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쿠르트, 성장 정체… 멀고 먼 ‘1조 클럽’
한국야쿠르트, 성장 정체… 멀고 먼 ‘1조 클럽’
  • 김상우 기자
  • 승인 2015.05.15 1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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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매출액 9670억 원… 전년 대비 2.6% 감소

지난해 ‘1조 클럽’ 재가입을 목표로 했던 한국야쿠르트가 실적 회복에 실패한 가운데 분위기 쇄신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야쿠르트는 지난해 967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2.6%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도 840억 원에 그쳐 3.1% 감소했다.

수장부터 CI까지 ‘다 바꿔’

한국야쿠르트는 지난 2008년 처음으로 매출 1조 원을 넘어섰다. 2010년에는 1조1425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3년 동안 성장곡선을 그렸다. 이후 2011년 매출 9560억 원의 추락을 맛본 뒤 1조 클럽 재가입에 실패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2011년 라면과 음료를 주력사업으로 하는 팔도의 법인 분리가 매출 하락의 결정적 요인이란 평가였다. 그러나 3년 동안 반등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성장 침체가 장기화될 조짐이다. 법인이 분리된 팔도 역시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팔도는 지난해 3236억 원의 매출에 189억 원의 영업손실, 366억 원의 순손실을 각각 기록했다.

실적 부진이 이어지자 김혁수 대표이사가 물러나고 지난달부터 고정완 대표이사<사진>가 구원투수로 투입됐다. 고 대표이사는 1963년생으로 1991년 한국야쿠르트에 입사했다. 영업을 시작으로 마케팅, 기획, 재무 등을 두루 거쳐 지난해 9월부터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았다.

업계 관계자는 “실무에 강한 고 대표이사를 통해 영업력을 강화하겠단 포석”이라며 “그러나 주력 제품군이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거듭하는데다 신사업 부담이 적지 않아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한국야쿠르트는 야심차게 준비한 세븐 시리즈가 아직까지 궤도에 오르지 못한 상태다. 최근에는 평택에 200억 원을 투자해 분말형 프로바이오틱스 진출을 선언했지만 시장에는 이미 관련 제품들이 우후죽순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지난 8일에는 창립 46주년을 맞아 ‘건강사회건설’을 형상화한 새로운 CI를 발표하고 기업 이미지 변신에 나섰다. 한국야쿠르트는 CI의 심벌인 ‘hy’가 기업가치인 ‘건강한 습관’(healthy habit for you)의 ‘h’와 ‘y’를 의미하며, 고객의 건강한 습관을 만드는 일을 최우선 가치로 삼겠단 의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밑빠진 독에 물 붓기?

윤덕병 한국야쿠르트 창업주의 외아들인 윤호중 전무가 주도하는 신사업 부문도 발목을 잡고 있다.

윤 전무는 교육사업과 의료기기사업, 커피전문점 사업 등 식품 외의 영역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았지만 아직까지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태다.

올 초 계열사 3곳(씽크서지컬, 제이레저, 코코브루니)에는 실적악화에 따른 762억 원의 유상증자가 결정됐다. 한국야쿠르트의 최대주주인 팔도도 씽크서지컬 유상증자에 54억 원을 투입했다.

씽크서지컬은 인공관절수술로봇 개발 등을 주력으로 하고 있으며 지난해 영업손실이 210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제이레저는 경기도 동두천시에 골프장 티클라우드컨트리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제이레저는 2008년 이후 7년째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커피전문점 코코브루니는 2011년 이후 4년째 영업손실을 내고 있다. 2009년 첫 매장을 오픈한 뒤 현재 23개 매장만 내는 등 매장 확대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외 수출 핸디캡

더욱이 한국야쿠르트는 해외사업을 할 수 없다는 핸디캡을 안고 있다. 한국야쿠르트는 설립 당시 국내 기술로 발효유를 개발·생산할 수 없어 일본야쿠르트사(야쿠르트혼샤)와 합작계약을 맺었다. 합작계약은 해외진출을 하지 않는 조건부가 있다. 현재 일본야쿠르트사의 한국야쿠르트 지분율은 약 38%다.

한국야쿠르트는 과거 일본야쿠르트사의 경영 간섭을 받지 않고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자체 유산균 종균의 생산기술 개발에 나선 바 있다. 1981년 자체 종균배양에 성공했으며, 독자 개발한 유산균 기술을 바탕으로 해외 수출을 추진한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다양한 이유로 인해 아직까지 구체화시키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동서식품은 커피믹스의 해외 수출이 어렵더라도 내수에서 70%를 넘는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며 “반면 한국야쿠르트는 유산균 시장의 전통적 강자지만 경쟁사들을 압도하진 못한다”고 했다.

이어 “다행히 국내 유산균 시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기술적 우위와 브랜드 파워를 가지고 건기식 등 다양한 형태로 변화를 꾀한다면 현재의 부진을 어느 정도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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