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 공방 ‘백수오’ 논란… 식약처 “가짜 맞다”
진실 공방 ‘백수오’ 논란… 식약처 “가짜 맞다”
  • 김상우 기자
  • 승인 2015.05.04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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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츄럴엔도텍 거짓말 드러나, 한국거래소 “불공정 거래 조사 나설 것”

한국소비자원과 내츄럴엔도텍의 진실 공방이 치열했던 ‘가짜 백수오’ 논란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소비자원의 손을 들었다.

식약처는 지난달 30일 내츄럴엔도텍의 백수오 제품을 재조사한 결과 가짜 백수오 원료인 이엽우피소 성분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내츄럴엔도텍에 보관돼 있는 백수오 원료에서 이엽우피소가 혼입된 것으로 조사됐다”며 “재조사한 원료는 지난 3월 26일, 27일에 입고된 백수오며 소비자원이 검사한 백수오 원료의 입고날짜와 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식약처는 소비자원이 지난달 22일 내츄럴엔도텍의 백수오 원료에서 이엽우피소가 검출됐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내츄럴엔도텍이 검사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자 해당 원료에 이엽우피소가 검출됐는지 재조사를 벌여왔다.

식약처는 관련 업체에 대해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 ‘식품위생법’ 등 관련 법령에 따라 행정처분하고 해당 제품을 모두 회수·폐기할 방침이다.

코스닥 쇼크가 거짓말 원인?

이번 사건은 한국소비자원의 고발에 내츄럴엔도텍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시작됐다. 소비자원은 지난 3월 26일 경기도특별사법경찰단과 내츄럴엔도텍 이천공장에 보관 중인 백수오 원료를 수거해 시험 검사한 결과를 지난 4월 22일 발표했다.

소비자원은 “시중에 유통 중인 32개 백수오 제품의 원료를 조사한 결과 21개 제품(65.6%)은 백수오 대신 이엽우피소만을 원료로 사용하거나 백수오와 이엽우피소를 섞어서 제조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식물성 원료인 백수오는 갱년기장애 개선에 탁월한 효능이 있는 토종 약초로 알려졌다. 효과를 봤다는 사례가 입소문을 타면서 중장년 여성을 중심으로 소비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소비자원이 언급한 이엽우피소는 백수오와 겉모양은 비슷하지만 간독성, 신경쇠약, 체중감소 등의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는 등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은 원료로 국내에선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소비자원은 “최근 백수오 수요가 급증하면서 재배기간이 짧고 가격은 3분의1 수준인 이엽우피소를 백수오로 둔갑시켜 유통·제조·판매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내츄럴엔도텍에 이엽우피소 검출원료를 폐기하라고 했으나 이를 거부해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내츄럴엔도텍은 백수오 시장 1위 업체로 국내 주요 건강기능식품업체에 원료 공급은 물론 관련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매출 실적이 좋고 성장 가능성까지 주목받으면서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코스닥 시가총액 9위에 올랐다.

논란이 확대되면서 한때 코스닥시장에서는 내츄럴엔도텍 주식값 1조 원이 순식간에 증발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식약처의 결과가 발표된 후 내츄럴엔도텍이 코스닥 시장의 쇼크를 막고자 거짓말을 했다는 추측이다.

내츄럴엔도텍은 소비자원 발표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소비자원은 백수오와 이엽우피소 염기서열을 분석했다고 하나 1개월 이상 걸리는 검사를 2~3일 내에 마쳤다는 말 자체가 믿을 수 없다”며 “소비자 보호를 빌미로 기업 죽이기에 나서고 있다”고 반박했다.

경영진 주식 거래 집중 조사

금융당국도 내츄럴엔도텍의 경영진들에 대한 주식 불공정거래 조사에 착수했다.

한국거래소는 식약처 발표 직후 내츄럴엔도텍 경영진들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 거래를 한 것과 관련해 시장감시위원회를 통해 불공정거래 조사에 나섰다. 내츄럴엔도텍 임원들은 가짜백수오 논란이 불거지기 전 보유 지분을 팔아 수십억 원의 차익을 남겼다.

김철환 영업본부장은 3월 26일부터 4월 1일까지 자사주 1만주를 팔아 약 7억 원의 차익을 챙겼다. 이권택·권순창 연구소장과 김태천 생산본부장도 4월 22~24일까지 보유주식 2만5500주를 팔아 약 22억 원 규모의 차익을 챙겼다.

김재준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은 “이번 내츄럴엔도텍 사건은 여파가 큰 만큼 신속처리절차(패스트트랙) 제도를 통해 좀 더 빠른 조치가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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