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식중독 도시락’은 오보(誤報)
아시안게임 ‘식중독 도시락’은 오보(誤報)
  • 김상우
  • 승인 2014.10.06 06: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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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조직위 미숙한 대처가 원인 … 관련 업체 피해 막심
사실 관계를 확인하지 않은 언론의 선정적 보도가 인천아시안게임 도시락 공급 업체들을 나락으로 몰고 있다.

최근 채널A가 최초 보도한 후 다른 매체들이 확인 없이 받아 실으면서 일파만파 확산된 인천아시아게임 선수용 도시락 식중독균 검출 사건이 본지 취재 결과 사실과 다른 것으로 밝혀졌다.

●의심 유전자가 식중독균 둔갑
채널A는 지난 9월 22일 인천아시아게임 조직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전날 사격과 펜싱 종목에 출전하는 각국 선수들에게 지급될 예정인 도시락에서 살모넬라균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확인 결과 식중독균 검출이 아닌 식중독신속검사에서 나타난 의심 유전자 발견 도시락의 전량 폐기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 관계자는 “식중독신속검사에서 의심 유전자가 발견돼 해당 도시락을 전량 폐기했으나 이 조치가 언론에서 식중독균 검출로 둔갑했다”며 “정확한 사실관계를 제때 전달하지 못하면서 사건이 더욱 확대됐다”고 말했다.

반면 조직위는 보도자료를 통해 “○○업체(서울 용산구)가 만든 불고기에서 대장균이, △△업체(경기 부천)에서 조리한 오미산적에서 살모넬라균이 각각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조직위는 도시락 제조업체를 즉각 교체하겠다고 했으나 교체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조직위는 “일부 선수들이 점심을 먹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진 만큼 제조업체를 교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확인 결과 인천아시안게임 선수단에게 도시락을 공급하겠다고 나서는 업체가 없어 해당 업체를 교체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조직위 측은 “업체를 바꾸진 못했지만 선수들이 도시락을 먹기 전 식중독균이 검출돼 사전에 예방할 수 있게 됐다”고 발뺌했다.

●외신보도 이어져 국제 망신 자초
이번 언론보도로 인해 관련 업체들은 초비상이다.

아시안게임 식음료를 총괄하는 A업체 측은 조직위의 요구에 따라 B업체와 C업체를 하청업체로 선정하고 도시락 공급을 위탁했다.

B업체 관계자는 “식중독균으로 최종 판명됐다면 행정조치가 뒤따라야 하지만 아무 제재도 없었다”며 “안전에 더욱 만전을 기하자는 식중독신속검사가 본질과 전혀 다르게 와전돼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A업체 관계자는 “국내 언론 보도의 오보가 중국과 일본 등 외신으로 이어지면서 큰 타격을 받고 있다”며 “어느 식품업체든지 생산과정의 검수를 통해 위험군 발견은 있을 수 있고 이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번 사건이 확대된 또 다른 이유는 전량 폐기 조치 이후 대체 물량을 준비하지 못한 것이 발단이라는 지적이다.

A업체 관계자는 “선수들의 도시락을 즉각 배송하지 못한 것이 문제였다”며 “조직위와 경인식약청, 해당 공급 업체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지 못한 것도 사건을 키운 또 다른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책임을 회피하는 조직위의 태도가 언론의 먹잇감이 됐다”며 “조직위에 대한 언론의 불만이 도시락 공급 업체에 불똥을 튀긴 격”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이번 인천아시아게임의 식음료 업체 선정에서 주요 대기업들은 입찰에 참가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평창 올림픽 등 국제적인 행사가 꾸준히 열릴 예정이지만 국내 대표 기업들은 자칫 작은 빌미라도 제공할 경우 언론의 이러한 흠집 내기 관행을 잘 알고 있어 가급적 입찰에 참가하지 않으려 한다”며 “A업체의 경우 아시아게임 시작 전 3차례에 걸친 품평회로 전문가들에게 안전성과 품질을 입증 받았지만 지금은 부실업체로 매도당한 상황이라 억울하기 짝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우 기자 ksw@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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