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 근거를 요구하며 서로의 기술 인정 안해
진로와 두산의 소주시장 쟁탈전이 상호 비방이 난무하는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진로는 지난 24일 ‘참이슬 후레쉬’ 신제품 발표회에서 ‘처음처럼’이 산성수를 배출, 결과적으로 환경오염을 유발하고 있으며 두산이 소비자들을 오도하고 있다 등의 비난을 했다.
이에 대해 두산은 즉각 진로에 ‘공개질의서’를 발송하고 공식적인 사과나 답변이 없을 시 법정 소송도 불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24일 진로는 신제품 발표회에 기자들을 초청, ‘참이슬’과 경쟁사인 두산의 ‘처음처럼’을 비교 설명하는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설명한 주 내용은 ‘참이슬’은 천연대나무 숯으로 정제하는 데 반해 ‘처음처럼’은 일반필터로 여과해 정제효과에 차이가 있으며 ‘처음처럼’은 참이슬과는 달리 주정여과 기능이 없다는 것이다.
또 ‘처음처럼’은 인위적으로 알카리수를 만드는 과정에서 산성수를 배출, 환경오염을 유발한다고 설명했다. 진로는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나 두산은 특허가 없어 기술력에서도 차이가 있다는 점을 덧붙였다.
‘처음처럼’이 ‘세계 최초의 알카리수 소주’라는 두산측 광고에 대해서도 참이슬은 98년 출시될 때부터 알카리수였다고 반박했다.
두산은 이에 대해 즉각 “유연비어를 날조하고 퍼트리는 것”이라며 9가지 항목에 대해 공개 질의서를 발송했다고 밝혔다. 두산은 “이 사안에 대해 공식적인 사과나 답변이 없을 시엔 법정소송도 불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두산의 질의서는 ‘처음처럼’에 대한 진로측 설명이 터무니없다는 주장과 함께 진로의 신제품 역시 인체에 해가되는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는 등의 의혹을 담고 있다.
질의서에 따르면 두산은 “진로의 대나무 숯에 대한 특허 자료를 인용, 참이슬은 ‘은’으로 코팅된 대나무 입상 숯을 사용한 것으로 돼 있다”며 “은 코팅시 인체에 해가 될 수 있는 포름알데히드를 사용할 경우 제품에 성분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는 지를 공개하라”고 진로측에 요구했다.
또 “참이슬의 미네랄 함유량 분포가 불균형하다며 특히 미네랄 중 Na(나트륨)과 Cl(염소)의 성분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이유가 소금을 제품에 첨가했기 때문인 아닌지”를 밝히라고 요구했다. 소금을 과다 섭취할 경우 고혈압을 유발할 수 있다고 두산측은 설명했다.
이 밖에 ‘처음처럼’이 환경오염을 유발한다고 주장한 근거, 두산이 산성수를 단순 배출한다고 주장한 근거, 세계 최초 알카리수 소주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부적당하다는 근거 등에 대해 공개 해명하라고 진로에 요구했다.
두산 관계자는 "이번 공개 질의서는 진로가 소주 업계의 건전한 경쟁자이길 포기하고 유언비어를 날조해 퍼트리는 것을 더 이상을 묵과하기 힘들었기 때문에 발송했다"고 설명했다.
진로측은 이 같은 공개질의서에 대해 "검토할 내용이 많은 만큼 관련부서와 충분히 검토·협의 한 후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초 진로와 두산은 소주의 저도주 바람을 일으키며 각각 ‘참이슬 20.1도’와 ‘처음처럼’(20도)을 출시한 후 1억병 최단기 돌파 경쟁(처음처럼 출시 5개월 11일, 참이슬 6개월), 물 경쟁(처음처럼 인공 알칼리수, 참이슬 천연 알칼리수), 점유율 경쟁 등 한치의 양보도 없는 접전을 벌여왔다.
이 결과, 두산의 처음처럼은 지난 7월 수도권에서 15.6%, 전국 평균 10.1%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55%에 육박하던 진로의 점유율을 50%까지 끌어내렸다. 이에 위기를 느낀 진로는 8월 들어 알코올 도수 20도인 ‘처음처럼’에 맞서기 위해 알코올 도수 19.8도인 ‘참이슬 후레쉬’를 출시했다.
김미령 기자 kim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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