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대란, 무엇을 남겼나
급식대란, 무엇을 남겼나
  • 김병조
  • 승인 2006.08.02 02: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부, 직영의무화 골자 학교급식법개정안 통과
업계, 식품제조업 확장 등 사업다각화 적극 추진
사상초유의 학교급식 대란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거린지 한 달 여가 지났다.

사고의 원인을 제공했던 CJ푸드시스템은 지금까지 들어간 220억원 상당의 투자비를 포기하고 학교급식에서 전면 철수하는 것으로 사건을 마무리 짓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이번 대란이 위탁급식업계 전체에 미친 영향은 적지 않다.

우선 직영의무화를 골자로 하는 학교급식법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함으로써 1조원에 달하는 학교위탁급식 시장 자체가 위협받게 된 것을 비롯해 각 위탁급식전문업체들은 경영전략의 전면적인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더욱이 학교급식만 운영하던 중소위탁업체들은 생존권을 박탈당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아예 전업을 준비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급식대란이 단순히 하나의 ‘사건’으로만 끝나서는 안 되므로 근본적인 원인을 찾고 문제점을 개선하는데 정부와 기업이 함께 노력해야한다는 지적이 대두되고 있다.

▶ 학교급식법개정안 통과... 오는 2009년부터 직영의무화

국회에서 몇 년째 잠자고 있던 학교급식법개정안이 지난 6월 30일 국회를 통과, 7월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교육부는 이에 따른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이달 안에 만들어 9월 중으로 입법예고할 예정이다.

개정된 학교급식법은 기존 위탁급식을 3년간 유예기간을 두고 오는 2009년부터는 원칙적으로 학교장이 급식을 운영토록 하는 것이 기본골자다. 교육청은 예산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직영전환 시기를 학교별로 조정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준비되지 않은 정부의 이러한 학교급식 직영화방침에 대해 여론에 떠밀린 졸속행정이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으며, 위탁급식업계는 생존권을 내세워 반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학교장 책임 하에 직영을 해야 하는 일선 학교에서 조차 반대의견은 만만치 않다.

한편 (사)한국위탁급식협회(회장 정순석)는 이번에 개정된 학교급식법이 위탁급식산업을 고려하지 않은 형평성에 어긋난 결정이라는 이유로 헌법소원을 준비하고 있으며, (사)한국급식관리협회(회장 박홍자)는 대대적인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 위탁급식업체들 경영전략 수정 불가피.....사업다각화 진행 박차

지난 6월 1일부터 시행된 정부의 ‘병원급식 식대급여화 방안’에 따라 병원위탁급식이 타격을 받은데 이어 학교급식까지 직영화방침이 확정되자 위탁급식업계는 큰 혼란에 빠져 있다.

학교급식에만 전념해 온 중소위탁업체들은 존폐의 위기에 처해 있는가 하면 대기업들은 회사 경영전략의 전면 수정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대기업에서는 학교급식이 지금까지도 득보다는 실이 많은 것은 물론, 자칫 잘못하면 기업이미지를 실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사업진출을 망설이는 입장이었다. 이런 가운데 대형 급식사고가 터지자 CJ푸드시스템이 책임을 지고 학교급식에서 전면 철수한 것을 시작으로 삼성에버랜드도 학교급식에서 손을 떼고 있으며, 신세계푸드도 그룹 차원에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CJ푸드시스템은 컨세션사업부문만 남기고 잠정적으로는 위탁급식업 자체를 철수하는 것도 신중히 고려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 외에도 한화국토개발의 푸디스트는 위생적으로 열악한 교실배식을 점차 배제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사업다각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이중에서도 특히 종합식품회사를 지향해 온 대기업들은 식품제조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아워홈은 현재 충북 음성에 하루 50t 생산이 가능한 규모의 김치공장을 오는 10월에 오픈 예정으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을 비롯해 레토르토식품, 가공연어 등 식품제조부문을 늘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또 내년에는 사보텐과 같은 가맹사업 목적의 외식브랜드도 하나 더 런칭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푸드 또한 여주에 위치한 식품제조공장을 올해 안에 오픈할 예정이며,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농・축산물 전용 전처리공장을 내년부터 가동할 방침이다.

▶ 위탁급식산업이 알려지면서 브랜드 중요성 부각

학교급식에서 지명입찰제가 정착되고 있다는 것도 이번 급식대란이 남긴 변화 중 하나다. 이는 방송이나 지면을 통해 부정적인 시각으로나마 학부모들이나 학교관계자들이 위탁급식산업에 대해 인지하고 업체들의 상황을 알게됨으로써 입찰시 아예 업체들을 지정해서 설명회를 갖도록 하는 경우가 부쩍 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이미지를 좌우하는 브랜드마케팅에 다소 소홀했던 위탁급식업체들이 브랜드인지도를 높이는데 고심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이 부분이 기업의 성패를 가르는 기준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박지연 기자 pjy@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송파구 중대로 174
  • 대표전화 : 02-443-436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우대성
  • 법인명 : 한국외식정보(주)
  • 제호 : 식품외식경제
  • 등록번호 : 서울 다 06637
  • 등록일 : 1996-05-07
  • 발행일 : 1996-05-07
  • 발행인 : 박형희
  • 편집인 : 박형희
  • 식품외식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정태권 02-443-4363 foodnews@foodbank.co.kr
  • Copyright © 2024 식품외식경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food_dine@foodbank.co.kr
인터넷신문위원회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