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된 돼지고기 탓에… 외식업계는 ‘울상’
금값된 돼지고기 탓에… 외식업계는 ‘울상’
  • 이인우
  • 승인 2014.12.15 11: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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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돼지고기 평균가격 지난해보다 21% 올라
뒷다리살 등 비선호 부위까지 줄줄이 인상
▶ 지난 11월부터 오르기 시작한 돼지고기 값이 연말 비수기에도 지속적으로 치솟고 있어 식품·외식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돼지고기 값이 고공비행 중인데다 구제역까지 발생해 육가공 식품은 물론 외식업소도 가격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 10일 대한한돈협회에 따르면 전국 돼지고기 평균 가격은 ㎏당 5171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299원)보다 21%나 올랐다. 삼겹살 가격은 이미 지난달 1㎏에 1만37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올랐고 앞다리살은 24%, 뒷다리살은 42%나 올랐다.

이같은 가격 인상은 인기 부위인 삼겹살뿐만 아니라 그동안 비선호 부위로 꼽혔던 뒷다리살 등까지 포함돼 전반적인 상승세를 부채질하고 있다.

지난 11월부터 오르기 시작한 돼지고기 가격은 김장철 수육 수요까지 겹쳐 더 크게 올랐다는 분석이다. 또 지난해 발생한 돼지유행성설사병(PED) 때문에 축산농가의 출하량이 줄었고 수입물량까지 감소하면서 인상 요인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PED 이어 구제역 확진

여기다 지난 4일과 8일 충북 진천군에서 잇따라 발생한 구제역 의심신고를 정밀조사한 결과 모두 확진 판정이 나오면서 돼지고기를 둘러싼 이슈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 10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4일에 이어 의심 신고된 충북 진천 소재 돼지농장(776마리)에 대한 정밀조사 결과 구제역으로 9일 확진됐다. 이날까지 진천 지역에서 살처분한 돼지는 6천마리를 넘어섰다.

농식품부는 구제역 증상을 나타내는 돼지가 축사 전체에서 광범위하게 나타나 전체 돼지를 살처분 및 매몰하고, 축사 내외 소독, 가축차량 등의 이동제한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축산업계에서는 그동안 몇 차례 발생한 구제역 발생에 따른 학습효과로 수요 감소는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보다는 공급물량에 차질을 빚을 경우 가격인상을 더 부추길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물량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육가공 식품업체들부터 가격 인상을 시작했다. 가장 먼저 CJ제일제당은 지난 11월 30일부터 냉동 육가공제품 7.1%, 만두 5.9% 등 냉동 제품 가격을 평균 6.5% 인상하기로 했다.

식품업계 냉동제품부터 가격 인상

CJ제일제당 측은 원가부담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인상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소비자들은 냉동만두 한 봉지 가격이 1만 원에 육박한다며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롯데푸드 역시 당장은 가격을 인상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돼지고기 가격 상승 상황이 장기화되면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상도 원료육이 제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동원F&B는 돈가스 제품 가격을 이미 7% 올렸다. 중견 육가공전문업체인 에쓰푸드도 대형할인마트에 공급하는 B2C 품목의 가격을 일부 인상했고 로드숍 제품 인상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또 그동안 주력해온 B2B 품목의 인상도 검토 중이다.

에쓰푸드 관계자는 “이미 원재료 가격인상을 예상한 만큼 대응방안을 검토해 왔다”며 “하지만 제품 가격은 소비심리 등 감안해야 할 요인이 많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외식업계 고객 눈치에 속앓이

외식업계도 돼지고기 가격 인상에 곤혹스러운 입장이다. 식자재 값 인상을 메뉴 가격에 그대로 반영할 경우 가뜩이나 줄어드는 고객이 더 떨어져나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서울 종로구의 돼지등갈비 구이 전문점 관계자는 “1인분에 1만2천 원인 메뉴 가격을 유지하려 하지만 그만큼 마진이 떨어져 언제까지 버틸지 모르겠다”며 “그렇다고 가격을 올리면 고객 발길이 끊길까 걱정”이라고 했다.

서울 송파구의 A식당의 경우 공급받는 돼지고기 가격이 20% 이상 올랐지만 1인분 1만 원인 삼겹살 가격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가격을 올릴 경우 저녁 손님 발길이 아예 끊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A식당 관계자는 “가격을 내리면 모를까 올린다는 건 아예 생각조차 할 수 없다”며 “매출이 떨어지는 판에 재료값까지 올라 엎친데 덮친 격”이라고 털어놓았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돼지고기 비수기인 겨울철로 접어들면 가격이 내려가기 마련인데 올해는 상황이 완전히 변했다”며 “결국 외식업소들만 곤경에 처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인우 기자 li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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