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량 감소중국 소비 증가 탓… 덤 마케팅 업체 “가격 인상 영향 없다”
미국산 등 수입 소고기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수입 소고기를 사용하는 국내 식품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미국 시카고상업거래소의 미국산 소고기 선물가격은 올 1월 100파운드당 134달러에서 11월 168달러로 25% 급증했다. 호주산과 뉴질랜드산도 비슷한 수준으로 값이 올랐다.
소비자 체감 지수도 크게 올랐다. 통계청의 지난 1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동월 대비 1.0% 상승한 데 비해 수입 소고기 지수는 8.8%나 상승했다. 국내 소고기도 7.5% 올랐다.
미국산 소고기 도매 전문인 한미축산에 따르면 등심(㎏당) 가격은 11월 3만8500원 선에서 4일 기준 3만9천 원~4만1천 원으로 올랐다. 미국산 소고기 가격이 상승한 배경에는 가뭄과 사료값 인상, 사육두수 감소, 중국의 소비 증가 등이 꼽힌다.
미국육류수출협회에 따르면 올해 미국산 소고기 생산량은 전년대비 5.4% 가량 감소한 1103만t으로 추산되며 내년에도 생산량 감소가 이어져 약 2.8%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올해 전세계 소고기 공급량도 전년대비 1% 감소한 5714만t이 될 전망이다. 미국산 소고기의 수입량과 국내 점유율이 계속 상승 중에 있어 생산량 감소와 소고기 가격 상승은 국내 관련 물가에 큰 영향을 준다.
미국·호주·뉴질랜드 시장 99% 장악
미국산 소고기의 수입량은 지난 10월 기준(누적) 8만7186t으로 전년동기 대비 11.4% 증가했다. 점유율도 지난해 35.1%에서 올 36.4%로 1.3% 늘었다. 국내 수입 소고기 시장은 미국산과 호주산(54.4%), 뉴질랜드산(8.2%)이 99%를 점유하고 있다. 미국산 소고기 가격 인상은 호주와 뉴질랜드산의 가격도 끌어올리게 된다. 롯데마트의 호주산 소고기 가격은 2년 새 13~34% 올랐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국제 곡물값이 상승하고 중국의 소비가 급증하면서 국제 소고기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수입 소고기 가격 상승으로 당장 원가 인상 압박을 받고 있다.
육가공업체 선진으로부터 호주와 뉴질랜드산 소고기패티를 공급받는 맥도널드와 버거킹은 최근 가격 인상을 통보받았다. 하지만 바로 제품 가격 인상도 할 수 없어 난감한 처지로 알려졌다.
반면 미국산 소고기를 사용해 ‘덤 마케팅’을 하는 외식 업체는 물량확보에 별 걱정없다는 입장이다. ‘그램그램’을 운영하는 ㈜빅투 관계자는 “수입 가격이 오르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도 “우리는 충분한 물량확보가 돼 있어 문제가 없으며 가격 인상 계획도 없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덤 마케팅 업체인 불소식당 관계자도 “내년 상반기까지 사용할 수 있는 충분한 물량 확보가 돼 있어 수입 가격 인상에 따른 영향은 없다”고 밝혔다.
이원배 기자 lwb21@
저작권자 © 식품외식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