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탁급식업계 2006 상반기 결산
위탁급식업계 2006 상반기 결산
  • 관리자
  • 승인 2006.08.16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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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탁급식업계는 올 상반기 이 산업에 있어 한 획을 그을만한 사건들이 잇따라 터짐으로써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우선 지난 6월 1일부터 시행된 ‘병원급식 식대급여화 ’는 6000억원에 달하는 병원급식 위탁시장을 불투명하게 만들었다. 정부정책에 의해 실시된 식대급여화 정책은 환자의 기본식대를 3390원으로 정해 놓고 식사의 질을 높이기 위해 주어지는 가산금액 책정 시 영양사와 조리사가 병원소속일 때만 적용이 가능토록 함으로써 위탁급식의 입장을 전혀 고려치 않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급식부분을 위탁하고 있던 중소병원을 비롯한 많은 수의 병원들이 직영으로 전환됐고, 위탁을 유지하는 병원들도 지금까지의 수익이 줄어드는데 대한 부담을 ‘고통분담’이라는 이름으로 위탁업체들에 떠넘기고 있다.
따라서 병원급식에 지속적인 투자를 해 온 위탁업체들은 더욱 과중해진 적자폭을 감수하고 운영을 계속해야 되는지의 여부를 검토할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다.

업친데 덮친격으로 병원식대급여화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기도 전에 지난 6월 말경 CJ푸드시스템에서 운영하던 학교에서 사상 초유의 환자수를 기록한 학교급식 위생사고가 발생, 위탁급식업계는 다시 한번 휘청거렸다.

학교급식의 직영, 위탁 논란은 몇 년 전부터 계속돼 왔지만 이번 사고를 계기로 직영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한층 커졌으며, 국회에서는 직영 의무화를 골자로 하는 ‘학교급식법개정안’을 전격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오는 2009년부터는 중고등학교의 급식은 직영을 원칙으로 하되 학교 사정에 의해 부분 위탁은 가능토록 규정하고 있으나 이는 조리인력 용역에 불과한 정도다.

이로써 앞으로 별다른 이변이 없는 한 1조원에 달하는 학교급식 위탁시장은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업계는 고심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사)한국위탁급식협회(회장 정순석)는 병원급식 식대급여화와 개정된 학교급식법이 위탁급식산업을 무시한 불공평한 처사로 판단, 헌법소원을 제기한다는 방침으로 현재 준비 중에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또한 중소업체들의 모임인 (사)한국급식관리협회(회장 박홍자)는 대대적인 서명운동을 비롯해 각종 시위를 주도하면서 직영을 의무화하는 개정된 학교급식법이 올바른 학교급식의 대안이 아님을 정부측에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한편 위탁급식업계의 절반에 가까운 시장이 예기치 못한 일들로 한 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상황이 되자 위탁급식전문업체들은 사업의 기본적인 방향을 수정하고 사업다각화를 적극 모색하는 등 대책마련에 분주하다.

특히 아워홈과 신세계푸드, CJ푸드시스템 등 종합식품기업을 지향하는 업체들은 식자재사업의 범위를 확대하는 것을 비롯해 식품제조부문에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어 10조원 규모의 식자재시장에 새로운 강자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기업군 중에서도 대표적인 몇 개 업체의 상반기 현황과 하반기 계획을 살펴본다.

삼성에버랜드

학교급식에서 위생사고가 터지자 삼성에버랜드는 그룹차원에서 학교급식에서 전면 철수하라는 지시가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항상 위생사고의 위험에 노출돼 있은 학교급식을 운영하다가 사고가 나면 그룹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삼성에버랜드 유통사업부는 현재 운영중인 학교업장에서 계약이 끝나는대로 운영은 물론, 식자재 납품도 손을 뗀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삼성에버랜드의 급식운영 사업장 분포를 보면 산업체가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학교급식은 비중은 10% 이하이기 때문에 업계에서 급식부문 매출 1위 자리는 당분간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가 급식부문에서 1위를 유지하는데는 주요지표를 중심으로 6시그마 개선활동을 꾸준히 해 온 결과 운영경쟁력이 향상된 것도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평이다.

또한 이 회사는 최근 노동부 인정자격인 위생안전지도사(H&S Instructor) 사내인증을 확대함과 동시에 관련 커리큘럼을 개발함으로써 현장에서의 자율관리역량을 증진시키고 있다.

아울러 메뉴진단 프로그램의 활성화와 급식품질에 대한 정기 평가체계 정립을 통해 맛과 메뉴에 대한 고객만족을 향상시켰으며, 고객건강관리 프로그램인 고투웰(gotowell) 서비스를 런칭, 급식서비스의 차원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을 얻고 있다.

아워홈

종합식품기업을 추구하며 빠른 속도로 사업영역을 식품제조부문까지 확대시키고 있는 아워홈은 올 상반기를 준비기간으로 하반기에는 김치 자체생산을 비롯해 레토르토식품, 연어가공제품 등 다양한 신제품을 본격적으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충북 음성에 건립 중이며 오는 10월경에 오픈할 예정인 김치공장은 하루 생산량이 50t에 달하는 규모로 우선 내부 수요를 충당한 다음 자리가 잡히면 외부영업도 고려하고 있다.

아워홈은 이번 학교급식 위생사고로 인해 CJ푸드시스템과 삼성에버랜드가 학교급식 운영과 식자재납품을 포기함으로써 오히려 반사이익을 보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아워홈은 이미 LG그룹에서 분사한 상태라서 그룹의 눈치를 보고 사업을 축소시켜야 하는 상황이 아닐 뿐 아니라, 그동안 현장에서 쌓아온 긍정적인 이미지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어느 대기업보다 공격적인 경영을 하고 있는 아워홈은 신규수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며, 아울러 식자재부문 매출도 급격히 증가해 상반기 전체적으로 10% 이상의 두 자리수 성장을 나타냈다.

CJ푸드시스템

CJ푸드시스템은 지난 6월에 발생한 학교 급식 사고의 책임을 지고 전국 93개 초・중・고 및 35개 대학의 급식 사업에서 전면 철수했다. 이로 인한 투자금액 손실만 220억원 상당이라고 CJ푸드시스템측은 밝혔다.

지난 2003년에 이어 두 번째 발생한 급식사고로 학교급식에서뿐 아니라 전체적인 기업 이미지에 적잖은 타격을 입으며 고객들로부터 신뢰를 잃은 CJ푸드시스템이 하반기부터는 어떻게 난관을 헤치고 다시 재기할 수 있을 지에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2분기 실적 공시발표를 통해 ‘급식 파동’의 여파로 2분기 경상손익과 순손익이 각각 118억2300만원과 86억2300만원의 적자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2분기 매출은 177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0.1%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23억7400만원으로 19.8%가 감소했다.

적자 요인으로는 상반기 학교급식 철수로 122억원의 비용발생과 지난해 구입한 축육판가 하락에 따른 39억원의 손실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CJ측은 학교급식 사고가 하반기까지 단체급식부문의 직접적 영향 외에 식자재유통부문에도 영향을 줘서 하반기에도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판단, 하반기 경영전망에 관한 내용은 3/4분기 중 별도로 공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세계푸드

위탁급식업계에서는 유일하게 CJ푸드시스템과 코스닥에 상장돼 있는 신세계푸드는 이번 학교급식 사고로 인해 일시적으로 주가가 동반하락하는 경향을 보였으나, 곧 정상을 회복하면서 순항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별다른 색깔을 보이지 못했던 신세계푸드는 최병렬 대표이사 취임 이후 ‘싸구려 급식’이라는 오명을 탈출하기 위해 우선 식자재의 수준부터 업그레이드시키는데 주력해 왔다. 최근에는 프리미엄급 급식형태 개발의 일환으로 푸드코트와 급식의 개념을 결합시킨 복합 레스토랑 브랜드 ‘델리아(Delia)’를 선보여 주목받고 있다. 또 오는 9월경에는 자체 개발한 패밀리레스토랑 브랜드를 오픈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공시발표에서 신세계푸드는 2분기 매출액 720억1200만원을 달성, 지난 1분기 보다 12.5%,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6%가 각각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영업이익은 56억1800만원으로 전기 대비 69%, 당기순이익은 42억7900만원으로 전기 대비 66%가 늘었다.

신세계푸드는 향후 급식사업을 비롯한 식자재유통, 식자재가공, 외식사업을 4대 핵심사업으로 선정, 종합식품유통기업으로서 균형 성장을 추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5년 후인 오는 2010년에는 업계 1등이 되겠다는 최 대표의 공언이 실현될지의 여부에도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씨엠디

청정이미지를 내세우며 소비자들로부터 대체적인 호응을 받고 있는 풀무원의 계열사인 이씨엠디는 최근 학교급식 사고로 위탁급식업계가 타격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규수주에서 아워홈과 쌍벽을 이루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어 주목된다. 이는 풀무원이 표방하는 이미지가 학부모들 사이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씨엠디는 최근 학교급식 전문브랜드 '오투 테이블(O₂TABLE)'를 개발, 중앙중・고등학교 급식에 적용했다. 로하스(LOHAS : Lifestyles Of Health And Sustainability) 개념을 기본개념으로 한 이 브랜드는 최근 식약청으로부터 HACCP을 지정받아 위생적인 관리를 위한 하드웨어를 갖춘 것을 비롯해 비용부담이 가능한 선까지는 친환경식자재 사용을 우선으로 하며, 조리원 유니폼이나 식당의 페인트까지 친환경제품을 사용하는 등 최대한 자연친화적인 급식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학교급식 대란 이후 차별화로 돌파구가 절실해진 위탁급식업계에 이씨엠디의 학교급식 전문브랜드 오투테이블이 과연 어느 정도 확산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지연 기자 p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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