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2시간을 대기해야 한다네요. 다른 분들은 아침부터 오셨나 봐요.”
지난 4월 28일 정오, 광교신도시의 복합 외식몰 ‘아브뉴프랑(아브뉴프랑㈜)’에 입점한 어느 한식뷔페 앞에서 마주친 고객의 불평이다.
이 한식뷔페는 평일 낮 시간임에도 대기 고객이 긴 줄을 만들었다. 부근의 샐러드&샤브샤브 레스토랑도 대기 인원을 늘리며 인기 몰이를 하고 있다.
유모차를 끈 젊은 주부와 외식을 나온 중년 여성들은 삼삼오오 모여 식당 앞에서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아브뉴프랑, 판교 세 배 규모
아래층에서는 입점을 코 앞에 둔 외식업소들의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었다. 수도권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광교신도시의 점심 풍경이다.
전국적인 외식업의 불황 속에서도 ‘나 홀로 성장’을 하고 있는 광교신도시에 외식업체가 몰려들고 있다. 특히 대형 쇼핑몰에 외식업체가 대거 입점하는 몰링화 현상이 두드러졌다.
광교의 외식업소 상권은 현재 아브뉴프랑을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다. 호반건설이 운영하는 아브뉴프랑은 유러피안 스트리트몰 콘셉트로 외식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2013년 4월 판교신도시에 문을 열어 인기를 끈 뒤 여세를 몰아 5월중 광교에 공식 개장할 계획이다. 연면적 8만900㎡, 지하 1층~지상 2층 구조로 판교보다 약 세 배가량 크다.
광교 아브뉴프랑에 국내 유명 외식 브랜드가 속속 들어서고 있다. CJ푸드빌의 계절밥상과 제일제면소, 빕스가 입점했고 스타벅스와 커피빈, 아티제 등 유명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들어왔다.
또 화덕 피자로 잘 알려진 지아니스나폴리와 압구정에서 유명한 프렌치 레스토알 라빌드 팡, 에쓰푸드의 존쿡 델리미트, 샐러드&샤브샤브로 인기를 끄는 948키친, 퓨전 이자카야 우주, 다쯔미, 롤링핀, 미스터 시래기, 면채반, 하남돼지집, 소마 바이 네이처, 닥터 로빈, 메콩타이, 오리지날 시카고, 후쿠오카 함바그 등 4월 말 기준 70여 개 브랜드가 입점했다. 5월 중순 오픈을 전후해 입점 외식업소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판교보다 시장성 더 크다”
광교 아비뉴프랑에 외식업소가 몰리는 이유는 신도시의 상권 성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마지막 블루오션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광교는 수원시 이의동·원천동·하동 일원, 용인시 상현동·영덕동 일원에 걸쳐 면적 1130만4000㎡, 3만1100세대, 7만8천명이 입주하는 신도시다. 인근 수원·용인·성남시 인구와 상권까지 흡수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 부동산 업계에서는 4만1천 세대, 20만 명 인구까지 예상하고 있다.
또 내년 2월에 신분당선 경기도청역 준공이 예정돼 있고 경기도청 이전과 법조타운 조성에 따라 법원과 검찰청 등이 이전하면서 상권은 더 커질 전망이다. 광교신도시는 ‘새로운 강남’으로 업체로서는 놓칠 수 없는 상권인 것이다.
판교 아브뉴프랑에 이어 광교에도 점포를 새로 오픈한 박회숙 하남돼지집 점주는 “판교에서 사업 성과가 예상보다 좋았다”며 “광교는 초역세권으로 형성될 전망이어서 판교보다 시장 가능성이 더 크다고 판단해 매장을 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 점주는 이어 “지난달 초 개장한 매장은 벌써 기대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중산층 주부 고객 니즈 맞춰
아브뉴프랑에 입점한 계절밥상에는 인근 주민은 물론이고 용인시 거주자까지 찾았다. 동백지구에서 왔다는 한 주부는 “계절밥상이 오픈했다고 해서 찾았다”며 “상가 공사가 완료되면 외식하기에 좋아 앞으로도 계속해서 찾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광교에 사는 한 주부는 “신도시 주변에 아직 마땅한 외식업소가 별로 없어 자주 방문하게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주민의 소득 수준도 한몫한다.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는 주민 대부분이 중산층으로 전업 주부가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라고 귀띔했다.
광교 아브뉴프랑의 상가 임대료는 대략 월 200만 후반~300만 원 초반으로 알려졌다. 인근 상가의 임대료와 큰 차이가 없다는 설명이다. 아브뉴프랑에 더 몰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고객 줄까봐 우려”
아브뉴프랑이 외식 명소로 떠오르는 만큼 인근 업소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아브뉴프랑과 바로 인접한 곳에서 1년째 갈비집을 운영하고 있는 한 점주는 “아브뉴프랑이 문을 연지 얼마 되지 않고 단골이 많아 아직까지는 괜찮다”면서도 “하지만 앞으로 고객이 줄어들까 우려되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바로 타격을 입은 곳도 있다. 인근에 있는 카페거리다. 연무중 뒤편 조그만 다리를 건너 조성된 거리에는 크고 작은 외식업소와 카페가 들어서 있다. 하지만 아브뉴프랑이 생긴 뒤 침체기를 겪고 있다는 설명이다.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아브뉴프랑이 들어선 후 카페거리가 타격을 받았다”며 “매물을 내놓아도 잘 나가지 않고 공실률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아브뉴프랑 또한 호재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오는 9월 도로 하나 건너에 대우건설이 운영하는 월드마크의 월드스퀘어가 오픈할 예정이다.
월드스퀘어는 서클형 스트리트 테마상가로 외식업소를 비롯해 의류와 병원, 은행, 뷰티샵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아브뉴프랑이 외식 중심 몰이라면 월드스퀘어는 업종이 더 다양하다.
이미 판교신도시에는 아브뉴프랑과 월드마크가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판교에 이어 광교에서도 두 대형몰이 외식 중심지를 형성하며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