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급식업계 더 어려워진다
올해도… 급식업계 더 어려워진다
  • 김상우
  • 승인 2015.01.13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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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군 급식 성장 동력 좌초… 중소업체 상황 더 심각해
▶ 새해에도 급식업계의 활로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사진은 A업체가 위탁 운영하는 구내식당 전경 모습.
급식업계의 올해 경영 환경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이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외식업보다 월등한 가격경쟁력으로 경기가 좋지 않을수록 수요가 늘어났던 단체급식이 수년째 제자리걸음이란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요원해진 단가인상과 신규 사업장의 부재, 업체 간의 경쟁심화 등으로 올해는 제자리걸음 내지 수익이 더 안 좋아질 것”이라며 “특히 양극화 현상의 심화로 고정 채널을 확보하지 못한 중소기업의 어려움이 심화될 것”이라고 했다.

대기업 “급식 수익, 큰 기대 안 한다”

이러한 현상에 단체급식 대기업은 이미 급식 사업에 공격적인 투자를 자제하고 있다. 오랫동안 국내 단체급식 시장을 선도했던 아워홈은 몇 년 전부터 급식사업보다 HMR 등의 식품제조사업과 외식, 식자재유통, 컨세션 등에 역량을 쏟고 있다.

이는 급식 부문의 정체와 무관치 않다. 지난 2013년 약 800개였던 아워홈 급식 사업장 수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치거나 다소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에도 신규 사업장 수주보다 기존 사업장 재계약에 무게를 싣고 있다.

아워홈을 제치고 급식업계 1위로 떠오른 삼성웰스토리도 속사정은 편치 않다. 단체급식이 점진적인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캡티브 마켓의 비중을 덜어내지 못하고 있다. 한계성이 있는 캡티브 마켓에서 의존도가 낮춰지지 않는다면 어느 시점에 성장 정체에 빠질 수 있다는 진단이다. 최근 코엑스에 입점한 프리미엄 푸드코트 ‘델라코트’와 같이 급식과 연계한 새로운 모델 발굴도 맥락을 같이 한다.

캡티브 마켓 비중이 큰 현대그린푸드 역시 지난해부터 경영 어려움에 휩싸인 현대중공업 등의 영향으로 수익성이 신통치 않다. 현대그린푸드도 최근 이탈리아 식자재 올인원 매장인 ‘이틀리’를 국내에 들여오는 등 새로운 먹을거리 찾기에 나서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탈 급식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 중이다. 이미 식품제조사업과 식자재 유통, 외식 등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투자를 거듭하고 있다. 실제 급식 부문의 매출 의존도는 약 40% 안팎까지 떨어졌다.

급식 비중이 큰 이씨엠디도 컨세션과 외식사업의 비중을 넓히고 있다. 특히 풀무원의 캐치프레이즈인 ‘바른 먹거리’를 이용한 이미지 마케팅이 핵심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각에선 이씨엠디 급식 사업장 수주 절반 이상이 풀무원 이미지에 편승해 있어 풀무원 이미지 마케팅 없이는 지속적인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견해다.

중소업체, 틈새시장 공략에 사활

중소업체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대기업이 공공기관 시장에 참여할 수 없는 제도를 마련했지만 경쟁력 약화로 인해 중견기업의 인프라를 견뎌내지 못하고 있다. 공공기관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히고 있는 중견기업도 산업체보다 훨씬 떨어지는 단가에 수익 창출이 버거운 상황이다.

중소업체 관계자는 “그래도 공공기관은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라 입찰은 항상 하고 있다”며 “자본력이 떨어져 규모가 큰 사업장은 언감생심이고 대기업들의 접근이 용이하지 않은 소규모 사업장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위생시스템에 대한 철저한 관리와 차별화된 메뉴 구성 등 뚜렷한 현장 파악을 통해 고객사의 요구사항을 효과적으로 반영하고 있다”며 “올해도 힘겨운 싸움이 계속되겠지만 틈새시장을 찾아나간다면 나름대로 선방은 하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현안에 대한 공감대 형성 필요

업계는 시장의 어려운 환경이 근본적인 원인이지만 주요 현안에 대한 무관심도 보이지 않는 어려움이라 지적한다. 특히 과열 경쟁으로 인한 업체 간의 투자 관행에 브레이크를 걸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업계 관계자는 “속칭 치고 빠지기 식으로 경쟁업체보다 더 많은 시설 투자를 내걸어 수주를 성사시키는 식”이라며 “이런 안 좋은 관행은 업계는 물론 장기적으로 해당 업체에게도 좋지 못한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투자 금액을 뽑아내려면 다른 비용을 줄여야 하기 때문에 급식질이 안 좋아질 수밖에 없다”며 “혹은 빚을 지고 사업장을 운영하는 사례도 있다”고 했다. 아울러 “고객사도 업체의 이러한 심리를 이용해 단가 인상에 박하게 되면서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단가 인상은 이뤄지지 않고 요구사항은 많은 공공기관 시장에 어느 누구 하나 나서지 않고 있다”며 “위탁업체에 모든 것을 맡기는 일본의 관리제와 같이 환경 전반에 대한 큰 변화 없이는 어려움이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상우 기자 ksw@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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