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시장 양대 트렌드, ‘Local food vs Ethnic food’
외식시장 양대 트렌드, ‘Local food vs Ethnic food’
  • 이인우
  • 승인 2014.07.15 08: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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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흑돼지, 태백 한우, 점봉산 곰취, 여수 돌산 갓김치, 서산 갯국지…. 외식업소의 메뉴에 지역 이름을 붙이는 사례가 일반화되고 있다. 우리 땅에서 난 식재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반면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많은 사람들이 싫어했던 고수(코리앤더·Coriander)나 커민(cumin), 레몬그라스 등 향신료를 활용한 음식 소비 또한 크게 늘고 있다. 2014년 국내 외식시장은 향토색 짙은 메뉴와 글로벌화한 세계 음식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

올해 초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와 (사)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등에서 발표한 2014년 외식 트렌드에 따르면 건강한 음식과 로컬푸드가 시장을 지배할 전망이다.

로컬푸드는 건강한 음식과 떼놓을 수 없는 관계다. 로컬푸드의 사전적 의미는 소비자가 거주하는 지역의 반경 50㎞ 안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말한다. 생산지와 소비자의 거리를 최대한 짧게 함으로써 물류비 등 비용을 줄일 뿐만 아니라 신선한 식재로 건강까지 보장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08년 전북 완주군이 최초로 로컬푸드 운동을 정책으로 도입했다.

로컬푸드의 가장 큰 장점은 생산지로부터 소비자에게 도달하는 시간이 만 하루 이내로 식재의 신선함이 살아 있다는 점이다. 또 유통단계를 최소화해 생산자가 제값을 받는다는 장점도 있다. 농업 기반이 없는 서울시의 경우도 2010년 이후 강동구 등에서 도시농업과 도시 텃밭을 활성화하기 시작했고 박원순 시장 취임 이후 시 정책 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다.

우리 땅 우리 먹을거리 로컬푸드

넓은 의미의 로컬푸드 운동은 반경 50㎞라는 거리 제한을 뛰어넘어 전개된다. 우리나라에서 생산하는 식재 대부분을 로컬푸드라고 지칭하는 사례가 해당된다. 이는 식재유통 합리화 차원에서 정부가 육성하는 직거래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

서울 서초구의 한식전문점 ‘삼지천마을’은 코스 요리의 전채는 경상도식으로, 메인 요리는 전라도 식으로 구성한다. 전채요리를 위한 식재는 울진과 포항, 울산, 통영의 해물에다 봉화군의 산나물을 당일 배송으로 받아 사용한다. 메인요리는 전남 목포와 여수 등의 거래처를 통해 조달한다. 삼지천마을은 넓은 의미의 로컬푸드 전문점이다.

이같은 로컬푸드는 외국산 식재가 광범위하게 사용되면서 상대적인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지난 1997년 우루과이 라운드 협상에 따라 농산물수입 자유화가 시작된 뒤 외국산 농축산물과 해산물이 우리 식탁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여기다 한·칠레 FTA부터 속속 관세자유화가 진행되면서 열대과일은 물론 외식업체마다 가격 경쟁력이 높은 외국 농수산물을 사용한다.

국내산 농수산물은 외국산에 비해 비싸기 때문에 외식업체나 영세 외식업소에서 제한적으로 사용할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건강한 음식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욕구가 우리 식재를 사용한 메뉴의 인기를 높이고 있다. 전국 각 지방자치단체들도 이같은 시장변화에 맞춰 저마다 향토색 짙은 식재를 선보인다.

이국적 향 가득 에스닉푸드 인기 상한선

반면 외식문화가 글로벌화하면서 동남아시아와 아랍, 남미 등 제3세계 고유음식을 뜻하는 에스닉푸드 전문점도 2010년 이후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 이들 에스닉푸드 전문점은 특유의 향으로 국내 외식업소와 전혀 다른 느낌을 준다.

현지 채소와 각종 허브, 향신료 사용으로 낯선 향과 맛을 선보인다. 우리나라에서는 이같은 향에 거부감을 보였지만 최근 음식문화 발전에 따라 일부러 고수 등을 더 청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이에 따라 과거 이태원 한남슈퍼나 남대문시장의 일부 외국음식 판매점에서만 구입할 수 있던 향신료는 이제 37마트, 허브아이, 오트, SP월드, 아시아마트, 그린팜 등 온·오프라인 매장은 물론 조선족 동포와 중국인 거주자가 많은 서울 대림동 일대 시장 등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게 됐다.

우리나라 외식시장이 토종과 글로벌의 양극 체제의 각축전을 벌이는 셈이다.

이인우 기자 liw@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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