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값 논란 되풀이… 업계 “유통이 문제”
치킨값 논란 되풀이… 업계 “유통이 문제”
  • 이원배 기자
  • 승인 2015.10.12 11: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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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간식 치킨의 가격을 둘러싼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지난 8월 대한양계협회가 촉발시킨 논란에 소비자 단체까지 가세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이달 초 일부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의 영업이익률이 지나치게 높아 폭리를 취하는 것 아니냐며 가격 인하를 압박하고 나섰다.

“통상 수준 이익률 넘어”

물가감시센터는 산지 닭고기 가격의 하락에도 치킨 가격은 지속적으로 인상되고 있다며 본사가 생닭가격 하락분을 흡수하고 과도한 마진을 취하고 있는 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센터가 근거 중의 하나로 내세우는 자료는 가맹본부의 영업이익률이다.

치킨 프랜차이즈의 수익성을 분석한 결과 8개 업체 중 6곳의 영업이익률이 5% 이상으로 대부분의 회사가 수익을 크게 거둬들였다는 입장이다. 이익률 5%는 일반적으로 상당히 높은 수치라는 것이다.

센터 관계자는 “제조업의 영업이익률(4.5%)이나 프랜차이즈 피자의 이윤과 비교해 보더라도 마진이 크게 남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업체의 높은 이익 증가는 소비 증가와 닭고기 가격 하락에 따른 것이란 주장이다.

A업체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 납품 원가에 50%의 이윤을 붙여 판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센터 관계자는 “본사의 높은 마진율은 비싼 치킨 가격을 지불하는 소비자뿐만 아니라 인건비, 임대료 등 재료비 이외에 지출이 많은 가맹점에도 부담으로 여겨질 것”이라며 “식재 유통 마진 50%가 과연 적정한 것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센터 관계자는 “본사가 높은 이윤을 독점하는 대신 가맹점에 납품하는 닭가격과 치킨값을 인하한다면 가맹점과 소비자의 부담이 완화될 것”이라고 요구했다.

업계 “유통 구조가 문제”

이에 대해 치킨 업계는 유통구조 등 다양한 문제를 살피지 못한 단편적인 주장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레드오션의 시장에서 고군분투해 이익을 올리는 상황에서 ‘폭리를 취하는 집단’으로 매도 당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A업체 관계자는 “높은 이익률은 경영을 그 만큼 잘 했다는 뜻 아니겠냐”며 “타 업체에 비해 절대 질이 떨어지지 않는 식재를 공급하며 상생경영을 해 왔는데 상당히 억울한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미지 하락 우려도 있고 정확한 정보 제공을 할 필요도 있어 내부적으로 입장을 정리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는 대형 업체 중심의 유통 구조가 문제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 치킨 업체 관계자는 “닭가격 하락에도 치킨값은 오른다는 말은 현실을 전혀 모르는 소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관계자는 “예로 도계 업체는 1천 원 정도에 매입해도 4500원 정도에 공급하고 있다”며 “하림이 계육 시장의 40% 정도를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제대로 문제를 지적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언론 무책임”

하림과 체리부로 등이 주도하는 ‘수직계열화’ 문제는 오래전부터 논란이 됐었다. 계란부터 병아리 판매, 사료·의약품 공급, 도계 등 닭 사육과 관련된 모든 과정을 소화할 수 있는 업체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주도권을 행사하기 때문이다.

농가는 업체에 종속돼 ‘하청 농가’로 전락했고 닭고기 가격은 균형을 잃고 요동을 치기도 했다. 지난 여름엔 계열화 업체의 과잉 생산으로 현지 닭가격이 800원 대까지 폭락하기도 했다.

여기에 업계의 사정과 맥락을 제대로 살피지 않고 받아쓰기식으로 선정적인 보도를 일삼는 언론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실을 잘 모르면서도 닭가격 1천 원인데 치킨값은 2만 원 육박 이런 식으로 보도하는 언론이 많다”며 “이는 언론의 책임을 소홀히 한 대단히 부적절한 보도 행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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