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업계 내수 시장 ‘빨간불’… 대안찾기 ‘분주’
유업계 내수 시장 ‘빨간불’… 대안찾기 ‘분주’
  • 김상우 기자
  • 승인 2015.10.12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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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 소비 침체에 실적 부진… 해외시장 개척, 선택 아닌 필수

사상 최악의 원유 재고량과 소비 부진 등으로 유업계가 고민에 빠졌다. 주요 업체들은 내수 시장에 기댈 수 없다고 보고 유제품의 수출 확대는 물론 미래 성장동력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실적 침체 장기화될까 

국내 최대 유가공업체인 서울우유는 올 상반기 8338억 원의 매출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8546억 원보다 2.4%가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333억 원보다 84.5% 추락한 52억 원을, 손익은 184억 원 순손실을 봤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원유가격연동제로 원유 생산량은 급증했지만 우유 소비가 뒷받침해주지 못해 재고량이 계속 불어나고 있다”며 “소비 부진에 각 업체마다 할인행사를 진행하는 등 출혈 경쟁이 지속된 것도 주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매일유업 역시 비슷한 고민이다. 매일유업은 올해 상반기 6141억 원의 매출로 지난해 동기 5884억 원보다 4.4%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7.1%가 꺾인 80억 원을 기록했다. 매일유업도 우유 판매 부진과 낮은 마진율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 

빙그레는 올 상반기 3977억 원의 매출로 지난해 동기 4155억 원보다 4.3% 떨어졌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28억 원으로 3.4% 낮아졌다. 그러나 바나나맛 우유, 투게더, 메로나 등의 메가브랜드들이 꾸준함을 더하면서 하락세가 크진 않았다. 
갑을 논란으로 추락을 거듭했던 남양유업은 흑자로 돌아섰다. 

남양유업은 올 상반기 5939억 원의 매출로 지난해 같은 기간 5650억 원보다 5.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7억 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189억 원의 어닝쇼크를 탈출한 모습이다. 다만 추락 폭이 워낙 컸던지라 기저 효과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구원투수 찾기 골몰

주요 4사는 내수 시장의 소비 침체가 장기화될 것을 우려해 새로운 먹을거리 찾기에 나서고 있다. 특히 유제품의 해외 수출에 적극적이다.  

지난달 비전선포식을 통해 오는 2020년까지 매출 3조2천억 원, 영업이익 2천억 원 청사진을 제시한 매일유업은 종합식품회사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매일유업은 현재 커피전문점 ‘폴바셋’의 비약적인 성장과 ‘바리스타’, ‘카페라떼’ 등의 컵커피 제품과 치즈 제품 등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중국의 대형 유통업체인 화련젬백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중국 사업 확대에 나섰다. 화련그룹은 백화점 86개, 마트 2400개를 보유하고 있어 매일유업의 제품 공급망 확보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한 올해 약 4천 개의 영유아용품 전문매장에 분유 제품을 공급하겠다는 전략이다. 

남양유업은 올해 중국 시장 500억 원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국내 유업체 중 가장 많은 중국 수출액이다. 올 상반기 중국 시장 분유 수출액은 170억 원으로 전년대비 90% 이상 증가했다. 남양유업은 현재 중국 현지 법인 설립을 적극 검토 중이며 중국에서 다각화된 유통 채널을 적극 활용해 판매 촉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빙그레는 지난달부터 할랄 인증과 검역을 거친 바나나맛 멸균 우유 14만4천t(약 3600만 원 어치)을 말레이시아로 수출했다. 국산 우유 최초로 할랄 인증을 받고 이슬람 국가에 수출하는 첫 사례다. 

특히 빙과류 제품인 메로나는 내수와 수출 비중이 3대 1이 될 정도로 수출에 호조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기준 국내 시장에서 판매한 메로나는 330억 원 수준이며 수출은 100억 원 가량이다. 메로나는 미국, 캐나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태국, 필리핀, 베트남, 말레이시아, 중국, 홍콩, 대만 등 20여 개 국에 수출하고 있다.

서울우유도 지난달 화련젬백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중국 수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에 15개의 대리점을 확보했고 현지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는 제품도 내놓을 계획이다. 또한 기능성 우유 브랜드인 ‘밀크랩(Milk Lab)’ 론칭, 수입에 대부분 의존하고 있는 고급치즈도 개발해 내수시장 경쟁력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한편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8월 중국 조제분유 수출액은 1048만 달러(한화 123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 전월 대비로는 83% 증가했다. 흰우유 수출도 크게 늘어 8월 중국 수출은 39만 달러(4억5천만 원)로 전년 동기 대비 약 30%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은 포화상태에 이른 우리나라 시장과 달리 장기적인 성장이 가능해 유제품 판매가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며 “더욱이 중국 소비자들은 국내 유제품을 프리미엄 제품으로 보고 있어 이를 잘 활용한다면 내수 시장의 어려움을 상당 부분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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