘빙빙빙’ 등 새로운 스타일의 디저트 매장 입점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롯데백화점도 디저트 매출이 매년 5~10% 성장하며 백화점 식품관에서 차지하는 구성비를 높이고 있다. 최근 롯데백화점은 본점 지하 1층에 팝콘 아이스크림 전문점 ‘스위트 몬스터’ 팝업스토어가 들어서며 여름을 대비했다.

백화점들이 빙수, 아이스크림, 베이커리 등 디저트 브랜드 유치에 적극적인 이유는 고객 유입효과가 뛰어나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전 점포에서 영업 중인 팥빙수전문점 ‘밀탑’의 주말 대기순번이 500번을 넘을 정도로 상당한 모객효과를 보이며 쇼핑 매출 상승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디저트의 성장은 커피전문점 메뉴에도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카페베네는 빙수, 젤라또, 베이커리 등의 디저트류가 2012~2013년까지 전체 매출의 약 25%를 차지했다. 투썸플레이스도 전체 상품 품목 중 디저트류가 2014년 4월 기준 20% 정도의 매출을 나타냈다. 지난 2012년 15%, 2013년 19%로 소폭 상승했다. 엔제리너스도 2012년 대비 2013년 10% 가량 증가한 디저트 신장률을 보였다.

이처럼 디저트 판매가 증가하자 커피전문점들은 올해 여름 빙수 라인을 강화하고 베이커리도 리뉴얼을 통해 지속적으로 메뉴를 늘려 디저트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

A커피전문점 마케팅담당자는 “포화상태인 커피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성장세를 보이는 디저트 메뉴에 대한 각 업체의 투자가 크게 증가했다”며 “당분간 디저트 관련 매출이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다양화… 고급화 향해 약진

식사 후 선택사항에 불과했던 디저트가 개별적인 식문화로 자리 잡으면서 외식업계도 다양한 메뉴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본격적인 여름을 맞아 평범한 기존 메뉴에서 벗어난 더욱 시원하고 달콤한 메뉴들이 선보여지고 있는 것.

나뚜루팝은 아이스크림을 활용한 프랑스 요리 크레페를 선보였다. 얇게 구워낸 반죽에 다양한 재료를 넣고 싸 먹는 음식인 크레페는 딸기와 초코초코칩, 블루베리치즈케익 등 3가지 맛으로 출시됐다.
오설록은 ‘유채꿀 아이스크림 샌드’를 출시해 깔끔한 맛의 녹차 아이스크림과 제주 유채꿀의 달콤한 맛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디저트 전문 기업 블레도르는 지난 20일 디저트 카페 ‘재클린스디카페(Jacklyn's D.Cafe)’를 신사동 가로수길에 론칭하며 프리미엄 케이크와 타르트, 파이 등 달콤함으로 승부수를 뒀다.

빙수 시장은 더 뜨겁다. 카페 리맨즈 콜렉션 키친은 필리핀산 생망고를 사용해 자연 그대로의 순수한 망고 맛과 부드러운 우유 얼음으로 미각적 즐거움을 주고 있다. 할리스 커피는 제주에서 직접 공수한 당도 높은 한라봉으로 만든 제주한라봉빙수와 국내산 팥과 경산대추를 활용한 팥빙수 등 건강한 빙수를 선보였다. 카페드롭탑도 7가지의 각기 다른 테마로 메뉴를 확대한 ‘레인보우 아이스탑’을 판매 중이다.

지난해 아이스크림 위에 벌집을 얹어 화제를 낳았던 소프트리의 ‘벌집아이스크림’이 여름동안만 29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화제가 됐던 것처럼 이번 여름에는 어떤 디저트가 그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밥보다 비싼 프리미엄 디저트 눈길

이처럼 디저트 시장이 급성장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소득수준이 높아지고 식습관이 서구화되면서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는 다양한 상품군이 개발되었다는 점을 가장 큰 원인으로 뽑고 있다.

빵이나 초콜릿에 국한된 디저트가 마카롱, 컵케이크, 빙수, 밀푀유 등 품목이 다양화·세분화되면서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젊은 여성들을 중심으로 밥 대신 간편하게 빵이나 케이크를 먹는 소비습관이 늘고 자극적인 ‘매운맛’ 음식 열풍이 지속되면서 ‘단맛’을 내세운 디저트와 적절한 음식궁합을 이뤄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해소하려는 현대인의 심리적 요인도 큰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디저트문화가 대중화되고 빠른 메뉴의 변화를 겪으면서 ‘최고급 또는 특별한 디저트’에 대한 소비자의 적극적인 요구가 이른바 ‘프리미엄 디저트’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프리미엄 디저트는 높은 품질의 재료를 사용해 주식보다도 가격이 높은 편이지만 각 나라의 전통 제조방식과 현지 재료 사용, 한정판매라는 희소성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
The-K호텔서울의 The-K델리는 이탈리안 디저트 ‘카놀리(Cannoli)’ 3종을 선보였다. 카놀리는 튜브 모양의 얇게 튀긴 페이스트리 안에 부드러운 리코타 치즈를 필링으로 넣은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디저트다. 이번에 선보인 카놀리는 양끝에 초콜릿과 피스타치오, 슈거로 다양한 맛을 표현했다. 식후 화이트 와인과 가볍게 즐길 수 있다는 점으로 유명하다.

서울신라호텔은 벨기에 정통 와플 ‘메종 당두아(Maison Dandoy)’ 프로모션을 지난 24일까지 진행했다. 메종 당두아는 100% 자연 재료만을 엄선해 6대째 벨기에 정통 와플을 만들고 있는 전통의 와플 전문 기업이다.

더 플라자의 로비층에 위치한 부티크 카페&바 ‘더라운지’에서는 시그니처 디저트로 ‘프리미엄 에쉬레 팬케이크’를 출시했다. 1일 수량 15개 한정 판매하는 이 디저트는 루아르 계곡의 한 낙농장에서만 생산되며, 프랑스 정부가 법으로 인증하는 원산지 명칭인 AOC를 갖춘 프리미엄 버터인 에쉬레와 유기농 밀가루로 만든 것이 특징이다.

이 밖에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과 인터컨티넨탈, 그랜드 엠배서더서울 등에서 시간제로 운영 중인 딸기 뷔페는 비싼 가격에도 인기가 높다.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적은 돈으로도 누릴 수 있는 ‘작은 사치’가 소비자들 사이에 유행하고 있어 디저트에 대한 소비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외식업계는 밥보다 디저트에 지갑을 여는 사람이 많아 작은 사치가 가장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시장”이라며 “남성보다 여성의 소비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디저트는 패션, 화장품, 미용을 위한 지출보다 큰 만족도를 느낄 수 있어 당분간 성장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지훈 기자 sinji27@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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