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 난 방역… 외식업계 피해보상책 없어
구멍 난 방역… 외식업계 피해보상책 없어
  • 이인우
  • 승인 2015.01.08 09: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구제역 한 달 안 돼 수도권·영남까지 확산
서울 코앞에 AI까지
지난해 12월 2일 충북 진천에서 발생한 구제역이 31일 현재 경기도 이천시와 경북 영천시까지 확산됐다.

이번 구제역은 4년만에 수도권까지 뚫렸다는 점에서 농림축산식품부 등 방역당국의 허점이 드러났다는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다 지난달 28일 성남시 모란시장의 토종닭 판매점에서도 조류인플루엔자(AI) 확진 판정이 나왔다.

지난해 1월 전남 고창에서 첫 발병한 조류인플루엔자가 1년이 넘도록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는 그동안 국민들의 학습효과 때문에 외식업계의 매출감소가 크지 않지만 일부 돼지고기 및 가금류 전문점의 어려움을 부채질하고 있다.

●외식업계 피해보상 요구 마이동풍

하지만 가축 전염병이 발생할 경우 정부의 보상은 축산농가 등에만 집중돼 간접 피해를 입은 외식업소는 대책 없이 떨어지는 매출을 감수해야 할 입장이다.

외식업계에서는 가축 전염병 발생에 따른 피해보상을 국회와 정부 측에 요구해 왔으나 아직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민상헌

㈔한국외식업중앙회 서울시협의회장은 “가축 전염병이 확산되면 해당 식자재를 주로 쓰는 식당의 매출이 눈에 띄게 주는데도 아무 보상을 받지 못한다”며 “그동안 국회나 정부당국에 외식업계에 대한 보상 방안 마련을 요구해 왔지만 정확한 피해 계측이 어렵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

민 회장은 또 “외식업계는 축산농가의 최대 소비처이기 때문에 외식업이 살아야 농가도 발전한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일부 돼지고기 전문점과 치킨 전문점은 잇따른 가축 전염병 발생에 따라 매출이 10~20% 정도 줄었다고 한다. 서울시 송파구 방이동에서 돼지고기 천겹살 메뉴로 단골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O식당 관계자는 “최근 경기가 좋지 않아 고객이 줄었는데 구제역까지 발생하면서 발길이 아예 끊기고 있다”며 “제주산 흑돼지 고기만 사용한다는 점을 아는 고객들도 찾지 않는 실정”이라고 한탄했다.

치킨 프랜차이즈는 1년째 지속되는 불황에 전체적인 매출이 떨어지는데다 AI에 따른 영향도 적지 않을 것으로 풀이했다.

●예방적 살처분 농가는 100% 보상

반면 가축 전염병 발생 농가는 정부로부터 피해액 대부분을 보상받는다. 지난해 초부터 지금까지 조류인플루엔자 발생 농가는 총 1500여 만 마리를 살처분, 822억 원의 피해를 인정받았다.

지난 2010년 11월부터 2011년 3월까지 발생한 구제역으로 347만9962마리를 살처분했을 때는 2조7383억 원의 피해액을 보상했다. 하지만 당시 축산농가 못지않은 피해를 입은 외식업계는 단 한 푼의 보상도 받지 못했다. 이번 구제역과 AI 피해농가에 대해서도 정부는 확진 후 살처분한 경우 가축값의 20~80%, 예방적 살처분 농가는 80~100%까지 보상한다.

외식업소의 식자재 값 인상도 걱정거리다. 최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는 올 1월 닭고기 가격이 미국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으로 수입량이 줄어든 데다 국내 AI까지 겹쳐 산지가격이 1800~2천 원(kg당)으로 소폭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돼지고기도 1월 탕박 기준 1kg 당 4600~4900원으로 지난해보다 소폭 오를 전망이다. 1월 돼지고기 생산량은 출하 마릿수 감소로 전년 동기 보다 6.0%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식자재 값 인상으로 이중부담

이같은 식자재 가격 인상은 외식업소의 원가 부담 증가로 이어지지만 메뉴 가격은 올릴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의 한 돼지갈비 전문점 관계자는 “원가 부담이 돼도 현재 가격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0일 경북 영천의 구제역 의심 돼지에 대한 정밀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 앞서 29일에는 경기도 이천에서, 이달 초에는 충북 진천과 증평 등의 대규모 사육농가에서 구제역 양성 판정이 나왔다. 이런 추세를 감안하면 영남지역으로의 구제역 확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농식품부는 지난 31일과 새해 1월 1일 이틀 동안 뒤늦게 전국적으로 일제소독에 나섰다. 축산 전문가들은 이달 초 충북 일대에서 구제역이 확인됐을 때 전국 일제소독 등의 강력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등 정부가 너무 안일하게 대응해 상황을 악화시킨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인우 기자 liw@foodbank.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송파구 중대로 174
  • 대표전화 : 02-443-436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우대성
  • 법인명 : 한국외식정보(주)
  • 제호 : 식품외식경제
  • 등록번호 : 서울 다 06637
  • 등록일 : 1996-05-07
  • 발행일 : 1996-05-07
  • 발행인 : 박형희
  • 편집인 : 박형희
  • 식품외식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정태권 02-443-4363 foodnews@foodbank.co.kr
  • Copyright © 2024 식품외식경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food_dine@foodbank.co.kr
인터넷신문위원회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