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립식품·롯데주류 등 식품·주류에 외식업 결합해 다양한 펍 브랜드 오픈 활발
삼립식품, 펍 브랜드 론칭
삼립식품(대표이사 윤석춘)은 지난 8일 서울 강남역 SPC스퀘어 2층에 독일식 델리펍(Deli Pub) ‘그릭슈바인(GLUCKS SCHWEIN)’의 문을 열었다. 안테나숍 개념이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향후 외식 산업 진출의 교두보를 놓은 셈이다. 델리펍은 일반적으로 다양한 고기와 햄, 햄버거 등 육가공식품과 맥주 등의 주류도 함께 판매하는 업체를 일컫는다.
그릭슈바인은 20~30대 여성을 주요 고객층으로 설정해 독일식 육가공 요리와 함께 다양한 독일 맥주를 제공한다. 대표 메뉴는 독일식 족발인 ‘슈바이네 학센’이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족발 요리로 맥주와 잘 어울려 독일인들이 축제나 모임에서 즐긴다. 가격은 3만8천 원이다.
스페인식 햄 요리인 하몽을 비롯해 살라미, 파스트라미의 ‘콜드컷(찬 육가공품을 얇게 썰어낸 제품)’ 외에 다양한 소시지, 샐러드 메뉴도 마련돼 있다. 안주 가격대는 1만1천 원~4만 원이다.
자회사 제품만 사용하며 인지도 제고 노려
가펠 쾰시와 에딩거, 슈나이더, 마이셀 등 다양한 육가공 제품에 어울리는 독일 맥주도 준비해 놨다. 가펠 쾰시는 독일 쾰른 지역에서 생산하는 700년 역사의 맥주로 매장에서는 생맥주로 제공한다. 가격은 생맥주 가펠 쾰시 6천 원(500㎖), 에딩거 9천 원(500㎖), 클라우드 4천 원(500㎖)이며 병맥주는 7천 원~1만2천 원이다.
매장 그릭슈바인은 삼립식품의 육가공 자회사 ㈜그릭슈바인의 브랜드를 알리고 시너지를 노린 매장으로 알려졌다. 실제 매장에서 사용하는 육가공 제품은 모두 자회사의 제품 만을 사용한다.
삼립식품 관계자는 “고급 제품을 생산하는 그릭슈바인의 인지도 제고를 위해 문을 연 매장”이라며 “안테나숍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향후 매장 확대와 관련해서는 “브랜드를 알리기 위한 매장으로 추후 확대 계획은 현재 없다”고 선을 그었다.
신세계푸드 데블스도어 ‘잘 나가’
이제 식품업체의 매장 오픈 등 외식업 진출이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앞서 식품·유통 대기업인 신세계푸드도 지난해 11월 말 서울 반포에 펍 ‘데블스도어’를 열고 외식업계로 진출해 식품·외식 업계의 이목이 모아졌었다. 사업이 안착할 경우 매장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었다.
신세계푸드는 데블스도어에서 다양한 안주와 함께 특히 크래프트 비어를 제조·판매하면서 맥주 사업에 애착을 보였다. 특히 독일 맥주 전문가들이 참여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때문에 신세계푸드가 향후 맥주 사업 진출을 위한 발판을 놓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끊이질 않았다.
현재 데블스도어는 하루 평균 600~800명이 방문할 정도로 인기를 끄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인원이 많아 따로 전화예약은 받지 않을 정도다. 한 마디로 사업이 성공한 것이다. 하지만 신세계푸드 측은 향후 매장 확대에 대해 2호점을 오픈할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말을 아꼈다.
롯데주류, 클라우드 업고 승승장구
롯데주류도 자사 맥주 브랜드 ‘클라우드’를 홍보하기 위한 펍 ‘클라우드비어스테이션’을 지난 7월 초 서울 잠실에 오픈했다. 클라우드를 전면에 내세웠지만 여러 맥주와 안주 제공으로 일반 펍의 형태로 운영한다. 이 매장도 오픈 100일 만인 지난해 11월 중순 방문객이 2만5천 명을 넘으며 인기를 끌고 있다.
데블스도어와 클라우드비어스테이션 등 대기업의 외식 매장이 잇따라 안착하면서 삼립식품의 그릭슈바인도 사업 가능성을 높게 봤다는 분석이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식품·유통 업체의 외식업 진출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다만 대기업의 문어발식 확장이라는 일각의 지적은 풀어야 할 과제다.
이원배 기자 lwb21@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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