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육 ‘덤 마케팅’에 FTA 후폭풍… 한우업계 ‘울상’
수입육 ‘덤 마케팅’에 FTA 후폭풍… 한우업계 ‘울상’
  • 이인우
  • 승인 2014.11.28 0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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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업계 반짝 세일 등 비상체제 돌입
소비자, 한우보다 수입육 선택, 한우소비 줄었지만 육류 소비량은 늘어
▶ 한우업계가 정부의 잇따른 FTA 타결과 수입육 수요 증가로 위기를 맞고 있다. 사진은 국내 축산농가의 한우사육장 모습.
한·중 FTA에 이어 지난달 15일 뉴질랜드와의 FTA 협상이 타결된 가운데 한우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한우업계는 최근 대형 할인마트를 중심으로 1등급 이상 한우의 상시 할인행사를 벌이는 등 비상체제에 들어갔다.

㈔전국한우협회 제주도지회는 지난달 27일부터 4일간 제주종합운동장에서 제주산 한우고기를 최대 50%까지 할인하는 직거래 장터를 열었다.

롯데마트는 지난달 26일부터 30일까지 제휴카드로 결제하는 고객에게 한우 가격을 40% 할인해주는 행사를 가졌다. 앞서 함평군은 지난달 20일 국회에서 함평천지한우 시식 및 할인행사를 진행했고 홈플러스는 이달 1, 2일 훼밀리카드를 가진 고객에게 한우 40% 할인행사를 가졌다.

가격경쟁력 내세운 수입고기 전문점

이같은 한우 할인행사는 잇따른 FTA 협상 타결에다 미국산 소고기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덤 마케팅’ 등 외식업계의 가격파괴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한우협회에 따르면 올해 한우 매출은 약 20~30%나 급감했다.

한우협회 관계자는 “경기침체가 계속되는데다 소비자들의 체감경기는 더 떨어져 한우보다 저렴한 수입육을 찾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외식업계에 미국산 소갈비살 4인분을 시키면 4인분을 더 주는 업소가 늘어나는 것도 한우 소비를 떨어트리는데 한몫 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올 초부터 등장한 4+4 소고기 프랜차이즈는 하루가 다르게 가맹점을 늘리고 있다. 서울 송파구 가락동에 본사를 둔 불소식당은 지난 6월 경기도 의정부시에 첫 직영점을 낸 뒤 6개월만에 55건의 가맹계약을 맺는 등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불소식당 인근에 비슷한 콘셉트로 문을 연 황금소도 점심시간부터 몰려와 소고기 구이를 찾는 고객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가맹사업에 들어갔다. 이밖에 그램그램, 우박집 등 4+4 소고기 전문점이 창업 트렌드로 급부상하고 있다.

설날 반등만 기다리는 한우업계

반면 한우는 산지 도축량도 전년 대비 2% 정도 감소했다. 한우 사육농가들이 송아지 입식부터 줄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우협회 등 관련 단체는 대형마트를 통한 할인판매 외에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상태다. 내년 2월 19일 설날을 앞두고 한우 수요가 늘어나면서 도축량과 판매량이 반등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데 그칠 뿐이다. 한우 소비는 줄고 있으나 국민 1인당 육류 소비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2014년 농림축산식품 주요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 1인당 소고기 소비량은 전년 대비 600g 증가한 10.3㎏을 기록했다. 국민들의 소고기 소비는 증가한 반면 한우 판매가 감소한 것은 많은 소비자들이 수입육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수입량 늘고 한우 수익성 떨어지고

소고기를 포함한 포유가축류 수입현황을 보면 지난 2012년 780만 달러에서 지난해 1490만 달러로 90.7%나 증가했다. 소고기 자급률도 지난해 국내 축산농가에서 24만5100t을 생산한 반면 수입량은 25만7100t으로 수입육이 더 많았다.

이에 따라 한우 비육우 1마리 당 수익성도 2011년 이후 지속적인 손실로 나타났다. 지난해 한우 비육우 1마리 당 총 수입은 593만6천원이었으나 생산비를 제외한 순수익은 -57만3천원으로 조사됐다. 한우 10마리를 키워 출하할 경우 570만원 이상 손해를 본다는 얘기다.

여기다 축산 강국 뉴질랜드와의 FTA 협상이 타결되면서 한우업계는 더 큰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중 FTA 체제에 따른 간접 피해도 우려하고 있다.

한우협회 관계자는 “뉴질랜드와의 FTA 체제가 본격적으로 가동될 경우 가격경쟁력이 낮은 한우농가의 피해가 더 커질 것”이라며 “축산물 대부분을 양허제외한 한·중 FTA도 값싼 농산물이 들어오면서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인우 기자 liw@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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