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케냐에서 외식업소를 둘러싼 인종차별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3월 말 케냐 일간지 ‘Daily Nation’는 나이로비의 한 중식당이 오후 5시 이후 아프리카인의 입장을 제한한다는 기사를 보도했다.
해당 중식당은 이에 대해 지난 2013년 6인의 무장 강도 침입 사건으로 현금 60만 실링(약 730만 원)과 당시 식사 중이던 손님의 물품 등을 빼앗기고 주방장 한 명이 상해를 입은 사실을 밝혔다.
사건 이후 아프리카인에 대한 시간제한 조치를 취했다며 “우리는 누가 알 샤바브(소말리아의 극단주의 테러 조직)인지 알 길이 없다”고 항변했다.
해당 중식당은 손님을 데리러 온 택시기사나 백인·중국인·인도인을 동반한 아프리카인의 경우만 입장할 수 있다. 또 앞으로 일정 기간 2만 실링(약 24만 원) 이상 구매 기록이 있는 멤버십 회원에게만 예외적으로 입장을 허용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해당 식당에는 전 교육부 사무차관, 전 내무부 비서실장, 전 대선후보 등 다수의 고위직 인사도 입장할 수 없었다. 나이로비 주지사는 해당 영업장에 대한 조사와 면허 취소 처분을 명령했으나 이후 3개의 필수 면허증(주유판매허가, 보건위생, 사용권)을 변조해 사용해 온 사실이 확인됐다.
또한 중식당 소속 매니저도 2년 가량을 취업비자 없이 근무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케냐 이민국은 중식당 소유주를 소환, 인종차별 여부를 조사 중이지만 주 케냐 중국대사관에서는 ‘중국과 케냐의 관계를 위협하는 인종차별적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에 대해 현지인들은 “보어인(남아공 아파르트헤이트 당시 흑인을 차별했던 네덜란드 후손 백인을 일컬음) 다음으로 흑인을 가장 싫어하는 사람이 아마 중국인일 것”이라며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