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하고 특별한 맛 ‘이색’ 맛집이 대세
독특하고 특별한 맛 ‘이색’ 맛집이 대세
  • 신지훈
  • 승인 2014.07.11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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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고객층 입맛 자극하는 ‘낯선 음식’… 단일메뉴, 작은 규모, 오너 셰프 레스토랑 증가
20~30대 젊은 층의 이색 맛집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이색 맛집의 발굴에도 열심이다. 블로그나 SNS를 이용, 이색 맛집의 위치와 가격 등 정보를 공유하고 서로 맛을 평가한다. 맛집에 대한 관심은 언제나 높았다. 그러나 이제 ‘이색’적이라는 조건이 붙어야 소비자의 눈길을 끌 수 있다. 프랜차이즈 음식점의 안정적인 맛을 넘어 새로운 맛에 과감히 도전하는 젊은 미식가가 늘고 있다.

가능한 많은 메뉴로 까다로운 소비자들 입맛에 대응하던 외식업계가 변하고 있다. ‘이색’을 첨가한 대표 메뉴 1~2가지를 통해 가게를 홍보하고 방문한 고객들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것.

식상함을 탈피한 이색메뉴는 늘 새로운 맛을 추구하는 국내 젊은 소비자 경향과 잘 맞아 떨어졌다. 그 결과 맛집들은 인기 있는 한 가지 메뉴를 보완, 개선해 판매하거나 기존 메뉴에 다른 메뉴를 접목해 완전히 새로운 맛을 탄생시키기도 한다.

오너 셰프(Owner Chef)가 직접 색다른 재료와 조리 방식으로 기존에는 경험할 수 없었던 새로운 맛을 선보이는 작은 규모의 레스토랑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다.


낯선 요리, 인테리어로 소비자 유혹

이색 맛집의 경우 ‘낯선 요리’를 국내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신메뉴로 탈바꿈하거나 새로 개발한 1~2가지의 메뉴를 선보인다는 공통점이 있다. 또한 소규모 매장으로 오너 셰프가 직접 가게 운영과 요리를 맡는다.

홍대에 위치한 ‘99‘s 서양밥집(이하 구구스)’은 이탈리안 음식인 스튜에 한국적인 맛을 더했다.

고기에 감자, 양파, 당근 등 각종 채소를 넣고 뭉근하게 끓여내는 서양식 찌개 스튜에 고추장으로 매콤함과 달콤한 맛을 냈다.
한 마디로 한국인 입맛에 맞춘 서양식 찌개덮밥이다. 연인과 젊은 여성이 주고객이다. 구구스는 오리지널 잭 비프스튜, 매운 맛 잭 비프스튜, 크림 스튜, 카레 스튜 등 네 종류의 스튜를 제공하고 있다.

터키식 감자요리를 선보이고 있는 ‘스테이 위드 쿰피르’는 주말이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맛집이다. 이곳의 단일메뉴 쿰피르는 구운 통감자를 치즈로 버무린 후 반으로 쪼개 각종 소스와 토핑을 넣어 먹는 터키 전통음식이다.

터키를 대표하는 케밥과 돈두르마 아이스크림에 비해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메뉴로 신선하다는 점이 주요했다. 스테이 위드 쿰피르는 감자뿐만 아니라 고구마를 이용한 쿰피르도 선보이며 국내 고객의 입맛에 맞추고 있다.

그리스요리 전문점 ‘Greek joy’는 정통 그리스 요리로 젊은 여성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souvlaki(수블라키)와 moussaka(무사카)가 인기 메뉴다. 수블라키는 여러 조각의 양고기와 그릴된 채소가 곁들여진 그리스식 꼬치 요리로 요구르트에 오이, 마늘, 허브, 식초 등을 넣어 만든 차지키 소스를 찍어 먹는다. 부드러운 고기맛과 시큼한 소스가 잘 어울린다.

또한 무사카는 소고기나 양고기 조각을 허브로 양념한 가지를 잘게 썰어 치즈와 소스를 쳐서 구운 요리로 은은한 가지 맛이 일품이다.
인테리어도 눈길을 끈다. 그릭조이는 그리스 최고 휴양지 산토리니를 그대로 옮겨 놨다. 블루와 화이트 컬러를 이용해 그에 맞는 분위기를 연출한 것이다. 구구스는 안쪽 매장과 주방 쪽 매장, 테라스를 나누고 벽이 뚫린 것 같은 재미있는 인테리어를 선보였다.

아기자기한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스테이 위드 쿰피르는 포장 시 2천원을 할인하는 판매 정책을 쓰고 있다. 매장 방문 고객을 최소화해 작은 매장을 활용한 점이 눈에 띈다. 무엇보다 맛집들은 작은 매장의 공간 활용과 요리와의 연계성이 돋보이는 차별화된 인테리어에 특히 신경을 썼다.
특별하고 색다른 경험이 장점

이색 맛집이 젊은 연령층의 고객에게 사랑받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비슷한 메뉴의 맛에 싫증난 소비자들이 조금 더 세밀한 맛을 제공하는 이색 맛집을 적극적으로 찾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색 맛집의 단일메뉴화는 전문성을 높였다. 또한 메뉴의 확실한 레시피로 조리시간을 단축하고 일정한 식재를 집중적으로 취급해 단가를 낮춰 고객에게 합리적인 가격으로 음식을 제공하고 있다. 단일메뉴가 큰 성공을 거둔 업소의 경우 고객 충성도가 높아 방문이 잦은 편이다.

다른 나라의 음식을 맛보고 싶어 하는 젊은 고객도 증가했다. 지난해 한 소셜커머스 업체가 서울과 부산의 매출이 높은 100개 외식업소 고객특성을 분석한 결과, 20대는 주로 이색 맛집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역 부근의 생선과 파스타를 조합한 색다른 메뉴로 주목받은 한 이탈리아 레스토랑의 경우 20대 고객 비율이 70%였다.

홍대의 스페인 퓨전요리점도 고객 절반이 20대 여자인 것으로 조사됐다. 젊은 입맛은 그동안 보고 듣지 못한 새로운 메뉴에 지갑을 열고 있다. 대학가를 주위로 이색 맛집이 빠르게 증가하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다. 또한 채식주의자 등 다양한 식습관을 가진 고객이 늘면서 요구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도 이색 맛집의 특징이다.

전경무 그릭조이 대표는 “젊은 층 고객의 이색 맛집 방문이 높은 것은 접해보지 못한 생소한 음식에 대한 호기심과 특별한 문화까지도 즐기고 싶다는 욕구가 숨어 있다”며 “이색 맛집은 고객이 특별하고 색다른 경험을 했다고 느낄 때 비로소 의미가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희귀 아이템 철저한 사전 조사 필요

한편 전문가들은 오너 셰프가 운영하는 소규모 매장의 증가는 불경기 여파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사용되는 식재의 단가를 낮추고 인건비와 관리비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단일메뉴’,‘소규모 매장’,‘오너 셰프’가 필수라는 것이다.

또 50대 후반 60대 초반의 은퇴자가 비교적 창업이 쉬운 ‘먹는 장사’로 몰리면서 위험성이 적은 소규모 매장식의 오픈을 했고, 저조한 취업률 탓에 젊은 창업자도 차별화 아이템 하나만 믿고 적은 자본으로 가게를 열고 있어 경쟁이 치열하다고 강조했다.

홍대에서 11년째 이색 맛집을 운영하고 있는 한 음식점 사장은 “맛을 기본으로 특유의 색깔을 낼 수 있는 무기가 없다면 살아남기 쉽지 않다”며 “홍대에도 오픈 후 3~6개월 사이에 사라지는 식당이 부지기수”라고 전했다. 소규모의 이색 맛집은 독특한 음식으로 주목을 끌지만 그 독특함이 사라지면 금방 외면 받을 가능성이 높다. 생명력이 그만큼 짧다. 저렴한 가격 탓에 큰 이익 보장도 어렵다.

이색 맛집은 사업 시작 전 희귀 아이템에 대한 타깃 분석이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는 “이색 메뉴는 시장 파이가 워낙 작아 오픈 지역의 유동인구 성별과 나이, 직업, 타 경쟁업소 분포 등 다양한 사전 조사가 필요하다”며 “오너 셰프가 운영하는 소규모 이색 맛집은 결국 노점의 확장 개념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신지훈 기자 sinji27@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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