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식재와 맛, 우리 가까이에 있다”
“새로운 식재와 맛, 우리 가까이에 있다”
  • 김상우 기자
  • 승인 2015.04.15 22: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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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회 국제외식산업식자재박람회 ‘식재 트렌드를 통해 본 외식산업 미래 경영전략’ 세미나
▲ 제6회 국제외식산업식자재박람회 둘째 날인 지난 15일 ‘식재 트렌드를 통해 본 외식산업 미래 경영전략’이란 주제의 세미나가 aT센터 3층 세계로룸에서 열렸다. 앞줄 오른쪽부터 세미나 주제발표에 나선 박찬일·강민구·김은희·류태환·진경수 등 스타셰프 5인의 모습. 이날 세미나는 350여 명의 청중이 몰려 일부는 자리를 잡지 못하는 등 큰 성황을 이뤘다. 사진=이종호 기자 ezho@

새로운 식재를 발굴하고 새로운 맛을 창출해내는 비결은 멀리 있지 않고 우리 주위에 가까이 있다는 스타셰프들의 조언이 잇따랐다.

2015 국제외식산업식자재박람회의 둘째 날인 지난 15일 ‘식재 트렌드를 통해 본 외식산업 미래 경영전략’이란 주제의 세미나가 aT센터 3층 세계로룸에서 열렸다. 이날 세미나는 350여 명의 청중들이 자리한 가운데 박형희 한국외식정보㈜ 대표(본지 발행인)가 좌장을 맡고 박찬일·강민구·김은희·류태환·진경수 등 스타셰프 5인이 주제발표를 했다.

스타셰프들은 우리 주위에서 흔하게 쓰는 식재지만 시각을 달리하고 조리법에 관심을 쏟을 것을 주문했다. 특히 유행에 휩쓸려 독창성을 잃지 말 것을 당부했으며, 가급적 제철 식재를 사용하는 것이 차별화 전략에 큰 도움이 되리라 입을 모았다.

■좌장
박형희 한국외식정보㈜ 대표이사/본지 발행인

■주제발표
박찬일 몽로 셰프・칼럼리스트
강민구 밍글스 오너 셰프
김은희 더 그린테이블 오너 셰프
류태환 류니끄 오너 셰프
진경수 라 싸브어 오너 셰프

식재의 숨은 매력을 찾다!-비선호 부위를 활용한 신메뉴 전략
박찬일 몽로(夢路) 오너셰프, 칼럼리스트

새로운 식재 발굴은 모든 셰프들의 관심사다. 그러나 새로운 식재에 집착하기보다 기존에 있는 식재를 다양한 각도에서 보고 각 식재의 특성을 잘 살릴 수 있는 조리법을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례로 소의 우둔과 양지, 목심 등은 드라이 에이징으로 훌륭한 식감을 이끌어낼 수 있다. 비선호 부위인 돼지 안심도 드라이 에이징하면 감칠맛이 두 배 이상 증가한다.

닭고기의 비선호부위와 소의 볼살, 돼지 부속물 등도 마찬가지다. 특히 소의 볼살을 수비드하면 상상 이상의 식감을 맛볼 수 있다. 소의 볼살은 서양에서 비싼 식재지만 우리나라는 사용량이 적어 값도 저렴하다. 수비드 하나로 식재의 가치를 몇 배 이상 끌어낼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안타까운 사실은 볼살의 별도 구입이 어렵다는 것이다. 국내 대다수 축산 유통이 소머리살 전체만 취급하고 있어 볼살을 얻기 위해선 소머리 전부를 구입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사용량 위주로 식재를 유통하는 경향이 짙다. 이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이다. 

이밖에 한국식이든 서양식이든 메뉴에 경계가 없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남이 안 하는 것이 무엇인지 항상 연구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서울 대치동 A레스토랑에서 첫 선을 보여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는 고등어 파스타의 경우 이탈리아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대중음식이다. 고등어의 비릿한 맛이 파스타와 어울리지 않을 것이란 선입관 때문에 국내에서 성공하지 못할 메뉴라는 고정관념을 보기 좋게 깨뜨렸다. 약 4천 원의 고등어로 4인분 이상을 만들 수 있으니 부가가치도 상당하다.

주로 구이용이나 해장국용으로 이용되는 곱창도 달리 해석할 필요가 있다. 서양에서는 곱창의 질긴 맛을 없애고자 한 시간 이상 끓인다. 질긴 맛을 없앤 곱창에 한국식 취향을 곁들인다면 무척 흥미로운 결과가 나올 것이다.

강민구 밍글스 오너셰프
동양과 서양의 맛이 어우러지다!-컬래버레이션을 통한 한식의 재해석

세계적인 일식당 노부는 퓨전을 보여주는 메뉴로 잘 알려져 있다. 퓨전이지만 어색하지 않고 조화로움을 추구하면서 이를 하나의 식문화로 만들어낸다. 현재 운영하는 밍글스 역시 노부의 영향을 받았다. 다만 모든 요리에 한식을 기본으로 한다는 점이 다르다. 한국의 장과 발효초, 다양한 허브와 제철 식재를 메뉴 곳곳에 반영한다.

밍글스의 색깔이 묻어나는 창작 요리로는 오방색을 담은 제철 해산물과 뿌리채소를 곁들인 샐러드, 매생이 브로스와 백김치를 곁들인 제철 생선찜, 된장에 24시간 재운 뒤 비장탄에 구워낸 양갈비 스테이크 등이 있다. 밍글스식 창작 요리도 있지만 전통 한식에 창작 요리가 섞인 형태가 다수다.

된장에 24시간 재운 뒤 비장탄에 구워낸 양갈비 스테이크의 경우 한국식과 서양식의 컬래버레이션이 잘 어우러진 메뉴다. 양갈비 스테이크는 서양에서 흔하게 먹는 메뉴나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대중화가 덜 됐다. 선호하는 이들이 많지 않지만 된장과 조합하면 한국적이면서도 서양적인 휼륭한 맛이 난다.

이처럼 간장과 버터, 된장과 초콜릿 등 식재의 풍미를 살리는 조합과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닌 익숙함 안에서 차이를 만들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특히 밍글스의 모든 메뉴는 제철의 로컬 식재를 사용한다. 로컬 식재는 고급 식재보다 더 우위에 있다. 가급적 제철에 나는 로컬 식재를 이용하길 바란다.

김은희 더 그린테이블 오너셰프
맛있는 자연을 이야기하다!-건강한 자연주의 메뉴개발 전략

2007년 요리를 시작하면서부터 우리나라의 다양한 식재를 직접 보고 느끼기 위해 전국 각지를 헤집고 다녔다. 모든 셰프들이 그렇듯 나 역시 식재에 대한 욕심이 상당했다. 2년 여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의 자연을 그릇에 담자는 결론을 내렸고, 프렌치 레스토랑인 ‘더 그린 테이블’을 오픈했다.

건강한 자연주의 메뉴를 만들기 위해선 무엇보다 제철 식재의 적절한 사용이 중요하다. 어뮤제, 애피타이저, 파스타, 메인요리, 디저트까지 우리나라 농수산물로 만든 메뉴들을 선보이면서 더 그린 테이블이 추구하는 가치를 하나씩 실현해가고 있다.

봄 메뉴인 ‘메추리’는 마늘 먹여 기른 메추리에 강원도 산 명이나물 등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여름 메뉴인 ‘와인 빙수’는 팥빙수를 서양식으로 해석한 메뉴로 오디 효소를 넣은 레드와인 그라니따에 자두로 끓인 수프가 독특한 식감을 낸다. 가을 메뉴인 ‘바다새우와 사과’는 로즈마리향을 입힌 가평산 사과 퓨레에 부산에서 온 바다 새우, 고구마 뇨끼를 곁들인 농어가 부드러운 식감을 자랑한다. 겨울 메뉴인 ‘겨울 해초류 애피타이저’ 역시 제철 식재인 물미역과 톳 등이 계절의 맛을 전해준다.

특히 제철 식재가 주는 건강한 맛에 셰프의 감성을 전할 수 있어야 한다. 더 그린 테이블은 메뉴의 특성에 맞는 다양한 식기 사용과 음식에 모양을 주는 등 고객에게 먹는 즐거움과 시각적인 즐거움을 동시에 주려 노력하고 있다.

류태환 류니끄 오너셰프
한국의 사계를 그릇에 담다!-제철 식재를 활용한 메뉴개발과 스토리텔링 전략

좋은 셰프란 맛에 대한 감각, 식재 고유의 특성을 잘 알고 조리하는 테크닉, 메뉴의 특징을 고객에게 잘 전달해줄 스토리텔링이 갖춰진 이를 말한다. 새로운 메뉴 창출이 궁극적으로 하이브리드에 있다면 이를 실현하기 위한 기본기는 더욱 중요해진다.

특히 자신만의 철학이 없으면 독창성을 갖지 못한 채 똑같은 요리만을 만들 것이다. 트렌드에 휩쓸려 비슷한 메뉴를 내놓는 이들은 대부분 쉽게 사라진다. 유행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만든다는 적극적인 사고방식을 가져야 한다. 철저한 기본기에 자신만의 철학, 여기에 고객이 무엇을 좋아할지 항상 고민하는 자세를 가진다면 고객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

류니끄에선 이러한 신념을 바탕으로 제철 식재를 활용해 한국의 사계절을 담으려 노력하고 있다. 홍어삼합에서 영감을 받은 포크밸리 앤 스케이트윙, 푸아그라 크림과 공갈빵, 올리브유를 주입한 메추라기 등은 고객들에게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식재 구입에도 신경을 많이 써야한다. 우리나라는 제철 식재가 풍성하나 필요한 식재를 제때 구입하기가 쉽지 않다. 오랫동안 해외에 있다 한국에 돌아왔을 때 사전 지식의 부족으로 식재 구입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이를 극복하고자 시장을 수없이 다녔다.

지금은 식재 유통 구조를 이해했고 시장 상인들과의 유대관계가 형성되면서 원하는 식재를 수월하게 공급받고 있다. 식재를 적절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으려면 발품을 팔아 나만의 루트로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진경수 라 싸브어 오너셰프
한국인의 밥상, 쌀에 주목하다-쌀의 무한변신을 통한 메뉴 차별화 전략

국내 쌀 소비량이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1998년 100㎏이 무너진 뒤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더구나 1인용 양곡 소비량은 주식용이 97.3%를 차지할 만큼 활용도가 무척 낮은 수준이다.

이웃나라인 일본도 똑같은 고민에 봉착한 바 있다. 일본은 오래전부터 밀가루 소비량의 10%를 국내산 쌀가루로 대체하자는 R10프로젝트 등을 통해 쌀 소비를 늘리고 있다. 우리도 외식과 가공식품에서 쌀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소비를 늘려야 한다.

라 싸브어에서는 쌀을 활용한 다양한 메뉴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씹는 맛과 식감이 매우 좋은 15곡 필라프, 밥을 싫어하는 어린이들을 위한 토마토한우 스튜와 애호박 필라프, 이탈리아 쌀요리인 리소토에 송로버섯, 은대구, 전복, 늙은호박 등을 활용하면서 고객에게 쌀이 간직한 고유의 매력을 전하고 있다.

그러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선 외식만으로 불가능하다. 1인 가구 증가와 간편함을 추구하는 소비자 트렌드로 FF 및 HMR 제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앞으로 쌀을 활용한 다양한 제품이 출시돼야 한다. 편의성을 강조하고 가격 대비 맛도 좋은 제품들이 끊임없이 출시된다면 쌀의 소비 증대는 물론 메뉴 차별화 전략도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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