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표-대상, 파스타소스 ‘베끼기 공방’ 점입가경
샘표-대상, 파스타소스 ‘베끼기 공방’ 점입가경
  • 김상우 기자
  • 승인 2015.08.17 1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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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싸움 넘어 법정싸움까지 검토… 업계 “미투 브랜드 논쟁은 무의미”
▲ 지난 9일 샘표는 자사 폰타나의 브랜드 콘셉트와 파스타소스 제품 콘셉트를 대상이 무단으로 도용했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샘표와 대상의 파스타 제품 콘셉트와 관련 제품. 사진=샘표・대상 제공

약 600억 원의 국내 파스타시장을 두고 샘표와 대상의 신경전이 점입가경이다. 

샘표는 지난 9일 자사의 ‘폰타나’ 제품 프로모션을 대상이 도용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상은 샘표가 노이즈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며 법적소송까지 불사하겠다고 강하게 나섰다. 

샘표 “상도덕 모르나”

샘표는 보도자료를 통해 “폰타나는 최근 청정원의 제품 콘셉트 도용에 대한 심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폰타나의 브랜드 콘셉트와 파스타소스 제품 콘셉트를 무단으로 도용한 것에 대한 사과와 이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샘표에 따르면 폰타나는 ‘맛으로 떠나는 여행’이란 브랜드 콘셉트를 전 제품에 적용해 세계 각 지역 본고장의 맛을 재현한 제품들을 출시하고 있다. 

또한 2013년 11월에는 ‘맛으로 떠나는 이탈리아 여행’ 콘셉트를 적용하고 이탈리아 각 지역별 정통 레시피를 기반으로 한 파스타소스를 출시했다. 

이어 지난해 3월과 7월에는 ‘맛으로 떠나는 여행, 폰타나’ 타이틀을 단 폰타나 공식 페이스북과 블로그를 각각 오픈해 운영하고 있다. 

샘표 측은 “청정원은 파스타소스를 리뉴얼 출시하면서 폰타나의 제품 콘셉트와 패키지의 도용은 물론 매장행사의 상품판매대 배너광고(POSM)에도 설명 문구를 인용했다”며 “시장에서 자리를 잡아가는 브랜드의 콘셉트를 도용하는 건 도의적으로 문제가 있고 평등한 경쟁과 소비자의 선택을 가로막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점유율 약 2%에 불과한 폰타나 파스타소스의 콘셉트를 점유율 1위인 청정원에서 사용한다면 소비자 인식상 폰타나는 미투 제품으로 기억될 소지가 있어 이를 막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샘표는 대상 청정원 파스타소스 담당자에게 공식적인 사과와 재발 방지를 촉구하는 공문을 발송한 상태다.  

대상 “적반하장도 유분수”

대상은 샘표의 이러한 문제제기에 노이즈마케팅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특히 샘표가 7일(금요일)에 보냈다는 공문이 확인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휴일인 9일(일요일)에 보도자료를 기습 배포한 의도가 고의적이며, 10일 입장 자료를 샘표에게 전달했지만 어떠한 답변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한 제품 메인 테마는 ‘The World's Table Sauce’로 샘표의 주장과 전혀 다르다고 해명했다. 

대상 관계자는 “상표 등록조차 돼있지 않는 일반적인 상용구를 브랜드 도용이라 주장하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당사 제품은 병이고 샘표는 파우치인데다 이름도 각각 달라 미투 제품으로 혼동할 여지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어 “당사는 국내 파스타소스 시장 37.3%의 점유율이며 샘표는 1.4%의 수준이기에 당사가 샘표 제품을 따라해 이슈를 만들 이유가 전혀 없다”며 “샘표 측이 주장하는 제품 콘셉트와 카피는 지난 2004년 대상이 레토르트 제품 브랜드인 ‘쿡조이’ 광고에 대대적으로 활용했던 기획이기에 샘표가 오히려 당사를 도용한 셈”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에 대해 샘표는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며 궁색하게 말을 바꿨다”며 “무단 도용 주장이 타당성을 가지려면 이 점에 대해 충분히 해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상은 이번 사건의 추이를 지켜본 후 적극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샘표가 충분한 검토 없이 이슈를 확산시킨 점에 대해 사과한다면 더 이상 문제 삼지 않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법적 싸움까지 불사하겠다는 각오다. 

미투 제품 논쟁, 사실상 무의미

식품업계의 미투 브랜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샘표와 대상은 이번 사건 외에도 과거 암묵적인 신경전을 벌인 적이 있다. 대상의 ‘마시는 홍초’가 음용 식초 시장을 훌륭히 개척한 후 샘표가 ‘백년동안’을 출시했으며, 천연 액상조미료 시장의 선두주자인 샘표 ‘연두’가 큰 인기를 끌자 대상이 ‘요리에 한수’를 출시했다. 

최근 농심이 선보인 짜장라면 ‘짜왕’이 돌풍을 일으키자 오뚜기와 팔도는 각각 ‘진짜장’과 ‘팔도 짜장면’을 내놨다. 지난해 해태제과의 ‘허니버터칩’이 장안의 화제를 모은 후 롯데제과, 오리온, 농심 등도 일제히 비슷한 제품을 내놓는 등 현재 유사 제품이 수십 종에 이른다. 

업계 관계자는 “성장침체가 지속되는 내수시장에서 신제품 히트는 매우 어려운 과제”라며 “미투 제품에 대한 법적인 해석도 분분하고 업계에서는 이미 이러한 관행을 어느 정도 묵인하는 상태라 미투 논쟁은  사실상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미투 제품이 나온다는 것은 경쟁력이 있다는 의미로 선두업체는 시장 확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현명하다”며 “이번 사건은 법정까지 가지 말고 서로가 원만히 해결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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