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계, 경기침체 탈출구 ‘저가메뉴’
외식업계, 경기침체 탈출구 ‘저가메뉴’
  • 신지훈
  • 승인 2015.01.05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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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토랑, 패스트푸드, 커피전문점 등 가격파괴 앞장
외식업계의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업소마다 저가메뉴 책정 비중을 늘리고 있다.

저가마케팅으로 불황의 돌파구를 찾아보겠다는 외식업계의 움직임과 소비자들의 얇아진 지갑 탓에 가격이 싼 메뉴가 높은 호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소셜커머스와 통신사와의 제휴를 통한 할인행사에도 적극적이다.

저가마케팅이 단기적 매출 향상을 노린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외식업계는 어려워진 현재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선 가격 낮추기를 통해 모객효과를 노릴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1만 원 이하 고급메뉴 개발 경쟁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외식업소들이 속출하고 있다. 스테이크와 파스타, 피자를 파는 이탈리안 식당이 1인분 9900원, 1등급 한우로 구성된 샤브샤브ㆍ뷔페 샐러드 1인분 9900원짜리 메뉴 등이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많은 외식업소들이 이른바 마진을 최소화한 저가마케팅으로 고객 모으기에 나선 것.

이 같은 상황에서 고급스러운 음식을 판매하는 패밀리레스토랑들도 ‘가격 파괴’에 동참했다. 패밀리레스토랑은 비싸다는 인식을 바꾸고 가격대비 가치가 있다는 평가를 받기 위한 전략으로 저가마케팅을 선택했다.

패밀리레스토랑 관계자는 “스파게티나 스테이크 전문점으로서 패밀리레스토랑이 인기를 누렸지만 같은 메뉴를 싸게 취급하는 매장이 많아지면서 메리트가 줄었다”며 “더욱이 3~4만 원대의 스테이크 메뉴는 소비자들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고 저가메뉴를 선보인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최근 패밀리레스토랑들은 1만 원대 메뉴 경쟁에 들어갔다. T.G.I프라이데이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베니건스 등 국내 대표 패밀리레스토랑이 1만 원대 런치 메뉴를 선보였다. 빕스도 일부 매장을 중심으로 1만5천 원대 브런치 메뉴를 출시했다.

베니건스의 관계자는 “가격경쟁력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기존 메뉴의 퀄리티를 유지하면서 제휴 통신사나 카드사의 혜택 없이도 부담 없는 가격대를 형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서가앤쿡은 두 사람이 함께 먹는 새로운 콘셉트의 메뉴 구성으로 가격을 낮췄다. 그 중에서도 대표 메뉴인 돼지목살 스테이크 샐러드는 2인이 먹을 수 있는 양으로 가격이 1만9800원이다. 1인당 9900원인 셈이다. 칠리치킨 스테이크 샐러드와 칠리새우 파스타 에그타 역시 2인 기준 1만9800원으로 책정했다.

이랜드의 로운샤브샤브도 프리미엄 샤브샤브와 샐러드바를 1인당 9900원(평일 런치 기준)에 제공한다. 총 28개의 음식으로 구성된 샐러드바와 1등급 한우 샤브샤브를 무제한 즐길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저가메뉴는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경기불황과 소비침체를 돌파하기 위한 업계의 고육지책”이라며 “1만 원 이하로 고객이 만족하는 맛과 양의 메뉴를 개발해야하는 외식업소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패스트푸드, 한 달 한 번 할인행사

패스트푸드전문점은 일찍이 할인행사를 통해 저가마케팅을 진행해왔다. 각 패스트푸드 업체들은 2~3천 원대 알뜰형 햄버거를 메뉴에 포함시켜 주고객층인 청소년과 알뜰족을 겨냥하고 있다.

KFC는 저비용 고효율의 ‘빙고(BINGO)’ 2종을 지난해 출시했다. ‘커넬치킨버거’와 ‘그릴치킨버거’ 단품은 각 2천 원에 판매된다. 세트 메뉴는 3500원으로 햄버거의 부피는 늘리고 가격은 낮춰 고객만족도를 최대한 끌어올렸다.

롯데리아는 기간에 따른 할인 이벤트를 주기적으로 실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 연말에는 감사 이벤트로 양념감자 메뉴를 1천 원에 판매했다. 또한 리아데이(Ria Day)를 정해 롯데리아의 대표 메뉴를 최대 50% 할인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맥도날드는 신제품 출시, 새학기, 월드컵, 수능, 연말 등 시기에 맞는 각종 할인이벤트가 눈길을 끈다.

패스트푸드 업체들은 제품별 할인 행사까지 포함하면 거의 한 달에 한 번꼴로 행사를 진행하며 제품 가격을 낮추고 있다.

커피전문점도 저가시장 진출

커피전문점 시장에도 저가메뉴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저가시장의 문을 연 것은 더본코리아의 빽다방(Paik’s coffee)이다. 빽다방의 아메리카노 가격은 2천 원이다. 일반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의 반값이다. 소셜쇼핑업체 위메프도 저가 커피전문점 시장에 뛰어들었다. 강남 삼성동의 위메프 본사 사옥 1층에 있는 사내 커피전문점 W카페를 오픈한 것. W카페의 아메리카노 가격은 1900원이다.

위메프는 올해 말까지 직영매장 위주로 20개까지 점포수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커피시장의 규모가 점차 커지면서 저렴한 가격으로도 충분한 사업성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W카페의 관계자는 “조사결과 원두커피를 하루에 2~3잔씩 마시는 소비자가 매우 많다”며 “가격에 부담을 느꼈을 많은 커피 애호가들이 즐겨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메뉴 질 저하, 가격 인상 어려움 등 악영향도

외식업계가 메뉴의 저가정책과 가격할인을 통해 경기침체를 이겨보려는 노력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도 있다.

전문가들은 과도한 저가마케팅은 단기적 매출 상승 효과는 있지만 메뉴의 질 저하와 식재료, 인건비 등에 따른 가격인상에 어려움이 있어 경영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한 소비자에게 브랜드에 대한 가치를 하락시켜 구매 가능성을 낮추고 할인을 기다리며 제품의 구매를 미룰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결과적으로는 고객에게 표준가격에 대한 기준을 제시함으로써 새로운 메뉴의 가격 책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한 피자전문점의 경우 미흡한 저가정책으로 비난을 받았다. 미스터피자는 1인당 9900원에 피자뷔페를 운영한다고 홍보했지만 턱없이 부족한 피자 수로 매장을 찾은 고객들을 당황케 했다. 약 10~15분 간격으로 피자가 추가됐지만 인원이 몰리면서 피자를 배불리 먹을 수 없는 경우가 빈번했다. 점심시간에 몰린 고객 일부를 돌려보내기도 하는 등 빈축을 샀다.

전문가들도 단순한 저가정책 편승보다 가격 거품을 줄이고 제대로 된 음식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외식업계 마케팅 전문가는 “가격의 거품을 최대한 줄이고 품질 좋은 상품을 판매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소비자가 메뉴에 대해 만족했다면 꼭 저가마케팅이 아니라도 구매할 가능성은 자연스럽게 높아진다”고 말했다.

신지훈 기자 sinji27@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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