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세계 음식, 외식 카테고리 정착…글로벌 향신료 OK!
제3세계 음식, 외식 카테고리 정착…글로벌 향신료 OK!
  • 연봉은
  • 승인 2014.07.14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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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은 역시 밥심’이라고 외치던 국내 소비자들이 달라지고 있다. 외국 음식이라고 해봐야 중식이나 경양식집의 돈가스, 스파게티가 전부였던 7080세대와 달리 베트남, 태국 등의 동남아 음식점부터 남미, 중동, 러시아 등 다채로운 제3세계 음식 전문점들이 저마다의 맛과 모양으로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나이 지긋한 중년 남성이 해장을 위해 베트남 쌀국수 전문점을 찾는 것은 이제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다소 보수적인 식문화를 지녔던 국내 소비자들의 입맛도 지구촌 현상에 따라 다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989년 해외여행 자유화가 시작되며 외국의 식문화를 경험해본 사람들을 중심으로 에스닉 푸드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여행, 비즈니스, 유학 등을 통해 해외의 음식을 경험한 사람들은 당시에 대한 추억으로, 해외여행 경험이 없는 사람들은 외국 식문화에 대한 호기심으로 자연스럽게 에스닉 푸드에 접근했다.
여기에 외국인 노동자들의 증가, 2000년대부터 본격화된 국제결혼, 외국인 관광객 증가 등은 에스닉 음식점 증가에 불을 지폈다. 게다가 국내 주재 중인 해외 대사관들이 각국의 음식을 한국에 대중화하기 위한 노력도 한몫 했다.


하나의 카테고리로 정착한 동남아 음식 전문점

베트남, 태국으로 대표되는 동남아 음식점은 이제 어디에서나 쉽게 매장을 찾을 수 있을 만큼 확산됐다. 최근에는 건강식이 인기를 끌며 서구권 음식에 비해 저칼로리인 동남아 음식이 더욱 각광받고 있다.

국내 베트남 음식점 시장규모는 2천억원 이상인 것으로 추정된다. 베트남 식문화는 화식(火食), 젓가락, 국물 음식 등 우리나라와 유사해 국내 소비자들에게 큰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지고 있다.
초기의 베트남 음식점은 소비층의 저변이 넓지 않았으며, 1990년대 후반 발생한 한국과 동남아 경제위기로 인해 베트남 음식진출이 소강상태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기업형 베트남 음식점이 본격화됐다. 1998년 포호아가 삼성 1호점을 오픈한 이후 현재 포베이, 호아빈, 포메인, 호아센 등 30여 개가 넘는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생겨났다.

베트남 음식 이후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은 바로 태국 음식이다. 한국 소비자들에게 인기 있는 태국 음식은 세계 3대 수프 중 하나로 알려진 톰양꿍, 볶음 국수인 팟타이, 파인애플 볶음밥 카우팟 싸빠롯, 게를 커리에 볶은 뿌빳뽕 커리 등이다.

국내의 태국음식은 한국인의 입맛에 맞춰 변형된 경우가 많은데 현지 음식보다 덜 달고, 덜 시고, 덜 매워 순한(mild) 맛을 낸다. 이는 한국인에게 낯선 향신료를 사용하지 않거나 구하기 어려운 태국 식재를 다른 재료로 대체해 음식을 만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태국 정통요리 맛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향신료를 따로 제공하거나 본 고장의 맛을 재현해서 선보이기도 한다.
대체로 태국 음식점은 중산층 이상의 고객을 메인 타깃으로 해 비교적 값이 비싸고 메뉴의 종류가 다양한 편이다. 이는 싼 가격대의 단순한 메뉴에 주력하는 베트남 음식점과 차별화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에 인기를 얻고 있는 태국 음식점은 생어거스틴, 아한타이, 엔타이, 살라타이 등이 있다.


풍성하고 화려한 남미 식문화 서울서 즐긴다

1991년 타코벨의 국내 출점 이후 이태원, 동두천 등을 중심으로 멕시코 요리 전문점, 타코 전문점이 국지적으로 생겨났다. 여기에 브라질 월드컵의 영향으로 남미 요리가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옥수수로 만든 고소한 또띠야, 얼얼할 정도로 매운 고추와 살사소스, 담백하게 구운 소고기나 닭고기가 주재료인 타코는 매콤, 고소, 감칠맛을 두루 갖고 있어 한국인의 입맛에 알맞다. 타코 외에도 엔칠라다, 치미창가, 플라우타 등 호기심을 유발하는 다양한 멕시코 음식들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브라질의 정통 바비큐 스테이크인 슈하스코는 긴 꼬챙이에 고기와 과일을 끼워 회전 그릴에 돌려 구워 먹는 요리다. 슈하스코를 선보이는 브라질 스테이크 전문점이 많이 생겨났는데, 무한리필의 푸짐함과 큰 꼬치의 고기를 주방장들이 직접 칼로 썰어서 제공하는 볼거리로 이색 음식점 반열에 올랐다.


에스닉 푸드, 여기서 시작해보세요~

인도·네팔 음식 전문점 옴 레스토랑의 음식은 현지에서 직접 공수한 향신료 열매를 매장에서 직접 갈아 사용하기 때문에 향신료의 향이 살아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곳의 대표메뉴는 다양한 ‘커리’와 ‘탄두리 치킨’이다. 커리는 향신료와 재료의 배합에 따라 다양하게 구성됐으며 난과 함께 먹으면 찰떡궁합이다.
요구르트와 각종 향신료에 하루 정도 재운 닭고기를 탄두르(숯불 화덕)에 구운 탄두리 치킨은 인도·네팔 음식 초보자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뼈 없는 닭고기로 만든 ‘치킨 티카’, 순한 맛의 ‘치킨 멀라이 티카’, 양고기로 만든 ‘머턴 티카’를 모두 맛볼 수 있는 ‘믹스 티카’가 가장 인기가 좋다.

젤렌은 불가리아 출신 대표와 셰프가 운영하는 불가리아 음식 전문점이다. 젤렌의 인기메뉴 중 하나인 ‘스빈스카 카바르마’는 돼지고기 안심으로 만든 불가리아의 전통 스튜다.
기름기가 적은 돼지고기 안심으로 만들어 담백한 것이 특징이며, 양파와 양송이, 피망 등 채소와 함께 오븐에 구운 불가리아식 스튜다.
또 다른 인기메뉴인 ‘샵스카 샐러드’는 테이블마다 하나씩 주문할 정도로 젤렌의 시그니처 메뉴로 확실히 자리 잡았다. 토마토와 오이, 구운 양파와 피망 위에 페타 치즈를 듬뿍 얹은 샵스카 샐러드는 올리브오일과 소금으로만 만든 드레싱을 곁들여 무겁지 않게 즐길 수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는 아르헨티나 출신 셰프가 만든 음식과 와인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아르헨티나의 전통음식 ‘아사도’로 소금을 뿌린 소고기나 양고기를 숯불이나 그릴에 통째로 굽는 음식이다. 소고기와 매쉬 포테이토, 치즈를 오븐에 구운 그라탕 ‘빠스뗄’도 인기메뉴. 올리브오일로 바삭하게 튀긴 소고기에 토마토소스, 햄, 치즈 등을 얹은 아르헨티나식 전통 비프가스 ‘밀라네사’도 독특하다.

강남역 인근에 위치한 스페인음식전문점 까사에스파냐는 10종이 넘는 ‘타파스’ 메뉴를 선보이는 곳으로 유명하다. 타파스는 스페인에서 메인 메뉴를 먹기 전에 먹는 애피타이저를 뜻하지만 간식이나 안주처럼 독자적으로 즐기기도 한다.
까사에스파냐의 고객들이 즐겨 찾는 타파스는 기름에 튀긴 감자음식 ‘빠다다스 브라바스’, 새우와 게살을 다져서 만든 스페인식 고로케 ‘크로케타 드 감바스’, 돼지고기로 속을 채운 양송이음식 ‘타파스 참피뇬’ 등이다. 매콤하게 끓인 토마토 스튜에 빵을 찍어먹는 ‘깔도 드 감바스’도 인기메뉴다.

이밖에 러시아, 터키, 그리스, 페루, 남아공 등 평소 접하기 어려웠던 다양한 나라의 음식 전문점들이 곳곳에 생기며 다양함을 추구하는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고 있다.

임윤주 기자 lyj1188@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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