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것만 쓰세요” 식재 강요에 뿔난 급식업계
“우리 것만 쓰세요” 식재 강요에 뿔난 급식업계
  • 김상우
  • 승인 2014.10.27 10: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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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직능단체, 협조 요청 없는 일방통행… 급식업계 “무조건 참여보단 공감대 형성이 우선”
정부부처와 직능단체들이 단체급식업계를 대상으로 이렇다할 협조 요청 없이 특정 식재 사용을 주문하고 있어 이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국산닭 사용 안하면 불매운동
최근 대한양계협회, 한국육계협회, 한국토종닭협회는 수입닭고기 저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를 조직하고 단체급식업체, 대형마트, 식자재 유통 업체 등에 수입닭고기 사용금지 및 불매운동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3개 단체는 성명을 통해 “닭고기는 90% 이상 자급이 가능하나 최근 식자재 업체 및 유통매장의 수입산 판매 증가 등으로 수입닭고기가 30%까지 늘어났다”며 “닭고기 산업의 근간을 뒤흔들 수 있기 때문에 수입 닭고기를 지속적으로 수입·유통하는 기업들에겐 무기한 항의 농성과 집회, 해당 제품의 불매 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단체급식업계는 일방적인 주장이라는 반응이다. A업체 관계자는 “국산과 수입산의 가격 차이가 월등히 큰데다 품질 차이도 거의 없다”며 “국산닭 사용에 대한 뚜렷한 지원책도 내놓지 않은 상태에서 국산닭만을 사용하긴 힘들다”고 설명했다.

B업체 관계자는 “각 업체 관계자들을 한 자리에 모아 간담회라도 개최한 후에 협조를 구하는 것이 올바른 수순”이라며 “업체의 입장은 생각하지 않고 한 쪽의 입장만을 고집하는 건 아닌지 묻고 싶다”고 했다.

해수부, 생색내기 캠페인
해양수산부는 지난 9월 수산물 소비확대를 위해 국내 대형 위탁급식업체 5곳과 함께 오는 11월까지 직장인 대상의 단체급식을 통해 ‘어식백세(魚食百歲)’ 캠페인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번 캠페인은 △현대그린푸드(오징어) △동원홈푸드(참치) △아워홈(고등어) △신세계푸드(삼치) △삼성에버랜드(임연수어) 등 5개 업체가 참여했고 2600개 사업장(약 7만8천명)에서 동시 진행된다.

또한 5개사 구내식당 입구에는 점식특식(개발메뉴) 소개와 함께 △수산물과 어식백세 관련 홍보 배너와 포스터 설치 △수산물 건강밥상 전시 △어식백세 스토리텔링 홍보물 배포 △당일 제공된 수산물 메뉴에 대한 평가 설문 등을 진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관련 업체들은 이번 캠페인 진행에 앞서 면밀한 검토가 있어야 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수산물 소비 활성화를 위한 해수부 취지는 동감하나 캠페인 실행이 일방적인 통보에 그치고 있다고 토로했다.

업계 관계자는 “관련 업체들에게 이렇다 할 설명 없이 (해수부가) 홍보를 맡은 특정 매체에 캠페인을 일임하고 있다”며 “수산물 활성화 차원이기 보다 정책 생색내기란 느낌이 짙다”고 꼬집었다.

공감대 형성이 먼저
그동안 단체급식업계를 대상으로 특정 식재의 사용을 독려한 경우는 많다. 지난해 8월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쌀가공식품협회는 단체급식업계를 중심으로 쌀 소비 촉진을 위한 ‘쌀국수 먹는 날’ 캠페인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 쌀가공식품협회는 전국 시·도 추천업체를 통해 캠페인에 참여한 급식업체들에게 쌀국수를 제공했다. 쌀국수는 1식당 약 300원 가량의 지원 혜택이 주어져 참가업체들의 부담을 최소화했다.

한국쌀가공식품협회 관계자는 “급식업체는 지원을 통한 단가 절감이 가능했고 농가는 납품경로를 확보할 수 있었다”며 “소비자 만족도도 매우 높아 앞으로 단체급식업계를 대상으로 비슷한 성격의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한우 소비 촉진을 위해서 한우자조금협회가 한우를 사용하는 급식업체에게 한우 가격의 30%를 한시적으로 보조해주는 지원혜택으로 한우 소비 캠페인을 벌였다. 당시에도 고객 만족도 상승과 단가 절감, 소비 활성화가 동시에 이뤄지는 상생 시너지를 창출했다.

업계 관계자는 “다수의 소비가 동시에 이뤄지는 단체급식의 특성상 정부와 직능단체 등의 이러한 요구는 잘 이해한다”며 “그러나 당사자와의 소통이 우선되지 않는다면 협력이 아닌 일방통행에 불과해 뚜렷한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김상우 기자 ksw@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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